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인 것이 가장 이기적인 것이다.
재구매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제 답이 나오실 것 같다.
바로 기존 고객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동안 이미 신규 유입에 전력을 다하느라 많은 자원과 시간이 소진되었고 또 기존의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따로 기존 고객들에게 할애할 여유가 없다. 아니 막상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다. 고객들에게 돈이라도 보내야 하는 것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막연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괜찮다.
지금이라도 다시 방향을 잡으면 된다.
브랜딩이라는 길은 한 번에 짠 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돈 넣고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것이 툭 하고 떨어지는 자판기 같은 것이 아니다. 명확하고 짙은 가치관으로 오랫동안 한 길을 걸으며 함께 동행하는 동료들, 친구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브랜딩이다. 그동안 매일의 성과를 확인하고 계산하고 적용했던, 숫자에 밝은 대표님들은 이 말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너무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이 무슨 효율 떨어지는 일인가 말이다. 그렇다. 브랜딩은 정확한 효율을 측정할 수 없다. 관계를 정확하게 측정하겠다 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많은 대표님들이 이 길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브랜드 운영의 우선순위에서 저 뒤로 밀어 놓거나, 순위에도 넣지 않는 것이다.
재구매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제품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 개발이 중요할까?
광고 효율을 확인하며 소재를 개선하고 더 많은 고객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할까?
더 뛰어난 디자인과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새롭고 독특한 공간에서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델과 촬영하는 것이 중요할까?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강화한다 하여 작은 기업인 우리 브랜드가 다른 경쟁사와 다른 강력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까?
연구 개발은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부분이다. 계속해서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더 효율 높은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면서 발전시키는 브랜드는 분명 어느 정도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쟁사를 이길 수 있는 정도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쉽지 않다. 적극적으로 투자를 받으며 사업을 키워가는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러한 기업이 얼마나 되겠는가? 1인 혹은 소수의 핵심 인력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브랜드를 일구어가는 기업이 훨씬 더 많다.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가진 자본과 인력으로는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차이로 얼마든지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기업들이 많다. 그러니 연구 개발도 우리만의 차별성을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는 어떨까?
다양한 채널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매월 나가는 광고비가 엄청나다. 이것저것 빼고, 광고비 제외하면 남는 것 별거 없다는 말이 그저 상술에 불가한 것이 아닌 현실인 것을 제품을 판매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각종 플랫폼에 광고비를 지출해야지만 더 많은 고객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알릴 수 있고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고객들의 플랫폼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노출되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마저도 쉽지 않다.
이전에는 고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매력적인 카피나 광고 소재를 기획해서 광고를 집행하면 나름의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효율을 측정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힘을 잃어가고 있다. 플랫폼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미 그러한 광고에 계속해서 노출되었던 고객들이 더 이상 이전과 같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내용이라 하더라도 고객들에게는 그저 판매를 위한 상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만큼 고객도 광고에 대한 이해와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진 것이다.
자, 이제 마지막 뛰어난 디자인과 이미지는 어떨까?
지금도 많은 브랜드들이 서로 경쟁하듯 더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엄청난 금액을 디자인, 촬영, 모델 섭외, 공간 대여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을 넘어 해외 장소까지 빌려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너무 잘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미적 감각을 자랑하는 브랜드들이 정말 많다. 잘하는 곳들이 많아지다 보니 전체적인 기준 자체도 올라가고 그것을 소비하는 고객들도 눈이 매우 높아졌다.
전체적인 기준이 상향됨에 따라 역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그 기준에 맞추지 못하거나 조금이라도 뒤쳐지는 느낌이 들면 더 많은 돈을 투자해서라도 그 수준을 맞추려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고객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 이 브랜드가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였는지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러한 현상을 브랜드 운영자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앞다투어 더 좋은 이미지와 디자인으로 밀고 들어오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렇게 브랜드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정작 투자되어야 할 고객과의 관계에는 투자할 여력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살펴본 전략 중에 빠진 것이 있다. 바로 고객과 서로 주고받는 양방향의 소통이다.
그동안 우리는 일방적인 방향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들과 소통한다 착각했었다. 최고의 것을 고객에게 전달하겠다는 훌륭한 마음과 기준을 가지고 있는 대표님들이 정말 많다. 숨겨진 보석 같은 분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제품에 진심을 다하고 애지 중지 하면서 고객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판매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멋진 고민과 과정을 고객들과 공유하고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수많은 경쟁자들 가운데 우리 브랜드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와 매력적인 요소가 준비되었다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고객들에게 공개하면서 모든 여정을 그들과 함께 걸어가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은 설득되고 신뢰하고 애착을 갖고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금 둔탁하고 어리숙한 모습이 보여도 좋다. 그 모든 과정을 함께 걸어가면서 브랜드를 사랑하게 된 고객들은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구매해 주기 시작한다. 신뢰의 영역을 넘어 관계의 영역으로 들어가면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서 브랜드와 인간적인 관계를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재구매율이 높아야 위기가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다.
재구매율이 높아야 다른 경쟁사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다.
재구매율이 높아야 더 좋은 기회를 얻어 비교적 인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재구매율이 높아야 더 제품을 발전시키고 전체적인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
재구매율이 높아야 광고비는 줄어들고 더 고객에게 투자를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그것은 바로 참여 문화이다.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이벤트를 기획하고 행사를 여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자주 연락도 하고 가끔 좋은 곳에 놀러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는 그런 모든 활동을 말한다.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멋진 대표님들을 보면 고객 참여 문화를 반드시 보유하고 있다. 고객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바로 이 문화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고객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문화를 만들어갈 때 몇 가지 좋은 팁을 드리자면,
1. 브랜드의 핵심 가치관과 일치하는 것이어야 한다.
2. 브랜드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느낄 수 있는 소속감이 있어야 한다.
3. 주기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을 혜택으로 느끼고 참여한다.
4. 단독적으로 만들고 공지하는 것이 아닌 고객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만들어가야 한다.
5.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는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