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는 감정은 살면서 누구나 느낄 것이다. 사실 ‘현대시대의 외로운 도시여자, 도시남자‘가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떠올려질 만큼 ‘외로움’은 일면 쿨하고 멋진 이미지와 연결되기도 한다. 또는 한없이 우울하고 덧없는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연결 지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외로우면 건강에 해롭다는 건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외로움과 실제 건강상태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흥미롭게도 많은 연구 결과가 그 상관관계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외로움은 흡연보다도 건강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동안 흡연이 얼마나 여러모로 건강에 해로운지는 잘 알려져 왔기에 나에게는 처음 접했을 때 직관적으로 와닿으면서도 충격을 주는 연구결과였다.
외로움은 높은 사망률과 연관이 있으며, 다양한 질환과 건강하지 못한 수면 습관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향후 나이 들어 인지저하 및 치매를 경험할 확률이 높고 그 속도 또한 외롭지 않은 사람들보다 빠르다고 한다. 외로움은 단순히 어떤 사람이 느끼는 감정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외로움에 대한 주관적 경험은 객관적 사실과 다를 수는 있다. 실제로 다른 사람이나 단체 등과 여러 활동이나 접촉을 통해 연결되어 있더라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반면, 느슨한 연결관계만 있더라도 외로움을 많이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여러 나라에서는 사람들의 외로움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외로움을 감소시키는 것을 정부의 정책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다. 특히 혼자 살거나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노인을 위한 정책이 개발되어 왔다.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가 이슈가 되어 온 한국에서도 생각해 볼 문제다.
따로 또 같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만큼 적절한 연결고리를 유지하면서 살 수 있을까. 인간관계는 괴로움이라지만 막상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외롭지 않으면서 지나친 간섭이라고 느끼지 않을 만한 인간관계 네트워크의 적정선은 어디까지일까. 그게 온라인 생활이 익숙한 우리에게도 가능할까. 정부에서 개입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이고 어떤 방식이 좋을까.
다 같이 고민하다 보면 답이 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