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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Sep 11. 2024

교통사고 보험처리는 처음이라서

교통사고 보험 처리를 하는 과정은 처음이라 그런지 모든 게 미숙했다. 예전에 주위에서 대중교통이면 조합이 있으니 보험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들었기에 진행하면 될 일로 생각했다. 그런데 기사님과 해당 조합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보험 접수 자체를 거부했기에 보험 처리가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


교통사고가 나면 경찰 신고를 해야 하는 것도 처음 알았다.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상황을 물어보았고 경찰서에 직접 가야 하기도 했다. 난생처음 가보는 경찰서는 왠지 위축되는 마음이 들어 힘이 들었다. 아직 다리를 혼자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할 때인데 직접 와야 한다고 했기에 오가는 길 가족들에게 신세를 져야 해 미안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님이 cctv를 샅샅이 조사해 주셨다. 그리고 영상으로 백 프로 확인이 안 되는 측면은 있지만 내가 이야기한 사건 경위와 cctv 영상 내용이 일치한다고 이야기하셨다. 경찰관님이 이런 내용과 함께 사고가 났다는 것 자체는 명백하다고 하셨고 가해 측에 이야기했는데도 상황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한 시간이 흘렀다. 결국 사고 자체는 인정하는 상황으로 바뀌었지만 이제는 나의 과실이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들어 주장했다. 몇 개는 정말 터무니없었고 cctv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 후에는 내가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그쪽에서 잘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경찰관님을 통해 가해 측에서 국과수에 사건에 대해 마디모 프로그램을 의뢰하겠다 했다고 들었다. 마디모의 결과도 모호할 수 있기에 더 나아가면 소송이라는 방법만 남는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병원 치료를 받는 중에도 계속 처리가 지연되었다. 보험에 대해서 정말 잘 몰랐구나 싶었다. 소송은 너무 크게 느껴졌고 이런 정보를 미리 알아둘걸 싶어졌다.


인터넷도 찾아보고 유튜브를 찾아보니 정보가 많기는 했다. 일반적인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버스나 택시 조합은 다양한 경우를 겪어보긴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거의 다치지 않았어도 병원을 계속 가고 입원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교통사고 명목으로 쉽게 입원을 받아준다고도 한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다쳤는데 계속 믿어주지 않는 상황이 기가 막히고 억울했다. 나일론 환자들이 많아지면 일반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걸까.


한편으로 어디까지 진짜 환자이고 ‘가짜 환자’인 걸까 싶기도 했다. 겉으로 골절이나 심각한 부상이 없어서 경미한 사고라고 생각되더라도 사람 몸은 복잡하기에 진짜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서로 불신하는 사회에서 내 말을 증명하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도 했다. 점점 그냥 포기하고 싶어 졌지만 주위에서 보험 처리조차 못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이러던 중에 다행히 일하던 곳에서 산재 처리를 해주었다. 그냥 당연하게 여겼던 4대 보험의 존재가 이럴 때 빛을 발하는구나 싶었다.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은 이중 보상이 불가하다고 하는데 하나라도 인정받았으니 다행이었다.


출퇴근길에 난 교통사고는 산재 처리가 가능한 항목에 해당된다고 했다. 출근길에 해당 교통수단을 사고 난 후에 계속 타고 출근을 마쳤는지 여부도 기준 중 하나였다. 경황없이 출근을 하느라 병원부터 가지 않은 것을 자책한 시간도 있었는데 산재 기준을 만족하게 해 주다니.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 자꾸 나가는 병원비도 부담이었는데 산재 인정을 받고서 비용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 심사도 거치고 서류 작업도 있었지만 어렵지만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 담당자분과 몇 차례 통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궁금증도 해소되고 마음이 편해졌다.


그 후로는 산재보험이나 국가의 여러 복지 제도에 대해서 한층 더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사회안전망이라는 말처럼 복지 제도는 막막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이 되어주고 또 힘든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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