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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 Perich Aug 01. 2024

다이어트 중이지만 햄버거는 먹고 싶어


   8일간의 근무를 끝내고 어제 달콤한 오프였다. 오전 10시까지 늦잠을 자고, 대강 아점을 한 뒤 강아지들과 1시간의 산책을 했다. 그 후 오후 산책 때까지 샤워는커녕 세수도 하지 않고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뒹굴뒹굴했다. 신랑도 서머스쿨 과제 때문에 바쁜 주말을 보내고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이라 친형과 내내 온라인 게임을 하며 한가한 오후를 보냈다.
   오후 산책길, 우리 동네에서 멀지 않은 버거집을 지날 때였다. 맛있는 냄새에 갑자기 허기가 밀려들었다.
   "우리 마지막으로 버거를 먹은 게 언제였지?"
   내 질문에 곰곰이 생각을 하던 신랑이 대답했다.
   "하와이에서 먹은 게 마지막이었나?"
   그랬다. 새해에 하와이 여행을 가서 먹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우리 둘 다 규칙적인 운동에 건강식 위주로 먹다 보니 기름진 음식을 거의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먹지 않았던 것이다. (삼겹살은 제외ㅎㅎ)
   "그럼 7개월 동안 버거를 안 먹은 거네~ 와, 대단하다. 우리."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겐 일 년 내내 햄버거를 먹지 않는 것이 별것 아닌 일이지만 이곳에선 버거나 샌드위치가 거의 메인 디쉬이기 때문에 외식을 아예 끊는 것이 아닌 이상 오랫동안 안 먹기는 힘들다. 특히나 아시안 레스토랑이 극히 제한적인 이곳, 둘루스에선 말이다.

   신랑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저녁도 하기 싫은데 오랜만에 버거나 먹을까?"
   신랑과 웨이트 리프팅을 시작한 지 약 두 달.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했건만 근육이 붙는 건지 여전히 몸무게 변화가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망설였지만 유혹을 거부하기는 힘들었다.
   "그래! 그러자!"
   한국도 진짜 맛집은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작은 가게가 대부분이듯 미국의 버거집도 그렇다. 우리 동네 근처에 있는 버거집도 약 25년 전 문을 열어 여전히 그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데 양도 푸짐한 데다 맛도 좋아 둘루스에선 나름 유명한 곳이다. 
   레스토랑에 가서 먹을까 생각도 했지만 신랑도 나도 하루 종일 세수도 안 한 상태라 픽업을 해서 집에서 편하게 먹기로 했다.

   바삭한 베이컨에 육즙 가득한 패티, 아삭한 상추 잎과 토마토, 짭조름하게 구워진 양파와 버섯에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는 아보카도, 거기에 방금 갓 튀겨낸 프렌치프라이까지! 한마디로 환상적인 맛이었다. 잠시 다이어트는 잊고 오랜만에 고칼로리 음식을 마음껏 즐겼다.
   다이어트 중이지만 맛있게 잘 먹은 음식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 것이 나의 철칙. 어제 잘 먹었었으니 오늘부터 힘내서 다시 다이어트 시작하면 되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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