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슈(프랑스어: Quiche)는 달걀과 크림을 사용해 만든 프랑스 알자스, 로렌 지방의 향토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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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동기들 중에 제일 활발했던 미국인 친구 하나가 있었다. 이 글에서는 J라고 부르려고 한다. J는 나를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 많았던 우리 기수를 잘 뭉치게 해 준 친구였다. 이 친구가 한 번은 주말 동안 보스턴에 있는 부모님 댁에 머물 수 있게 우리들을 초대해 주었다.
미국 가족의 집에 초대받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알고 보니 그 집은 원래는 J의 조부모님 집이었고 J의 어머니도 어릴 때 이 집에서 자라셨다고 한다. J도 어릴 때부터 대학을 갈 때까지 이 집에서 지냈다고 하니 3대가 지냈던 집인 셈이다.
J의 어머니가 손수 요리를 해주셨다. 요리가 준비되는 동안 집을 둘러보고 J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여자친구분을 모두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나중에 식사도 다 함께 해서 따듯한 가족 식사에 함께 하는 기분이었다.
고기 종류와 샐러드, 빵 등 미국 가정식을 감사하게 맛보았다. J의 어머니는 촛불도 켜고 식탁 위 꽃병에 꽃 몇 송이도 새로 꽂아서 예쁘게 상을 차려 주셨다. 그런데 여러 메뉴 중 나를 사로잡은 빵이 하나 있었다. J의 어머니가 직접 만드셨다는 작은 파이 같은 빵이었다.
그때는 학기 시작한 지 별로 안 되었을 때라 미국에 도착한 지 몇 주 안 되었을 때다. 그래서 당연히 해야 할 일상임에도 미국 사람에게 영어로 말하기가 아직 극히 어색한 때였다. 그래도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용기를 내 친구 어머니께 말을 걸었다.
“이 빵은 이름이 뭐예요? 너무 맛있어요.”
J의 어머니는 다정한 표정으로 빵의 이름이 키슈라고 알려주셨다. 나는 이름도 모르는 처음 보는 빵이었는데 알고 보니 미국 사람들이 은근 많이 먹는 프랑스식 파이였다.
나중에 보니 키슈를 파는 가게도 꽤 많았다. 이름을 알고 나서 보니 메뉴판에 있는 키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키슈에 올라가는 재료도 가게마다 참 다양했다. 토마토나 시금치가 올라가기도 하고 고기류를 넣을 때도 있는 것 같다. 짭짤한 맛도 나면서 치즈와 파이, 재료들이 어우러져서 참 맛있었다.
친구네 집에서 맛본 후에는 마트에서도 냉동식품으로도 파는 키슈를 발견해 사 오기도 했다. 마트에서 사 온 키슈를 오븐에 구워 한 끼 식사로 하기에도 좋았다. 키슈도 한국 가게들에서 잘 안 보이는 메뉴 중 하나이다. 내 한 끼를 책임져 주던 키슈가 종종 그립다. 엄마의 손맛이 담긴 요리는 국적 불문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참고사이트
위키백과. 키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