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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박사 마이오스 Sep 29. 2024

인도 점성학의 하우스


하우스는 인간의 탄생(개아)과 함께 시간과 공간의 세계에 자신의 물리적 존재를 신고하는 것이다. 

현실에서 인간은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라는 자연 원리 지배에 순응하며 살아야만 하는 숙명은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생물학적인 몸을 가진 인간의 생존은 물질의 법칙에 따라야 한다. 

이것은 영적 세계의 이야기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말한다. 

영적 세계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주관성을 가지고 있지만, 삶과 죽음이라는 현실의 물질세계는 생물학적인 육체를 소유한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다. 

인도 점성학은 정신과 물질이라는 인간의 존재를 물질이라는 측면에서 이원론적으로 설명하는 속성적 차원을 말한다. 

세속적인 물질세계에서 물질의 구성을 물질 자체인 4원소와 물질에 부여하는 일종의 에너지 형태인 3가지 성격이 더해져 현실 세계를 구성한다는 것이 인도 점성학의 원리다. 

이 물질들은 천구를 나누어 지배하는 7개 행성의 주재 신의 특성에 따라서 인간의 기질적인 성격이 개별적 특성을 가지게 되면 그것은 자신만의 유일한 개체적 존재인 개아를 탄생시킨다는 것이 인도 점성학의 원리다. 

점성학에서 천구는 인간이 항상 사용하는 시계와 같은 원리다. 

시간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정해진 공간의 지배를 받으며 사는 원리를 말한다. 

인간의 일생에서 삶이란 어느 시점에서 그 공간에서 일어난 물질세계의 사건들을 나열한 개인의 서사를 말한다. 

이 사건들 속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만들어낸 결과를 말하며, 이 결과들은 누구나 생노병사라는 당연한 우주의 순환적 원리에 따른다. 

인간의 삶도 이 우주적 질서에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순환적 원리의 일정한 패턴을 읽어내게 되면, 밤이 지나면 해가 떠오는 아침이 오듯이, 인간의 삶에서 발생하는 개인적인 사건의 패턴도 읽어내는 것이 점성학이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인간은 다른 생물체와는 다르게 주체적인 자유의지가 만들어낸 상대적인 결과의 변동 폭이 넓기 때문에 무생물이나 다른 동물들처럼 그 패턴이 복잡하다는 것뿐, 우주적 지배 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굳게 믿는 자유주의 신념자들은 점성학의 운명적 특성을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것에 관한 나의 대답은, 방목장에서 자유롭게 사육되는 가축들은 먹고 자고 맘대로 뛰어다닐 수 있는 조건에서 자유의지가 없다고 보는가 아니면 자유의지가 있다고 보는가의 생각처럼 쉬운 판단은 아니다. 

부처는 인간의 삶을 산 위에서 운명이라는 길을 따라 굴러 내려오는 빈 수레에 올라탄 사람을 비유해서 불교의 운명론을 설명했다. 

여기서 인간의 자유의지는 빈 수레 위에서 몸의 균형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수레가 굴러가는 방향에 약간의 변화는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근원적으로 수레를 자동차처럼 컨트롤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세속적인 삶은 운명이라는 큰 틀을 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이 태어날 때 주어지는 속성적 특성인, 기질과 성격이라는 천성 때문이라는 것이 베딕 철학에 기반한 인도 점성학의 원리다. 

인간은 누구나 정해진 시간을 사는 동안에는 천성의 지배를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에, 주관적 천성이 객관적 물질세계와 조우하여 만들어낸 사건들이 만들어낸 축척물을 까르마라 했다. 

그 축척물들이 만들어낸 결과는 어느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점성학적으로 유추가 가능하고 예측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우스의 구조적 원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한 개인의 탄생은 에테르(뿌르샤라는 영적 근원을 뜻하는 개념이 더 비슷하다)와 비슷한 개념인 우주의 원초적 질료(쁘라끄리띠)에 세 가지 속성(구나) 합해져서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인간)은 속성(구나)의 편중에 따라 기질적 특성을 부여한다. 점성학에서는 이것을 동적, 정적, 변동적 성격이라는 이름으로 구분한다. 

2.    고대로부터 알려진 물질의 4원소(불, 흙, 공기, 물)가 점성학의 12개 하우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3.    천구를 12개 하우스로 나누어 7개 행성을 각 하우스의 주재 신으로 배치하게 되면 그 하우스는 행성의 주재 신의 성격을 가진다. 

이렇게 3가지 형식이 각기 어우러져서 각 하우스의 특성을 지니게 된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이 상호작용을 일으키게 되면 하우스라는 시계 자판에 행성이라는 시곗바늘이 시간별로 각각 지시하는 시계처럼, 동시에 존재하는 시간은 없듯이 시간별 고유의 특성을 지니게 되고 이 특성이 개인에게 자신만의 기질적, 성격적 특성을 부여한다. 

다음으로 한 개인의 삶에서 주어진 공간적 상황도 시계의 숫자 자판처럼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 

점성학 개인 차트의 천궁도의 하우스는 시계 자판에 해당되는 공간적 상황 즉, 조건을 말하는 배경이다. 

이 시계 자판 위에 배치된 시곗바늘에 해당하는 행성의 배치는 어떠한 사건이 만들어질지를 결정한다. 이때 결과는 행성이 위치한 하우스를 중심으로 나머지 행성들의 상호 역학 관계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지금까지 설명한 특성들을 일괄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천구상 하우스 기본 배치도와 특징

양 자리 : 구역 0~30도 / 주재 신(행성) : 화성

자신에 대한 긍지와 남에 대한 사랑을 함께 지니고 있다. 용기 있으면서 야심도 있으며 기운이 넘친다. 대부분은 독립적인 기질이며 어떤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분출된다. ‘다이내믹’이 이들의 키워드로 개인적인 행복을 즐기고 생기발랄하다. 그러나 남을 지배하려는 경향과 과장하거나 편협한 시각, 인내심이 약하다. 또한 자신에 대한 통제력이 약하고 고집 세고 충동적인 면도 있다.

황소 자리 : 구역 30~60도 / 주재 신(행성) : 금성

용모가 뛰어나고 개성이 있다. 선견지명도 있으며 실리를 추구하는 사업적인 능력도 갖추고 있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에게 집착하는 등 이기적인 경향도 보이고 있다. 사치를 좋아하고 이성을 탐하며 충동적이고 거만한 면도 있는데 자신의 탐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안정감이 있지만 고집이 센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음악과 만트라를 좋아하고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된다.

쌍둥이 자리 : 구역 60~90도 / 주재 신(행성) : 수성

영적이고 매우 분석적이다. 이들은 지적이며 교육열이 높고 예술과 문학에도 관심이 많다. 다재다능하고 말을 잘하며 창의적이면서도 사업적인 통찰력까지 갖추고 있는데 한 번에 두서너 가지 일을 하느라 바쁘고 다방면에 호기심도 왕성하다. 성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불규칙한 성 습관은 약점이다. 융통성이 뛰어난 반면 엉성하다는 단점이 있다.

게 자리 : 구역 90~120도 / 주재 신(행성) : 달

얌전하고 융통성이 있으며 식별력이 뛰어나다. 신비함에 대한 흥미, 여행하려는 기질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탁월함을 기대할 만하다. 어학 능력이 뛰어나고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늘 감추는 천성으로 비밀을 가지고 있는 예민한 타입이다. 감정적이거나 염려하는 천성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호 능력이 있는 반면 질투심이 강하다.

사자 자리 : 구역 120~150도 / 주재 신(행성) : 태양

배짱이 두둑하고 용기가 있으나 과도하게 용감한 천성으로 인해 좋지 않은 상황들이 발생한다. 이들은 자석과 같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가이드의 능력도 갖추고 있어 존경받을 것이다. 이들은 극도의 사랑이나 철학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권위가 높은 대신 독선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처녀 자리 : 구역 150~180도 / 주재 신(행성) : 수성

매우 실용적인 사람들로 정숙하고 순수하며 세련됐다. 사교적이나 때에 따라서 수줍어하는 이들은 다른 라시에 비해 정의감이 가장 강하다. 학문과 교육에 능하여 학자가 많고 인생의 후반부는 평화로울 것이다. 손재주가 뛰어나고 오컬트와 고대 과학에도 흥미를 느낀다. 세밀한 반면 비판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천칭 자리 : 구역 180~210도 / 주재 신(행성) : 금성

균형감과 정의감을 대표하며 모든 문제의 양쪽 면을 고려하는 성격이다. 사고가 깊고 철학적인 한편 영적이어서 신에 대한 경외감이 있다. 천성이 초연하고 예의도 바른 이들은 지식을 얻는 데 흥미를 느끼며 언변도 뛰어나다. 하지만 강한 성적 충동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외교 능력이 뛰어나지만 우유부단하다는 단점이 있다.

전갈 자리 : 구역 210~240도 / 주재 신(행성) : 화성

기질적으로 고집이 세고 무뚝뚝하면서도 감정적이며 소유욕이 강하지만 매사에 노련한 면도 있다. 비밀스러운 천성으로 친구가 적고 성적 충동이 강해 연인 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기대하지 않았던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으나 이로 인해 친척들과 다툴 수도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활하는 이들은 그만큼 냉혹하다.

궁수 자리 : 구역 240~270도 / 주재 신(행성) : 목성

동정심이 많고 친근하며 남을 기분 좋게 만드는 기질을 지녔다. 사고력이 깊으며 지적 수준도 높은 한편 열정도 강하고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다. 무척 독립적인 천성으로 가족들과 의견 차이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대체로 사람들과 일을 잘한다. 분별력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도덕적인 단점도 있다.

염소 자리 : 구역 270~300도 / 주재 신(행성) : 토성

박학다식하고 열망이 강한 이들은 초년에는 초라하고 사는 동안 큰 어려움도 만나지만 결국 목표를 달성하고 나중에 크게 된다. 성격이 강하여 남들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남들을 의심하거나 믿지 않는 경향이 심해 적이 많으며, 가족 간에도 충돌이 잦다. 대체로 가족들로부터 방해를 받으므로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것이 좋고 마음의 평화에 악영향을 주는 나쁜 행위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특히 불법적인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 원칙적이지만 인색하다.

물병 자리 : 구역 300~330도 / 주재 신(행성) : 토성

위대한 성인들이나 사상가들이 이 라시에서 많이 태어났으며 대체로 이상주의자이다. 사고력이 깊고 철학적이며 오컬트에도 강하게 끌린다. 집안 문제에 직면하고 가족보다도 친구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중요한 행성이 이 라시에서 강하면, 위대한 지식과 지혜로 인류의 진보에 기여하는 이상적인 봉사자가 될 것이다. 반면 영적으로 부족하면 자신만 알고 인류의 진보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 것이다. 사상이 자유롭긴 하지만 비상식적일 수 있다.

물고기 자리 : 구역 330~360도 / 주재 신(행성) : 목성

매우 분석적인 데 비해 감성적이며 동정심과 아량이 넓어 가족이나 친구뿐 아니라 불쌍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도와주려고 하는 박애주의자다. 하지만 감정 기복이 심한 편으로 어떤 특정한 기간에는 은둔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 오컬트나 몸의 과학에도 관심이 많고 지적인 분야나 예술적인 분야에서 일한다면 성공할 것이다. 자애로운 한편 염려가 많다.

여기까지는 양자리를 기준으로 천구에 새겨진 공간적 표준 사항에 해당한다. 그런데 각 개인은 태어난 천구의 자리가 12분의 1의 확률로 모두 다르다. 그래서 태어난 천구의 자리를 기준으로 시계 방향으로 하우스를 1번부터 세어서 12번까지 가게 되면, 하우스 번호별 특성이 부여된다. 지금까지의 특성과 성질들을 이 하우스의 번호별 특성과 조합하면 자신의 개별 천성과 기질이 드디어 결정된다.

                                                하우스 번호별 특성

                                               출처 : 인도점정학1(황원철 저) 

지금까지 설명한 인도 점성학의 내용은 가장 보편적인 원칙을 말한 것이다. 

이것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서양 점성학적인 요소가 포함된 현대 인도 점성학의 일부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인도 점성학은 기원 전후에 도입된 고전 그리스 점성학이 고대인도 점성학과 융합해서 만들어낸 최종 결과물이다.

인도 점성학만이 가진 놀라운 정확도는 고대인도 점성학이 가진 자신만의 특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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