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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장 Apr 25. 2024

너의 꿈을 응원해

꿈을 꾸며 성장하는 아들의 모습 

아들아이가 어릴 적 아들과 미래의 꿈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나누었다. 대여섯 살 쯤에는 자기가 즐겨보던 배트맨이나 로봇, 나비가 되고 싶다던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 되자 대통령에 경찰관에 선생님에 수시로 꿈이 바뀐다.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을 무렵“엄마 저 꿈이 바뀌었어요”하고 말한다. 어디서 들었는지 동시 통역사가 되고 싶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들에게 막연히 꾸었던 엄마의 어릴 적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엄마가 어릴 적 말을 조금 일찍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외할아버지께서는 말 잘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변호사라고 꼭 여자 변호사가 되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때 엄마는 변호사가 무슨 일을 하는 건지 변호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면서 막연히 “나는 여자 변호사가 될 거야” 하고 말했다. 그러다가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의 좌절로 현실에 맞는 꿈을 찾게 되었고, 엄마가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을 공부하게 되면서 어린이집 교사가 되어 지금은 어린이집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엄마는 기회가 되면 교육학 공부를 더 해 대학 강단에 서고 싶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말을 들은 아들은 엄마도 꿈이 있구나,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꼭 이루세요”. 하고 말해준다. 우리는 그때부터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함께 장기 목표를 세웠다. 동시 통역사는 영어를 잘해야 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하니 학원은 싫다는 아들의 의견에 따라 학습지 윤선생영어교실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그때 당시 연수구에는 공공 도서관이 없었다. 인천시청 안에 있는 중앙도서관이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하루 날을 잡아 남편과 아이 세 식구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인천시청 안에 있는 중앙도서관에 갔다. 도서 대출 카드를 각각 한 장씩 세 장을 만들었다. 그 대출 카드로 아들의 책 열다섯 권을 빌려주며, 이주에 한 번씩 바꾸어서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전철로 다니는 길을 자세히 알려주고 혼자서도 다닐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그 뒤로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친구와 꾸준히 도서관에 다니며 책을 빌려 보는 습관이 생겼고 덕분에 초등시절 내내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어느 날은 도서관에 간 아들아이가 오지 않아 걱정하고 있는데 책을 고르다 재미있는 책이 있어 도서관 바닥에 앉아 읽다 시간 가는 줄 몰랐노라, 한다. 다행히 책을 즐겁게 읽고 있구나 싶어 안심이었다. 그러던 아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축구를 좋아하게 되고 아들의 꿈은 또 바뀌었다. 좋아하는 운동도 하며 글을 쓸 수 있는 스포츠 기자가 되겠단다. 기자 역시 장기 목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어릴 적부터 즐겨 읽던 책을 지금처럼 꾸준히 읽고 운동도 열심히 하기로 했다. 축구경기장도 자주 찾으며 관람도 즐겼다. 


초, 중, 고 시절 꿈을 향해 책을 꾸준히 읽은 것이 대학 생활 중 학보사 기자와 편집장, 인천일보 시민기자, 인천유나이티드 축구팀 명예 기자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 대학에서 이런저런 다양한 활동을 해본 아들의 꿈은 현실에 맞는 꿈으로 다시 바뀌어 갔다. 우선은 자기 전공인 경영학을 살려 금융계열의 회사에서 일하며 경험도 쌓고 언젠가는 자기에게 많은 경험과 기회를 준 모교에서 후배를 가르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단다. 아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다행히 생각했던 금융계열의 회사에 취업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기 몫을 해내며 미래의 꿈인 대학 강단에 설 준비도 꾸준히 하고 있다.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가며 꿈을 하나하나 차분히 이루어 가는 아들의 모습이 멋지다.


아들아이가 취업해서 일정 수입이 생기니 옛날에 말했던 엄마의 꿈도 잊지 않고, “엄마 경제 사정 때문이면 제가 도와 드릴 테니 교육학 공부 더 하세요.” 하고 말한다. 그 말에 가슴이 찡하다. 어느새 잘 자라 엄마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아니야 너도 스스로 꿈을 잘 찾아가고 있듯이 엄마도 나름 꿈을 향해 잘 가고 있어. 이젠 엄마의 꿈도 바뀌었거든, 엄마는 어린이집 멋지게 마무리하고 엄마의 경험을 거울삼아 학부모들과 후임 원장님들에게 도움 될 만한 책을 한 권 내는 것이 꿈이야, ”응원해 주렴”하고 말하니, ”아 그 꿈도 멋지세요. 언제나 응원할게요” 하고 말하는 아들의 두 손을 꼭 잡고 “고맙다 아들아 항시 꿈을 꾸며 열심히 꿈을 향해 달리는 너의 꿈을 응원해!”하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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