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패스를 그려보는 일
당장 내일도 모르겠는데 5년 후가 무슨 의미냐고요? -by 도푸지
5년 후 여러분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한 치 앞도 모르는데 5년 후를 어떻게 알겠어요!' 맞습니다. 여러가지 변수로 우리 앞날은 불투명하기에 5년 후를 그려보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지금의 제 모습을 5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고요. 그렇지만 5년 전 저는 5년 뒤의 모습을 그려보며 하루하루를 꽉 채웠었지요. 그리고 비록 그 방향이 달라졌을지라도, 그 나날들이 쌓여 지금의 제게 큰 무기와 자산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5년 후의 나를 그려보는 일은 그 모습과 달라진다 해도 그 자체로 의미있답니다!
Part 1. 5년 후 나의 모습
5년 후 내 모습 그려보기
CX 디자이너로서 5년 뒤의 나
5년 후 여러분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사실 5년 후 제 모습을 그려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시점에서 바라는 커리어 엔드 골 (End goal)은 막연하게나마 있기에, 거기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며 5년 후 제 모습을 그려보았답니다. 바뀔 여지가 매우 많지만요.
저는 커리어 마지막에는 구성원 경험(Employee eXperience)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구성원들이 회사에서 경험하는 면면들을 설계하고, 궁극적으로 더 재밌게 일하고 싶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멋지고 의미있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구성원 경험을 디자인 하는 것의 시작은 CX(Candidate eXperience), 즉 후보자 경험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부 지원자 혹은 후보자들이 영입 프로세스를 경험하는 것은 우리 구성원이 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5년 뒤 저는 후보자 경험 디자인에 강점을 갖고 있는 영입 담당자가 되어 있기를 바라봅니다.
CX 디자인이 무엇인지 잘 감이 오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채용 트렌드에 있어서 굉장히 핫한 키워드라고도 생각하는데요. 지원자의 채용 과정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들이 결국 한 회사의 브랜딩과도 연결되기에, 많은 채용 담당자들이 채용 경험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채용 과정은 단순히 서류 접수하고, 면접보고, 최종합격하는 과정으로만 설명되진 않습니다. 한 회사의 채용 홈페이지를 탐색하고, 나와 맞는 공고를 찾고, 이력서를 내고, 서류전형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고, 면접을 보러 오고, 면접을 보고... 사실 단계마다 지원자들이 느끼는 경험들은 정말 다양하거든요. IT회사지만 채용 홈페이지가 다소 올드하게 느껴진다면 어떨까요? 편리함을 주겠다는 슬로건을 가진 회사지만, 정작 채용 과정이 불편하게만 느껴진다면 어떨까요? 어떤 공고가 나와 맞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내가 원하는 정보들이 채용공고에 없거나, 면접 경험이 불쾌하게 느껴졌다면 그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영입 과정마다 후보자들이 마주하는 경험들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이 기업의 가치와도 얼라인(allign) 되도록 만들어내는 일도 채용 담당자로서 제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5년 뒤의 모습을 상상한다는 것은
CX 디자인의 영역들이 제가 더 관심을 갖고 있고, 잘 할 수 있을거라고 느껴지는 영역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문제를 포착해서 알리고,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봤던 PD 준비의 과정과, 유저와 고객을 분석하고 니즈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생각해봤던 마케팅 학회의 영향이 이 영역에 관심을 갖게 한 큰 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5년 전 PD 지망생으로, 마케팅이라는 플랜 B를 가졌던 제가 노력하고 경험했던 것들이 비록 종착점은 달라졌을지라도 결코 없어지지 않았던 셈이죠.
CX 디자인에 관심 갖고 강점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야겠다고 그려보니 자연스레 'CX 디자이너로서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엔 서비스 기획적인 역량,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며 해결할 수 있는 능력들이 많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서비스 기획자로서 맡은 프로덕트가 채용이고, 고객 혹은 유저는 잠재 지원자 혹은 지원자로 대응되니까요. 또한 UX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역량 중 하나인 문제 정의-분석 및 해결 역량도 필요로 하지요. 어떤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유저/고객)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지 분석하고, 이것을 해결해나감으로서 더 긍정적인 채용 경험을 제공해나가는 것이 제가 하고 싶고, 해나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역량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니 제게 부족한 것, 채워나가야 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저는 채용 담당자지만, UX 디자인 관련 글들도 많이 읽고, 그 툴들을 업무에도 녹여보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커리어 패스를 그려나가야 할지 감도 안 왔기 때문에 5년 뒤의 제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HR을 처음부터 희망한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인사 업무를 하고 있으니 더 막막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선택한 것에 후회 없고, 더 알차고 나만의 색깔 가득한 커리어패스를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욕심은 가득했기에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참고할만한 레퍼런스를 최대한 모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링크드인에서 다양한 인사 담당자들을 탐색한다거나, 원티드 인살롱 플랫폼의 글들을 참고하기도 하면서요.
링크드인에는 실무적인 Good pracitce들을 참고하기 좋습니다. 또 제가 영입의 어떤 부분에 관심있는지,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 탐색할 수 있지요. 또한 조직문화 담당자, 평가 담당자 등 다른 인사 영역의 사람들의 활동을 보며 그 지평을 넓혀갈 수도 있습니다.
원티드 인살롱 플랫폼에는 다양한 HR 담당자들의 커리어 관련 게시물들이 많이 아카이브 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인사 담당자들의 생각과 인사이트를 많이 얻어갈 수 있지요. 또 채용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 HRD 등 인사의 다양한 영역의 글들을 읽어보며 인사의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볼 수도 있고요. 가끔 글쓴이의 브런치 스토리나, 링크드인, 인스타 계정이 임베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서, 그 사람의 커리어 패스나 평소 생각을 참고할 수 있답니다.
이렇듯 온라인 공간은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의 레퍼런스와 커리어 롤 모델을 발견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들이 완전한 정답은 아니겠지만, 참고할만한 누군가가 어디든 있다는 건 막막함을 풀어낼 수 있는 좋은 열쇠가 되곤 하죠.
지금 당장 불투명한 미래를 그려보는 것은 너무도 어렵지만, 미래를 선명히 그려보는 건 분명 어디에든 도움이 되었고,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게 인사이트를 주고,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레퍼런스들을 계속해서 참고해보려 합니다.
-Editor_도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