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신하고 담백한 생태살과 시원한 국물이 좋다
서민들이 즐겨 먹는 명태라는 이름의 유래는 다양하고 재미있습니다. 농민들이 영양부족으로 멀쩡한 눈이 보이지 않을 때 명태 간을 먹고 눈이 밝아졌다고 해서 명(明) 자가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함경도 지방에서 명태 간에서 기름을 짜 등기름을 삼았기에, 밤을 밝게 해주는 고기라 해서 명태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또 조선시대 함경도 관찰사가 명천군 초도순시를 하던 중 생선을 맛있게 대접받았는데, 이름을 묻자 이름이 없다고 하자 명천군의 '명明'자와 물고기를 잡아 온 어부의 성 '태太'자를 따 명태라고 이름 지었다고도 하네요. 이야기가 숨겨있는 친근한 명태입니다.
그런데 그 많던 명태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잡히지 않고 일본이나 러시아 등지에서 잡은 생태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큼지막한 생태는 우리의 발길을 멈추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상인은 일본산이라고 하더군요. 구입을 주저하니 방사능검사를 철저히 했다는 상인의 장담에 식욕을 참지 못하고 구매를 했습니다. 생태탕이 갑자기 먹고 싶어 졌거든요.
숟가락이 닫기만 해도 살살 부서져 내리는 겨울 별미 생태탕은 언제 먹어도 만족함이 차오릅니다. 나이가 드니 맵고 강한 맛보다 지나치지 않으면서도 진심이 느껴지는 담백한 음식이 당깁니다. 식재료 각각의 매력들이 잘 어우러지면서 완성된 생태탕은 늘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더라고요.
생태탕을 끓일 때는 생태 머리도 깨끗이 손질해서 함께 넣어주어야 국물이 시원합니다. 다시마와 대파로 육수를 낸 후에 생태를 넣고 준비한 채소들을 빠르게 끓여 내놓으면 완성됩니다.
*우리 집 생태탕 만드는 법
재료: 생태 1마리, 오만둥이 조금, 다시마, 대파, 무, 콩나물, 미나리, 청양고추, 고춧가루, 간 마늘
1. 대파 1대(절단한 것만 있어서 저는 그냥 다 넣었어요)와 다시마 두 어장 넣고 육수를 냅니다.
2. 육수가 끓으면 다시마와 대파는 건져내고 깨끗이 씻은 생태와 오만둥이를 넣어줍니다.
3. 펄펄 끓으면 국간장 1T 와 소금 1T를 넣습니다.
4. 중불로 바꾸고 나박하게 썬 무 한 줌과 콩나물, 청양고추, 간 마늘 1T를 넣은 뒤에 뚜껑을 닫고 10여분 끓여 줍니다.
5. 먹기 전에 간을 보고 싱거우면 멸치액젓을 추가하고 미나리를 넣고 한 소 뜸 끓인 후에 맛있게 먹습니다.(저는 마지막에 고춧가루 1T 넣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