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dela Mar 19. 2024

친구 어머니의 손맛, 키슈 (Quiche)

키슈(프랑스어: Quiche)는 달걀과 크림을 사용해 만든 프랑스 알자스, 로렌 지방의 향토요리이다.
- 위키백과


미국 대학원 동기들 중에 제일 활발했던 미국인 친구 하나가 있었다. 이 글에서는 J라고 부르려고 한다. J는 나를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 많았던 우리 기수를 잘 뭉치게 해 준 친구였다. 이 친구가 한 번은 주말 동안 보스턴에 있는 부모님 댁에 머물 수 있게 우리들을 초대해 주었다.


미국 가족의 집에 초대받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알고 보니 그 집은 원래는 J의 조부모님 집이었고 J의 어머니도 어릴 때 이 집에서 자라셨다고 한다. J도 어릴 때부터 대학을 갈 때까지 이 집에서 지냈다고 하니 3대가 지냈던 집인 셈이다.


J의 어머니가 손수 요리를 해주셨다. 요리가 준비되는 동안 집을 둘러보고 J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여자친구분을 모두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나중에 식사도 다 함께 해서 따듯한 가족 식사에 함께 하는 기분이었다.

출처: Unsplash


고기 종류와 샐러드, 빵 등 미국 가정식을 감사하게 맛보았다. J의 어머니는 촛불도 켜고 식탁 위 꽃병에 꽃 몇 송이도 새로 꽂아서 예쁘게 상을 차려 주셨다. 그런데 여러 메뉴 중 나를 사로잡은 빵이 하나 있었다. J의 어머니가 직접 만드셨다는 작은 파이 같은 빵이었다.


출처: 위키백과

그때는 학기 시작한 지 별로 안 되었을 때라 미국에 도착한 지 몇 주 안 되었을 때다. 그래서 당연히 해야 할 일상임에도 미국 사람에게 영어로 말하기가 아직 극히 어색한 때였다. 그래도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용기를 내 친구 어머니께 말을 걸었다.


“이 빵은 이름이 뭐예요? 너무 맛있어요.”

출처: Unsplash


J의 어머니는 다정한 표정으로 빵의 이름이 키슈라고 알려주셨다. 나는 이름도 모르는 처음 보는 빵이었는데 알고 보니 미국 사람들이 은근 많이 먹는 프랑스식 파이였다.


출처: Unsplash

나중에 보니 키슈를 파는 가게도 꽤 많았다. 이름을 알고 나서 보니 메뉴판에 있는 키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키슈에 올라가는 재료도 가게마다 참 다양했다. 토마토나 시금치가 올라가기도 하고 고기류를 넣을 때도 있는 것 같다. 짭짤한 맛도 나면서 치즈와 파이, 재료들이 어우러져서 참 맛있었다.


친구네 집에서 맛본 후에는 마트에서도 냉동식품으로도 파는 키슈를 발견해 사 오기도 했다. 마트에서 사 온 키슈를 오븐에 구워 한 끼 식사로 하기에도 좋았다. 키슈도 한국 가게들에서 잘 안 보이는 메뉴 중 하나이다. 내 한 끼를 책임져 주던 키슈가 종종 그립다. 엄마의 손맛이 담긴 요리는 국적 불문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참고사이트

위키백과. 키슈

이전 06화 텍사스에서 맛본 인생 첫 반미 (Bánh m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