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글이 되다 II
글로벌 기업의 강자 Microsoft는 오랜 기간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구글, 아마존, 애플은 급격히 성장하여 글로벌레벨에서 굴지의 기업이 되었다. 기업 시총 순위에서 이들에게 밀리게 되면서 그간 최강의 자리를 놓지 않았던 MS로서는 체면이 많이 구겨진 상황이 되었다.
늦었지만 원인이 뭘까 찾아보니 MS 기업 문화의 경직성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1등 주의, 실패에 엄격, 사내 경쟁, 우리가 만들면 시장이 따라온다 등의 우월감 문화에 빠져 있었다. MS의 사내 경쟁을 비꼬는 대표적 스케치가 부서끼리 서로 총을 겨누는 모습이다.
3대 회장 사티아 나델라가 취임하면서 MS 문화는 급격하게 변화하게 된다. 매출, 성장을 묻지 않고 MS 직원들에게 성장 마인드와 영향력에 대해 주문을 하게 된다. 항상 나는 성장할 수 있다는 Mind를 갖고 있느냐 여부와 타인의 성공을 위해 나는 무엇을 기여했는가를 모든 것에 우선을 둔다. 언뜻 보면 혁신을 못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굳어가는 상황에서 새로 부임한 CEO가 강조할 내용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사티아가 부임한 이후에 MS는 급격히 성장하게 되고 시총 1위의 위치를 다시 찾게 된다.
우리는 사티아에 대해 조금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대학도, 대학원도 내노라는 곳을 졸업하지 못했고 그의 두 아이는 난치병을 앓고 있다. 이민자의 삶, 아이들의 병, MS라는 경쟁 문화 속에서 결코 경쟁력 없는 그의 배경. 하지만 그는 '내가 무엇을 하면 모두를 이롭게 할까? 에 대해 늘 고민했다.
개발실 멤버였던 그는 (첫째 아들의 병으로 인해) 그가 알게 된 뇌에 대한 모든 지식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부서원들에게 공유하고 얘기해주었다. 업무와 관련하여 새로운 지식과 정보도 정리하여 그는 부서원들과 공유하였다. 그의 이런 지식과 정보 공유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어느 순간에 부서원들은 그의 정리된 리포트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들도 그의 리포트를 통해 지식과 실력이 높아지고 있었고 시야도 넓고 깊어지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의 부서 실적은 타 부서 대비 월등히 좋아졌고 차별화되었다.
사티아는 지속적으로 조직원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글을 써서 공유했다. 경쟁을 의식하여 한 행동이 아닌데, 그의 지식과 정보 탐구, 부서와의 공유 마인드는 공동체 실력을 향상했고 실적도 자연스럽게 높게 나타났다. 이런 그의 지독한 탐구와 열린 마인드는 조직원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고, 그는 그가 속한 공동체를 이롭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데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승진을 하면서도 그의 행보는 계속되어 그의 영향력은 점점 커졌고, 개발실 전체로 확산되어 개발실이라는 공동체의 실력과 성장도 계속되었다. 곧 그는 개발실 책임자가 되었다.
그가 3대 회장이 되면서 시도한 노력들이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늘 그가 해오던 것이었고 그것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그의 위치와 함께 MS 전체로 빠르게 확산을 시킨 것이다. 내가 가진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여 공동체가 같이 성장하도록 하는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도록 모범을 보여왔고 그것을 경쟁, 실적 보다 더 소중한 가치라고 정의한 것이다. 공동체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성장마인드를 갖도록 독려하고, 남을 위해 내가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를 우선 생각하는 것을 문화로 정착을 시켰다.
성장마인드, 선한 영향력의 문화를 26만 글로벌 MS 직원들에게 6개월 만에 정착을 시켜, MS는 그의 부임 이후에 급속하게 성장, 혁신하게 되어 20$ 주가는 360$에 이르게 된다. 물론 기업문화 변화 외에 사업포트폴리오 변화와 유연한 사업 운영도 MS 급성장에 기여를 하였다.
나의 성장에만 포커싱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타인의 동반성장을 위해서, 내가 기여하는 것에 포커스를 두는 변화는 조직원 서로가 선한 영향을 미치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공동체 전체가 같이 성장하는 효과를 창출해 낸 것이다.
천국을 묘사하는 그림 중에, 긴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옆 사람 입에 넣어주는 모습이 있다. 긴 숟가락으로 자기만 먹으려다 한 톨도 먹지 못하는 지옥의 모습과 대비되는 그림이다. 이 천국의 모습이 상징하는 내용도 타인을 위한 배려, 타인을 위해 내가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 삶도 이러하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MS 26만 직원들처럼, 내가 공동체를 위해 선한 영향력을 미쳐 공동체가 같이 성장하도록 하는 마인드가 전 국민이 가진다면 나라는 어떻게 될까?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내가 공부하고 탐구하고 추구하여 지식과 정보를 쌓아야 한다. 이렇게 쌓인 내용을 정리, 공유하여 공동체가 같이 알고 실력이 높아질 때, 나의 영향력은 생기게 되는데 이 과정을 전 국민이 같이 실행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내가 나의 성공만을 위해 지식과 정보를 가두어 두고, 성과만 내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공을 위해 내가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내가 가진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마인드, 즉, MS가 강조하는 성장마인드를 가져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경쟁에 노출되어 있다. 곳곳에서 1등을 요구하고 1이라는 숫자를 요구한다. 1등, 1등급, 1류, 1번지, 1 타 등등… 이 단어들은 자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나의 성공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티아가 해왔던 것처럼,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 공동체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나는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기여하는 역할, 서로의 성공을 위해서 도와주는 역할을 할 때, 그 결과는 몇 천배 다를 것이고 그렇게 사는 삶이 천국에서 사는 모습과 비슷할 듯하다.
지담 작가_브런치 작가이자 교수_의 말을 인용하면, ‘선한 영향력은 가벼이 사용할 단어는 아니다. 선해야 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 공동체의 성공을 위하는 기여가 선한 것이고, 이를 통해 공동체가 성장할 때 영향이라는 결과가 만들어진다. 힘이 없어도 이렇게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영향력은 이미 힘을 가지게 된다. 그게 계속 이어지면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 성공에만 욕심내지 말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위해 기여할 때 더 큰 성공을 같이 얻게 되는 선한 영향력의 마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특히 젊은 세대가 선한 영향력의 지혜를 실천한다면 더 나은 모습의 사회로 진화해 갈 것이라 믿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