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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Apr 02. 2024

미국 버거는 한국 버거와 다를까?

나에게 미국 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역시 햄버거였다. 옛날 대학 시절에 미국 대학과의 교류 프로그램을 다녀오면서 처음으로 미국 버거를 맛보았다. 그전에는 한국에서 맥도널드나 버거킹 햄버거 정도만 먹어봤었다.


캘리포니아 지역이라 인 앤 아웃 버거 (In-N-Out Burger)가 유명하다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갔었다. 하지만 내 입맛에는 충격적으로 짰다. 특히 소금맛이 가득한 프렌치프라이 맛을 잊을 수 없다. 그때는 한국에 수제버거집도 거의 없었고 그다지 유행이 아니었다. 그래서 버거나 프렌치프라이를 별로 안 먹어봐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혀가 얼얼할 정도로 짜다는 것이 미국 버거 세트의 첫인상이었다.


당시 친해진 미국 친구들이 칠리스 (Chili's) 버거가 인 앤 아웃버거보다 맛있고 인기라며 추천했다. 나에게는 칠리스 버거가 실제로 더 맛있었다. 인 앤 아웃버거보다 덜 짜면서 바삭한 번도 그렇고 속이 가득 들어 있어 알찬 느낌이었다. 그 당시 부실한 한국 버거가 많았기에 미국 버거가 확실히 푸짐하구나 느꼈던 기억이 난다.

칠리스 버거 세트!

10년도 더 넘어 미국을 다시 찾았을 때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예전과 지역이 달라서 그런지 동네에 생각보다 버거 가게가 많지 않았다.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마트 근처에만 맥도널드가 있었다. 그래서 맥도널드는 코로나 유행 이후 집에만 있던 시절에 한두 번 배달을 시켜본 것이 전부이다. 그마저도 한국처럼 빠르지 않아서 배달에 거의 50분은 넘게 기다려야만 했다.


오히려 한국에서 살던 동네에 버거 가게가 훨씬 많았다. 이 부분이 나에게는 신기했던 점이다. 한국에서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안에 맥도널드, 롯데리아를 비롯한 브랜드 버거 가게와 동네 수제버거가게가 여러 개 있었다. 처음에 한국 친구들이 미국에 갔으니 버거를 자주 먹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나로서는 접하기 힘들었다.


그러다가 내가 지내던 미국 동네에 쉑쉑 (Shake shack) 버거가 생겼다. 지금은 한국에도 여럿 생겼지만 그때는 한국에 강남점 1개만 있었다. 그나마도 입소문이 나서 줄이 너무 길어 가볼 엄두를 못 냈던 곳이었다.


처음에 매장에 가서 밀크셰이크와 버거를 먹었을 때는 호기심이 가득한 상태였다. 진한 우유 맛의 셰이크도 맛있었고 버거도 확실히 맛있었다. 예전 그 버거처럼 너무 짜다거나 하지도 않았고 종류도 다양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대부분 테이크아웃을 하고 나갔다. 바닥이나 식탁 등 매장이 청결하지 않고 의자도 딱딱해서 오래 앉아 있기는 편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이후에 잘 찾지는 않게 되었다.


그래도 사람 일은 알 수 없다고 쉑쉑 버거는 나중에 의외로 내 식사에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락다운 명령이 떨어지고 동네의 거의 모든 식당이 닫았을 때는 요리할 재료를 사 오기도 힘들고 식사가 꽤나 막막했다.


그 와중에 테이크아웃을 유지한 몇 안 되는 가게가 쉑쉑 버거였다. 한 번씩 버거와 밀크셰이크를 테이크아웃해 와서 갇혀 있는 듯한 우울함을 달랬던 기억이 난다. 나름대로는 눈물 젖은 빵을 먹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프렌치프라이의 바삭한 맛을 알아갔다. 버거보다 프렌치프라이에 빠져들게 된 것 같다.


최근 먹어본 수제버거

요즘 한국에는 수제버거 가게가 많다. 자주 가는 거리에도 인테리어도 멋있고 음식도 맛있는 수제버거 가게가 여럿 생기고 있다. 한국 수제버거도 이제 많이 다양해졌다. 내 기준에서는 미국 버거보다 아기자기하게 메뉴도 많고 맛있다. 하지만 양은 아무래도 미국이 더 많고 프렌치프라이는 미국 것이 조금 더 통통하고 바삭해 맛있다.


사실 한국과 미국 버거를 비교해 보려고 쓴 글이었지만 둘 다 장점이 있다는 결론이다. 지금으로서는 단순 비교가 어렵다. 나에게 버거 자체가 어릴 때의 재밌는 추억과 비교적 최근의 슬픈 기억이 모두 담긴 음식이 되어 버렸다. 요즘은 새로운 맛의 버거가 보이면 즐거운 마음으로 시도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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