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되고 싶어요?'라는 질문 앞에서
어린 시절, 우리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뭐가 되고 싶어?"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했습니다.
그 시절 우리는 그 질문 앞에서 주저함 없이 대답했죠.
"화가요!"
"과학자요!"
"축구선수요!"
"소설가요!" 등등
어린 아이들의 대답은 다채롭고 개성이 뚜렸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셀 수 없이 많았었죠.
꿈은 크고 자유로웠으며, 그 크기만큼 가능성도 무한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대입이라는 모두의 목표 앞에서, 정해진 것들을 해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다보니,
그리고 대학에 와서도 점점 사회와 가까워지다보니
그 많던 꿈들은 점점 사라지거나, 먼 이야기처럼 희미해져가기 마련입니다.
특별했던 그 직업들은 '나의 것이 아닌 누군가'의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의 진로, 취업 상담을 할 때,
항상 묻곤 합니다.
"뭐가 되고 싶어요?"
혹시나 잊고 있던,
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소리에 못 이기거나, 혹은 타인의 시선 때문에
놓치고 있는 꿈이 있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반짝이는 눈빛으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대신
잠시 멈칫하거나 당황한 표정을 마주하곤 합니다.
그 반응은 대체로 3가지 유형으로 나타나곤 하죠.
"잘 모르겠어요.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딱히 없네요..."
"꿈이 있긴 했는데, 이젠 글렀고, 그냥 취업하려고요..."
자신도 뭐가 되고 싶은지, 뭐가 되면 좋을지...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고, 판단하고 결정할 경험이나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음에도
자꾸 "넌 졸업하면 뭐할거야?", "어디 취업하려고?"라는 질문이 날아옵니다.
쉽지 않은 대답이다보니 답답함을 느끼죠.
본인도 생각을 아무리하고 고민해봐도 쉽게 답을 내기 어려운데,
계속해서 들춰내고, 찌르니... 짜증이 납니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죠.
"생각할수록 슬퍼지네요..."
나름 진지하게 고민했고, 노력해봤지만,
현실은 냉정하고, 길이 쉽게 보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서, 어렴풋이 방향설정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봤지만...
막상 현실의 벽은 너무 높기만하고,
부모님의 기대나 주변의 시선 때문에 자신감을 잃기도 합니다.
단순히 게으르거나 준비하지 않은게 아닙니다.
오히려 해봤기 때문에 실패해봤고, 좌절했던거죠.
"..."
"음..."
아예 아무말도 하지 못하거나, 시선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경우죠.
생각하려해도 너무 막막하고 두렵거나,
아예 스스로 생각해볼 시간이나 기회를 갖지 못했던겁니다.
그런 불안감에
차라리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버립니다.
또는, 학교수업, 과제, 대외활동 등
주변에서 다른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따라가기 급급하다보니
정작 자신의 인생,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반응들을 마주할때면,
저 역시도 마음이 무거워지고,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뭐가 되고 싶어요?"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순 없죠.
왜냐하면
이 질문은
지금 그 학생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가장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이고,
또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 고민은 단순히 앞으로 뭐가 될까, 뭐해 먹고 살까...를 넘어서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좋아하는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묻는
인생의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그런 무거운 질문 앞에 당황하고, 답답하고, 먹먹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진로에 대한 답은 어느날 문득, '짠'하고 나타나지 않습니다.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사색,
꾸준한 시도와 도전, 그에 따른 작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조금씩 각자의 안에 자리 잡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리잡은 작은 불씨가
더 큰 불씨로 타오르고,
그 빛과 뜨거운 열정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꿈꾸고,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죠.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오늘도 공부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찾으며, 노력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진취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