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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해물 볶음밥

인생 2막 요리법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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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해물 볶음밥



저녁에 아내가 초밥을 가져와 먹었다. 남아서 냉장고에 넣어 놓았다.

아침에 냉장고에 넣어 놓았던 초밥을 꺼내 어떻게 먹을까 잠시 고민했다.

초밥을 프라이팬에 볶아서 볶음밥을 해 먹기로 하였다.



초밥 위에 해산물을 걷어내어 재료들을 잘게 썰고, 식은 밥은 프라이팬에 달걀 하나와 볶고,

마지막으로 썰어 놓은 해산물 재료를 투하

마무리로 참기름 조금 넣고 볶으니 훌륭한 해물 볶음밥이 되었다.

‘초밥 해물 볶음밥’ 아이디어에 행복한 마음으로 아침을 먹었다.



우리 인생에도 조금 굳은 초밥의 밥알처럼 ‘이걸 가지고 뭘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중년에 퇴직을 하거나 은퇴를 하여도 아직 건강하고 남은 시간은 길다.

그 시간이 되면 ‘지금까지 내가 가진 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혹은 출산 후 일을 쉬다가 다시 일을 하기 원하는 여성분들은 경력 단절에 대한 고민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 온 것, 이미 내 삶을 통해 가지고 있는 것은 절대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있고 이것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요리해야 나도 남도 행복한 요리가 탄생할까를 생각하며 통찰을 얻을 때이다.



초밥이나 해물 볶음밥이나 재료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느낌과 맛은 완전히 다르다.

이 시대는 우리에게 내가 가진 재료로 창의적인 맛의 음식을 만드는 도전을 요구한다.



우리 각자가 살아온 인생을 통해 배운 지식과 삶의 경험과 함께 삶과 마음을 나누는 관계의 틀이 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 있고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친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새로운 것도 결국 내 삶의 이전에 가진 지식과 경험이 전혀 의미 없는 것이 된 채 채워지지 않는다.

10대, 20대라면 인기직종이나 돈이 되는 직업을 위해 열심히 도전하는 것이 당연하고 기특해 보인다.

하지만 4,50대가 되어서 이전에 내 삶의 지식과 경험을 무시한 채 맹목적인 도전은 무모해 보인다.



‘초밥 해물 볶음밥’ 하나 가지고 너무 거창한 의미부여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내 인생에 내가 가진 것을 가지고 가장 모두에게 맛있는 맛을 선사할 요리사는 ‘나’ 자신이다.

초밥이 하루 지나 신선하지 않은 것 같다고 버릴 것이 아니라 해물 볶음밥으로 변신하듯,

지금까지 살면서 내 삶에 지식과 경험으로 가지게 된 것이 소중하게 재탄생되어야 할 때가 온다.



남은 초밥으로 해물 볶음밥을 해야 할 때에는 인생이 추구하는 것도 변해야 한다.

이제는 세상에서 경쟁에서 이겨 인정을 받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달려야 할 시간이 아니다.

그것을 목표로 하면 기회는 너무도 제한적이고 결국은 무기력한 자신에 대해 절망할 수도 있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 외에 지금까지 경험과 지식으로 누군가를 돕는 것을 통해 보람을 찾아야 한다.



구독자가 130만 명이 넘은 박막례 할머니의 경우도 성공과 돈을 위해 유튜브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손녀와 함께 여행을 다녀온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그 이후 그분의 삶의 경험이 녹아난 영상들은 재미만이 아니라 많은 젊은 사람에게도 용기와 도전할 마음을 주었다.

KFC의 창업자 커낼 샌더스는 66세에 1008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그의 마음에는 언제나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이라는 마음과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KFC를 창업하여 "보다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하고 싶다."라는 꿈을 이루어갔다.



100세 시대 인생 2막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현실이다.

우리가 성공한 경험뿐 아니라, 실패한 경험도 포기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도울 소중한 경험이다.

진심을 다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다 보면 그것이 인생에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내 삶의 지식과 경험이 다른 사람을 세우고 일으키는 가장 맛있는 요리로 변신할 시간이다.

‘초밥 해물 볶음밥’을 통해 나의 남은 인생 후반부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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