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dela Mar 26. 2024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팟씨유와 팟타이

미국에 있는 동안 한국 음식을 자주 먹기는 어려웠다. 그 대신 아시아 음식점은 꽤 있었다. 그중에서도 동네에 베트남 음식점과 타이 음식점이 몇 개 있었다.


피자나 햄버거도 좋지만 가끔은 채소가 들어간 아시아 음식 특유의 음식이 먹고 싶었다. 집 근처에서 팟타이와 볶음밥이 맛있는 동네 가게를 찾아냈다. 처음에는 어두운 갈색의 간판이라 거리에 그 가게가 있는지도 몰랐다. 어느 날 느릿느릿 산책을 하다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가게가 있어서 발견했다.


태국 아주머니가 하시는 가게였다. 조금은 서툰 영어를 쓰셨는데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는 분이었다. 가게에 종종 오는 주인아저씨와는 태국어로 이야기를 하셨다. 가격도 정말 저렴해서 10달러를 가져가서 저녁으로 먹을 따끈한 팟타이를 포장해오고는 했다.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쉽다!



아주 조금 더 걸어가야 하는 다운타운 쪽에는 조금 분위기 있는 타이 음식점도 있었다. 여기는 내부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조금 더 넓었다. 이 가게는 팟씨유를 처음으로 먹어본 곳이다. 팟타이와 비슷하게 간장 베이스로 볶은 국수이지만 면 너비가 훨씬 더 넓었다.



미국에서 혼자 사는 유학생이다 보니 점점 혼밥에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햇살 비치는 이 가게에서 혼밥을 하기 조금 부끄러웠지만 여기서 파는 팟씨유는 그런 것도 잊게 해주는 맛이었다. 따끈따끈하고 쫄깃한 면과 땅콩이 씹히는 고소한 맛. 거기에 닭고기와 브로콜리가 적절히 어우러져서 포만감도 주는 메뉴였다.


친구들과 같이 간 날은 조금 더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었다. 볶음밥과 팟타이에는 역시나 이 가게 특유의 닭고기와 고소하고 짭짤한 소스가 들어갔다. 그리고 밀크티도 시켜 보았는데 달달하고 시원해서 정말 맛있었다.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이상하게 늘 배가 고팠다. 조금은 불규칙하게 먹기도 했지만 외로움이 배고픔으로 나타난 것 같다. 한국 음식도 찾기 어렵고 피자도 느끼하게만 느껴지던 날이면 팟타이나 팟씨유를 포장하러 갔다. 후후 불어야 할 만큼 따끈한 팟타이를 먹다 보면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이전 07화 친구 어머니의 손맛, 키슈 (Quiche)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