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성 높인다고 저지른 일들 1. 겸직
"작가님! 이렇게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처음이시죠? 오늘 방송 데뷔하시는 거예요?" ㅎㅎㅎㅎ
"아.... 매번 원고만 쓰다가 직접 스튜디오에서 말하려니까,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_-;;;
"5분이면 끝나니까, 걱정 마시고, 그냥 목소리만 조금 크게 내주세요~
역시 원고가 너무 좋던대요?? 그동안 보던 대본 중 최고!" ㅎㅎㅎ
글만 쓰던 내가
방송에 출현한 건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종종 영상 속에서 전문가 인터뷰하는 옆모습이나
취재 현장에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뒷모습이 여러 번 나왔던 것도 사실-_-
(의도한 것도 , 썩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었지만)
방송에 필요한 장면이었기에 들어간 장면이나
의도한 것은 아니었었다.
그런데, 실제 대여받아 정돈된 의상을 입고,
메이크업도 받고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정말이지 더더욱 예상했던 나의 미래는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방송작가 박정은입니다.
먹는 것, 섭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섭식일기>라는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신문사 기자로
‘채식’을 선언하며 서서히 고기를 끊고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져왔는가를
일상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개인적 건강과 생명 존중에 대한 실천으로
채소를 바탕으로 한 식탁을 꾸미는
그녀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섭식일기 中 ‘모두의 배 속 사정이 제각각 다른데도..’> 최미랑
먹는 일은 마음이 시키는 일이기도 해서,
좋지 않은 일이 있거나 마음이 울적하면 먹을 것을 찾게 된다.
사는 게 심심할 때도 마찬가지다.
몰입 중인 재미난 일이 있을 때 대체로 끼니는 때우는 것으로 인식되는데,
그런 것이 없을 때는 혓바닥의 자극이라도 갈구하게 되는 것 같다.
정갈한 음식으로 끼니를 충족하는 것 이상을 바랄 때
번뇌가 생긴다.
특히 유행하는 음식들은 나 같은 사람에겐 좀 위험하다
대개 자극적인 것들인데 먹고 나면 배가 많이 아프기 때문이다
(중략)
배 속의 사정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 안다.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내 속을 챙기는 태도가 기반이 되어야
남의 속도 제대로 배려할 줄 알게 될 것 같다.
아마도 위장이 자주 불편한 분들은 이해가 되실 것 같아요,
저는 그런 편이 아닌데도
이 글을 읽다 보니 섭생의 중요함도 중요함이지만
내 입장에서 타인의 뱃속사정, 그러니까 그의 내면까지
지레짐작하고 강요함은 옳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먹고사는 시간 속에서
어떤 생각과 삶의 통찰을 느끼시는지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 원고 중 일부
내가 직접 읽을 원고를 쓰고 다듬고,
워딩 발음 연습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법무부 교정센터에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
일반인들은 볼 수 없는 방송이다,
이들의 작은 문화활동, 독서를 돕고자 기획된 영상이었다.
첫 스튜디오 녹화는 굉장히 긴장되고 떨리고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뿌듯하고, 보람, 성취감도 들었다.
아주 간혹 재소자들의 감동의 편지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때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동받았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프리랜서로만 10여 년을 일하다가 경력직 공무원으로 일하며,
나는 방송작가로 '재소자 강의 방송' 겸직을 하게 됐다.
우연히 한 선배의 강력한 추천이 한 몫했지만,
바쁜 와중에 겸직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경력직공무원으로서 전문성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사실 공무원에 합격할 수 있었던 데에는
결정적 타이밍과 운이 작용했는데........
첫째, 해당 공고의 우대사항이 '방송작가'출신이었으며, 여기에 내가 해당되었다는 것.
- 조직에서 대중적인 구어체, 영상 언어 사용자 요구.
둘째, 내가 맡을 직무는 '언론사 소통 역량'이 주요하게 필요했는데,
언론사에서 PD-기자 모두와 일해본 경험자.
셋째, 기관 내 교육 관련 업무도 소관사업이었는데,
EBS교육방송에서 일한 긴 - 경력이 있음.
여하튼 다른 일반 행정직공무원들과 다르게 경력직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유지하고 경력 관리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주로 사업담당자들에게 자료를 받아서 언론사에 제공할 자료를 작성하는 등
외부 홍보에 쓰일 최종 원고를 작성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글쓰기' 부분에 있어서
일반 직원들과는 차별성이 있어야 했다.
이러한 경력 관리를 위해 시간을 내서 꾸준히 실행했던 사항 중
손쉽게 할 수 있는 학습이란,
1. 내부에서 제공되는 언론홍보 분야 교육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수강하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
- 조직이 크다 보니 내부 오프라인으로 제공되는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상당했음.
언론홍보계의 인플루언서나 대기업 임원급의 실무담당자(특별채용)들이 직접 교육하는 경우가 많았음.
2. 관내 언론사 기자들 및 방송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
3. 마지막 3번째가 바로 겸직할동.
- 방송작가로서의 활동은 중단되고, 공공언어 글쓰기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전의 글쓰기 방식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콘텐츠 제작에 대한 노하우도 잊고 싶지 않았다.
이때 법무부 교정센터에서의 재소자 대상 강의는 사실 페이는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두 달에 한번 녹화를 3년여간 놓지 않았던 것은
이 시간이 나의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단 사실 때문이었다.
한국인 최초 밀라노 패션 유학생,
유명 의상 디자이너,
현재는 구독수 87만 명의 유튜버이자
전 세계 젊은이들의 롤모델,
유튜브에서는 '밀라논나'로 불리는
59년생 장명숙 씨가
인생 내공을 담아 "누구나 다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줍니다.
오늘 함께 읽어볼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제목부터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느낌인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나눠봅니다.
<럭셔리는 태도에서 나온다> 장명숙_밀라논나
사람들은 나를 보고 이른바 ‘럭셔리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럭셔리는 나와 거리가 멀다.
그런데 어느 날 럭셔리라는 단어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기사를 발견하였다.
프랑스 국적의 세계적인 조향사
장 클로드 엘레나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그는 럭셔리에 대한 정의를 달리했다.
”진정으로 럭셔리한 삶은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다.
럭셔리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다.
소중한 사람과 즐거운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
(중략)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단어가 있다. ‘조촐하다’
아담하고, 깨끗하고, 행동이 난잡하지 않고,
깔끔하고, 얌전하다는 뜻이겠다.
복잡하고 호화로운 삶이 아니라
단순하되 맵시 있는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이다.
"난 멋있어지겠다"는 일념으로 패션계에 입문해
한국인 최초로 밀라노에 패션 디자인 유학을 떠났다는
장명숙 씨는 현재 70대의 나이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요.
살아있는 한, 움직이는 한,
누구나 다 현역이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라 말합니다.
명품만을 좋아할 것 같지만,
시장옷도, 오래된 물건도 아끼고 사랑한다는 그녀.
아마 우리가 그녀의 모든 것을 명품으로 보는 이유는
그녀의 말 그대로 현재의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태도 때문일 겁니다.
이와 같은 원고를 쓰다 보면,
어느새 나의 삶의 태도 또한 개선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다음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