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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Mar 27. 2024

결혼, 왜 하냐고요?

모든 20-30대가 정말 결혼도 육아도 아예 하기 싫을까?


나도 결혼은 안 해도 좋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실 정말 내밀한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인정한 지금 와서 말하자면 결혼 자체가 싫다기보다, 거기에 달려온다고 여겨지는 구속과 속박의 이미지가 두렵고 싫었던 것 같다.


마치 개인으로서의 성장은 정체되거나 불가능해지고 특히 아이를 낳은 후에는 엄마로서의 생활만 있을 거라는 인식. 게다가 마음 맞는 남자친구였던 남편과도 마치 회색의 단조롭고 아이를 키우고 생활을 유지하는 의무감만 남은 사이로 버티며 로맨스도 즐거움도 없을 것 같이 이야기하는 그런 인식이 숨 막히게 싫었다.


반박하고 싶은 마음도 항상 내심 들었지만 내가 해보지 않은 일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어려웠다.


그렇지만 정말 그럴까, 다르게 살 수는 없을까 하는 약간의 반항심과 호기심, 앞날에 대한 고민이 섞여 어느 순간 용기를 내게 된 것 같다.


한편으로 지금 남편으로부터 나를 나 자체로 받아들여주고 믿어준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가능했던 일 같다. 결혼을 한 지금, 옛날에 걱정한 것처럼 나 자체가 송두리째 바뀌는 일은 없었다. 물론 옛날에 어디서 들은 것처럼 ‘남자친구가 놀러 왔는데 집에 안 가는’ 그런 느낌과는 다르다. 그래서 이런 게 가족이 생기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나는 ‘가족끼리 왜 그래’라든가 부부간의 애정을 부정하는 농담은 싫어한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줬던 말 중에 하나이다. 서로 애정이 없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면서도 이혼은 잘 택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하는 날 선 생각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저런 식의 농담을 한다면 부부 관계가 안 좋은 줄 알고 지인들이 눈치를 보며 ‘갑분싸’가 된다.


물론 연애 때와 항상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의 가족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모르던 남녀 둘이 만난 것이기에 관계가 잘 유지되려면 항상 서로 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맞다고 본다. 아직 아기가 없어서 그렇다는 말도 하지만 아이가 있어도 둘의 관계가 소홀해지지 않고 싶다. 서로에게 솔직하고 서로 원하는 앞길을 응원해 주고 지원해 주는 따뜻한 관계로 남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렇게 같이 늙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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