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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May 19. 2024

갑자기 소개를 받아보라니요

갑자기 닥쳐온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생일대의 큰 고민을 하게 되었다. 미국에 남을지, 한국으로 돌아갈지. 누구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하고 답은 내가 내야 했다.


아무리 큰 고민이라도 결국 결정은 내려야 하는 법. 고민 끝에 미국에서의 생활은 정리하기로 했다. 원래는 졸업하고 미국 내에서 짧게나마 여행도 가려고 했지만 다 취소했다. 아무래도 팬데믹 와중이다 보니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어려운 때라 여행은 더 어려웠다. 그렇게 졸업 후 얼마 되지 않아 조금은 급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평생 살았던 내 고향 한국이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떠났다가 돌아오니 미국과는 많은 점이 다르게 느껴졌다. 한국의 많은 부분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매일 한국에서의 일상에 조금씩 적응해 나가며 지냈다.


은행 업무를 본다거나 우체국에 간다거나 할 때가 특히 생소하게 느껴졌다. 한자로 된 용어라든지 절차들은 미국에서는 사용하거나 생각할 필요가 없었기에 더 기억에서 멀어졌던 것 같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친해져도 나이나 취업 여부, 연애 여부, 결혼 여부 등을 묻지 않기에 한국에서는 실시간으로 내 현재 상태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것이 늘 좋지만은 않았다.


어쨌든 한국에 머무르며 취업을 알아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부모님 집에 들어가서 지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외출은 많이 할 수 없었지만 소소하게 외식도 하고 뒷산이나 공원도 다녀왔다. 이 정도 외출도 미국에서는 다 막혀 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한국 생활이 자유롭고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계속 노는 것도 불안했다. 놀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가족들 보기에도 왠지 부담스러웠다.


사실 한국에 처음 오면서 생각한 것은 조금 재충전을 하며 다음을 준비하자는 것이었다. 다시 미국으로 떠날지 계속 한국에 있을지 생각할 시간도 필요했다. 그래도 놀면서 그런 시간을 가지기보다는 몇 개월이라도 일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결국 내 전공분야 연구원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일을 하다 보니 출장도 많았고 부모님 댁에서 다니기는 너무 멀었다. 결국 몇 달 만에 다시 독립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정신없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던 중 남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한국에도 왔는데 연애는 생각하고 있냐고 한 것 같다. 그리고 자기 친구의 회사 동료인 형이 있는데 사람이 참 괜찮다고 들었다며 소개를 받아보지 않겠냐고 했다.


웬일로 누나를 생각해 주다니. 그것도 연애를 챙겨주다니 기특하기도 했지만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라고 하니 좋은 사람이라는 게 믿어지긴 했지만 만약 잘 안 되면 민망하지 않을까.


또다시 고민이 생겼다. 이제 막 몇 개월 간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새로운 일에도 적응하고 있던 참이었다.


동생이 해주는 소개, 받아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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