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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샘 Mar 05. 2024

다시 시작을 앞두고

마지막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는데 벌써 다시 시작이라니!

그렇다. 아직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시간적으로는 충분하지만 내 기분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눈이 펑펑 오는 온천에서 더 즐기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눈을 좋아했던가? 싶을 정도로 나는 펑펑 눈을 찾아다녔다. 그냥 내리는 눈이 아닌 폭설! 나는 원래 비를 더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눈을 찾아 여행을 가고 또 그리워하고 있다는 게 참.


어쨌든 다시 학기가 시작되고 다시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교재가 다 달라져서 그걸 준비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일단은 연휴에 말하기 topik특강 수업을 들었다. 뭐 특별한 것은 없지만 다 알고 있지만 놓치고 있었던 노하우와 연습 방법을 다시 환기하고 다른 강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강의였다.


비용이 들더라도 이런 강의가 개설되면 꾸준히 들어보려고 한다. 여기는 지방이라 이런 북콘서트도 없고 수업을 하고 일상을 보내다 보면 재교육은 생각도 못한다. 그래서 나를 환기하는 차원에 주저 없이 문을 두드리는 편이다.


멀리 해외에서 참여하는 강사들의 열정에 비하면 나는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새로운 시험에 대한 내용을 듣고  있으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기고 앞으로의 수업에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도 생겨서 너무 좋다. 수업을 들으면서 수업 듣기를 잘했다 이러면서 나를 토닥거렸다.


이 한국어 강사는 재교육이나 커뮤니티를 하기 쉽지 않다. 다들 자신들의 노하우를 꺼내 보이는 것을 주저하고 공유하는 것도 잘하지 않는 편이다. 가끔 한 학교마다 동아리처럼 교수법에 대한 것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한국어 교육은 콘텐츠만 살아남을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한데 그거 역시 기본적인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에 공부도 하면서 콘텐츠도 만드는 연습을 계속해야 된다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일 년 만에 다시 카페에 나와 이렇게 앉아 있는 나를 보자니 와~ 자유다 뭐 이런 생각도 들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도 다짐했다.


지금은 새로운 교재의 교수 순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교재 순서가 아닌 학습자가 이해하기 쉬운 순서로의 배열 그날 수업 진도 안에서 재배치해서 진행하는 것에 대해 고민 중이다. 수업은 늘 빡빡하고 시간이 부족하다. 요리조리 머리를 싸매고 있는 중이다.


각 학교마다 교안의 구성도 달라서 헷갈리기도 하고 빠뜨릴까 봐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업일을 몰아 연달아하는 것이 좋다. 놓치는 것은 다음 날 처리해도 되니 한 학교를 월, 화 또 다른 곳은 수, 목, 금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


보통 월요일과 금요일이 가장 업무가 많아 강사들이 기피하는 요일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실제 해보니 월요일은 시작이라 할 게 많고 금요일은 마지막 날이라 할 게 많았다. 그리고 금요일의 경우 담임인 경우가 많다. 신입이면 잘 주지 않는 담임이지만 반 개설이 많은 경우에는 주기도 한다.


보통 그런 날의 일이라는 게 행정적인 일 특히, 출결이나 조사 등으로 바로 보고할 일들이라 놓치면 안 된다. 그게 스트레스라면 스트레스이다 놓칠까 봐서 뭐 잘만 하면 되겠지만 두 학교를 다니는 대부분의 강사들이 잘 챙기는 게 쉽지는 않다.


그중에서 출결이나 결석 보고의 경우가 많이 다른데 그래서 이쪽저쪽 헷갈려서 그게 문제가 된다. 나 역시 몇 번의 경험이 있다. 지각이 5분 이후이냐 9분 이후이냐 아니면 1분 이후이냐 등등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결석의 경우도 행정실 보고 기준이 조금 다르다.


이렇게 헷갈리는 데 왜? 다들 두 학교 이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해보니 나 역시 한 학교가 나를 보호해주지 않으니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하는 것이다. 나도 그 이유가 있지만 한 학교에서 고인 물이 되기 싫어서이다. 항상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이용할 줄 알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여러 학교의 경력이 있다. 짧게 근무하고 오랫동안 근무하고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고 여기는 어떤 점이 좋고 여기는 또 어떤 점이 좋은 그래서 각 좋은 시스템을 배우고 다른 학교에서 일처리 할 때 응용하는 편이다.


이게 아주 좋다. 일머리가 생긴다고 할까? 그래서 내가 조금씩 발전하는 게 좋다. 하지만 한 학교만 다니면서 나의 존재감과 그리고 노하우를 쌓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 각자의 선택이니 각자가 원하는 스타일로 하면 될 것 같다.


내가 한국어강사 처음할 때는 참고할 글이나 정보가 너무 없었다. 그만큼 교육계는 폐쇄적인 곳이고 그것을 알려줄 의무가 없었기에 하지만 내가 지나 보니 만약 이러한 것들을 내가 그때 알았더라면 조금은 준비를 하면서 계획을 했을 것 같다. 그래서 조금씩 정보를 공유하려고 한다.


다시 행정 서류를 만지고 있자니 새삼 실감이 난다. 앞으로 펼쳐질 봄 학기가 또 어떤 일들이 생길지 기대 반 설렘 반 그리고 걱정 조금 다 잘 지내고 이번 연도를 잘 마무리할 생각이다. 올해 목표는 나의 재교육이다. 강의와 라이브 클래쓰를 가리지 않고 참석하기!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란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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