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쓴 키슈 글에 등장했던 J의 초대로 보스턴 여행을 갔을 때 보스턴 야구장에도 놀러 갔었다. 한국에서도 야구장은 몇 번 안 가보았기에 기대가 많이 되었다. 과연 미국의 야구장은 어떨까.
앗 그런데 한국의 야구장보다 꽤 조용한 편이었다. 일단 한국처럼 치어리더가 있지는 않았다. 한국의 시끌시끌하고 치어리더의 춤과 노래가 함께 하는 분위기를 이야기해 주자 미국 친구들은 신기해했다.
그 대신 야구장에서 먹거리를 많이 팔았다. 이건 한국도 비슷하겠지만 종류가 달랐다. 보스턴이라 그런지 미국 야구장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들이 핫도그를 꼭 먹어야 한다고 했다. 정확히는 소시지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못 알아들었다.
아니 도대체 어떤 소시지를 말하는 건지! 캠핑 가서 구워 먹는 그런 큰 소시지인가?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처럼 소시지에 막대기를 꽂아서 파는 걸까? 줄줄이 이어져 있는 한국식 작은 소시지를 말하는 건 아닐 것 같고. 이런저런 상상만 했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서 그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스낵 종류를 팔러 경기장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상인들이 많았다.
알고 보니 미국 아이들이 말한 소시지는 내가 생각한 핫도그였다. 막대가 있는 핫도그 말고 미국식 핫도그. 그때 맛있게 먹느라 사진을 안 찍어 둔 것이 아쉽다. 딱 맞는 사진을 못 찾았지만 아래 사진과 같은 느낌이다. 이걸 소시지라고 부른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신나는 야구 경기만큼 소시지를 사 먹으며 친구들과 수다 떠는 시간도 재밌었다. 경기장에서 먹어서 그런가 출출해졌을 때라 그런가 이전에 먹어본 핫도그보다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다. 따뜻한 빵과 소시지, 그리고 머스터드소스와 케첩 소스의 조합.
원래 핫도그는 내가 그렇게 선호하는 메뉴는 아니었다.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별로 생각나지 않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추억이 쌓인 후 핫도그가 맛있어졌다. 나중에 뉴욕에 놀러 갔을 때도 길에서 파는 핫도그를 맛있게 사 먹고는 했다. 한국에서는 막대기를 꽂은 핫도그를 더 많이 파는 듯 하지만 종종 미국식 핫도그를 발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잘게 다진 피클이 올라가면 더 맛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요즘 한국 야구장에서는 어떤 음식을 파는지도 궁금하다. 거의 10년 전에 잠실 경기장에 가본 것이 한국 야구장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다. 한국에서 야구장 음식에 대한 새로운 추억을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