천직을 만났다.
어릴 땐 지지리도 청소와 정리를 못하고 살았었다.
아이를 낳고나서부터 이상한 결벽증 같은 게 생기더니, 온갖 유난을 떨면서부터 청소, 살림, 주방일들을 하면 속이 뻥 뚫리고 살다가 만나는 인생에 난제에 부딪힐 때면 청소만 한 게 없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묵은 때들을 제거하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게 업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파출부를 할까, 정리를 할까 고민하다가 입주청소를 선택하게 된 건 아마도 나와 더 맞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다. 일을 할수록 천직인 것 같다.
마음이 시끄러울 때 일이나 나가자 하고 청소를 하고 돌아오면 A/S도 없고, 발생한다고 해도 청소가 주는 성취감은 상당하다. 몸이 힘들긴 하지만 덕분에 꾸준한 체력관리를 할 시간을 갖게 되었고, 아프다고 누워서 쉬기만 하면 좀이 쑤셔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니 잡생각도 사라진다. 이전엔 시간을 내서 산책을 갔더라면 지금은 자동으로 몸이 먼저 움직여진다.
살면서 다이어트를 성공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자동으로 다이어트까지 되니 이 또한 천직이 어디 있겠는가. 디자인 직종에서 몸담고 있던 시간이 아깝거나 후회가 되지 않을 만큼 이 직업이 좋아지고 있다.
잡생각으로 일주일간 몸져누워있던 것도 청소일을 하다 보니 빠른 시간 안에 전환을 할 수 있었다. 나에게 참으로 효자 같은 녀석이다.
좋다. 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