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관절 전문 병원을 찾은 때 통증이 심하기도 했고 검사도 해야 해서 며칠 입원을 하게 되었다. 직장도 휴직을 연장하게 되었다. 몸이 항상 튼튼한 편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런 상황들이 다 생소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휴직을 한 것도 처음이고 입원도 처음이었다.
입원을 하니 나보다 더 심하게 다치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 조금은 민망했다. 하지만 수액으로 맞는 진통제가 통증을 많이 가라앉혀 주어서 좋기도 했다. 조금 살 것 같다는 느낌. 물론 수액을 맞아도 통증이 다 가시지는 않았고 밤에는 더 아파져서 숨을 몰아쉬며 간호사 선생님을 호출하기도 했다. 그래도 좀 쉬는 느낌이었다.
입원 직전에는 집에서도 팔을 집고 한 발로 콩콩 다니느라 다친 반대쪽 발과 팔도 얼얼할 지경이었다. 요리를 하기도 힘들고 배달시킨 것을 현관에서 식탁까지 가져오기도 오래 걸렸다. 주방에서는 아끼던 접시와 컵도 몇 개 깨뜨려 먹느라 마음이 아팠다. 병원에서는 국과 반찬이 골고루 갖춰진 식사를 침대까지 가져다주시니 오래간만에 계속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재밌었던 점은 입원하신 분들끼리 친하게 지내던 모습이다. 나는 다들 아파서 병원에 온 상황이니까 예민할 수도 있고 정신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조용히 지내려고 했다. 낮에는 자꾸 잠이 와서 낮잠을 잤고 저녁에는 조용히 무음으로 하고 불빛도 최대한 낮춘 채로 핸드폰을 하거나 노트북으로 드라마를 보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옆의 침대에 있던 아주머니께서 먼저 말을 거셨다.
“다리가 다쳐서 불편하겠어요. 많이 아파 보여요..”
지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주머니는 다리가 아닌 팔과 허리 부위를 다치셨던 것 같다. 주로 각자 쉬면서 지내고 각자 처방된 검사를 하느라 항상 마주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종종 쉬는 시간이 겹치면 조금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아주머니께서 가져오신 간식을 나눠주시기도 했다.
검사를 하러 가거나 화장실을 갈 때 다른 병실을 지나갈 때도 입원한 분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환자 보호자와 다른 침대의 환자분. 아니면 간병인과 환자분. 서로서로 어떻게 병원에 오게 되었는지나 그냥 여러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나는 입원 생활이 길지는 않았지만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지루하기도 할 것 같아 걱정했었다. 누워서 지내야 하는데 무엇을 해야 할까. 사람들에게는 이런 내 상황을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까.
여러 가지 잡생각이 많았지만 생각보다 편하게 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입원해서 지내보니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