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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장 Apr 29. 2024

기저귀야! 바이바이

배면 훈련 

                                                     

“우와! 우리 하율이 변기에 쉬했어요. 박수~~.”짝짝짝… 하율이는 어린이집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에 멋쩍게 씩~웃으며 화장실에서 나온다. 개인차는 조금 있지만 보통은 생후 24개월 전후로 배변 훈련을 시작한다. 첫째 아이라 서인지 뭐든지 조금 늦은 하율이는 24개월을 지나 28개월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변기에 소변을 성공한 것이다. 첫 성공을 계기로 배변 훈련의 적기를 찾기 위해 수시로 변기에 소변을 보도록 격려하며 변기에 소변을 성공하는 확률이 50 프로쯤 되면 그때부터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로 갈아입히며 본격적인 배변 훈련을 시작한다.


 자발적으로 변기에 소변을 보는 것은 괄약근 조절 능력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이대로 잘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시간에 맞춰 변기에 소변을 보도록 도왔으나 기분이 나쁘거나 졸리거나 할 때는 화장실 변기에 앉는 것조차 거부한다. 스스로 조절이 되는데도 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는 놀다 그냥 앉아서 기저귀에 하는 것이 편하고, 놀이 중 화장실 변기까지 가는 것도 귀찮은 것이다. 스스로 괄약근의 조절도 되고 인지도 되는데 늦어지면 약아져서 화장실에 가는 것을 더 거부하기도 한다. 하율이의 기저귀 벗기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하율이가 더 약아지기 전에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로 갈아입혀야 한다. 부모님과 상담 후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로 갈아입히며 본격적으로 배변 훈련을 시작했다.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로 갈아입히는 과정은 가정과 함께한다. 가정에서도 기저귀를 채우지 않고 팬티를 입히고 등·하원 시간에도 기저귀는 하지 말자 부모님과 약속한다.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와 바지에 줄줄 흐르는 소변을 서너 번은 봐야 본인도 선생님도 부모님도 정신 바짝 차리고 시간 맞춰 화장실에서 배변하도록 신경 써서 돕는다.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로 갈아입힐 때는 어린이집 친구들과 선생님 모두 모여 박수로 격려하며 기저귀는 “기저귀야! 빠이빠이”하며 스스로 휴지통에 버리도록 한다.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예쁜 팬티로 갈아입힌다. 하율이에게는 하율이가 좋아하는 핑크퐁 팬티로 갈아입혔다. 이제 기저귀를 안 했으니 소변을 그냥 보면 하율이가 좋아하는 핑크퐁 팬티가 젖는다는 이야기도 해준다. 소변을 보려면 화장실에서 옷을 벗고 해야 한다고 설명도 해주었다. 그리고는 새끼손가락을 걸어 꼭꼭 약속하고 모인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잘하라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때부터 선생님과 부모님 모두 긴장의 연속이다. 혹시 매트나 소파에 소변을 실수할까 봐 바짝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기저귀를 뺀 첫날 어찌 된 일인지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거부한다. 온갖 사탕발림으로 간신히 변기에 앉혀도 힘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변기에서 내려와 다시 바지를 입히기 무섭게 바지에 소변을 싸버린다. 맥이 쭉 빠진다. 힘 조절을 잘하던 하율이 인데… 다시 바지와 팬티를 벗기고 씻겨 보송보송 새 옷을 갈아입힌다. 한참을 잘 놀고 어느 정도 시간이 되어 다시 화장실에 가자고 손을 잡자 주춤하고 일어선다. 바짓가랑이 사이의 옷 색깔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아뿔싸! 시간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또 실수다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를 입힌 첫날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걱정이다. 기저귀를 하고 있을 때보다 더 자주 소변을 줄줄 싸고 다닌다. 적기를 제대로 찾지 못했나 하룻저녁을 고민했다. 일단 하루를 더 해 보자 마음먹었다.


다음날 기저귀를 하지 않은 오동통하고 귀여운 엉덩이로 등원했다. 부모님께 집에서의 상황을 물으니 집에서도 계속 실수의 연발이었고 성공을 한 번도 못 했다고 한다. 등원한 하율이를 무릎에 앉히고 다시 설명했다. 하율이가 좋아하는 핑크퐁 팬티 입었는데, 여기에 쉬를 하면 네가 좋아하는 팬티도 젖고 차가우니 화장실에 가서 하자 이야기하고 손가락을 단단히 걸며 또다시 약속했다. 한창 놀고 있는 하율이를 바라보며 “화장실 가서 쉬할까?” 하니 얼른 손을 잡고 순순히 따라온다. 변기에 앉히자마자 시원하게 소변을 본다. 어제랑은 사뭇 다르다. 변기의 물색이 노랗게 달라진 것을 보여주며 “쉬야 안녕”하며 물을 스스로 내리도록 하고, 어린이집 친구들과 선생님 모두 함성과 박수를 보낸다. 과도한 환호가 부끄러운 듯 엷은 미소로 하율이의 입꼬리는 쓱~ 올라간다. 둘째 날은 이렇게 온 어린이집의 관심과 격려 속에서 한 번의 실수 없이 화장실 변기에 소변을 보는 것에 성공했다. 성공의 경험과 격려와 칭찬받는 행복감을 알았고 팬티가 축축해지는 불쾌한 느낌도 안 것이다. 그 뒤로는 실수나 거부 없이 변기에 소변을 잘 본다. 


며칠째 실수 없이 잘하고 있으니 선생님들의 긴장이 약간 느슨해진 어느 날 하율이가 먼저 선생님의 손을 잡아끌며 화장실에 가자고 표현한다. 와! 많은 발전이다. 이젠 먼저 의사 표현까지 하는 정도면 배변 훈련의 성공이다. 배변 훈련하느라 수고했으니 기저귀 파티를 한다. 예쁜 케이크를 사서 촛불을 켜고 “기저귀야! 빠이빠이”란 문구와 “윤하율 수고했어.”라고 써놓고 파티를 한다. 선물로는 예쁜 팬티를 준비한다.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적기를 찾아 가정과 함께 힘을 합쳐 배변 훈련을 끝내고, 함께 성장하고 수고한 하율이에게 파티로 보답한다. 하율이의 발전하는 모습과 앞으로의 무한한 성장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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