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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Aug 01. 2024

가진자, 속인자, 무너진 자..
이제는 변해야 할 때

도전자들 이야기 33

어제는 선한 영향력에 대한 글을 올렸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위해 내가 기여하는 문화를 통해 공동체 전체가 성장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얘기였다. 현실에서는 적용이 불가한 이상적인 내용이 아니라 실제로 이를 실천함으로써 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다시 우뚝 선 MS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보자는 얘기를 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MS 조직의 26만 명의 직원들이 동참하여 정착을 시킨 문화이기에, 실지로 어느 곳에서든 적용이 가능한 것이라 했다. 


실제 우리는 위대한 사람이 한 일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면서도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조금이라도 대입하려는 노력은 아끼는 듯하다. 거대기업의 CEO라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누구라도 자신으로부터 한걸음만 더 나아간다면 우리는 충분히 세상을 밝힐 빛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적용이 가능한 마인드라고 생각했고, 젊은 세대에서 반향이 일어난다면 우리 사회는 무척 즐겁고 행복한 곳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얘기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선향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바람이 제대로 전달되기도 전에, 한국사회의 고질병인 속임, 기만의 사건이 또 터졌고 매일 뉴스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루나 가상화폐 사건의 여파가 아물기도 전에 큐텐, 위메프, 티몬 사태가 터진 것이다. 1조 원대가 훨씬 넘는 고객 피해가 발생한 대형 사건이다. 


이 사회의 고질적인 부분은 속이려, 이기려, 넘어서려 하는 것이 만연한 것과, 속이고, 이기고, 넘어서는 것이 실력이라는 착각과 이렇게 하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망상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인드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비교하면 3류 수준인데, 외형적으로는 근사해 보이고 선진 수준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나 그 내면은 이러한 3류의 생각은 여전히 개도국 수준에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는 부분이다.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속임에 가까운 플랜을 짰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속임이 쉽게 먹히는 사회 시스템이라는 것도 문제이다. 매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함에도 쉽게 잊어버리고, 동일한 사건이 재발할 수 있는 허점을 열어 두어 유사사건이 재발하도록 내버려 두는 사회 시스템인 것이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이렇게 속이는 사람들은 여유로운 삶을 산다는 것이고, 속임을 당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되고 속인 이들에게서 되돌려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속인 이들은 이미 그 부를 숨겨 두어, 법적으로 처벌을 받아도 회수할 방법이 없고, 속임을 당한 소비자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면, 속인 이들을 대신하여 소비자들의 피해를 세금으로 봉합하는 수순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번 큐텐, 위메프, 티몬 사건도 한 회사만의 이슈가 아니다. 큐텐의 M&A에서 혜택을 본 회사들도 속임에 동참한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큐텐은 무자본으로_미국 나스닥에 상장 예정을 목표로 한 큐익스프레스 기업과의 지분 교환 방식으로_부실기업, 빈 껍데기 기업을 사들여 ‘폭탄 돌리기’를 한 것이다. 부실기업, 빈 껍데기 기업은 자신이 폭탄임을 알면서도 M&A에 동조하여 스스로 터질 폭탄을 떠 넘긴 것이다. 이 폭탄은 곧 터진다는 것도 알면서도 말이다. 


위메프, 티몬은 이들의 행적이 의심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시한폭탄을 넘겨버리면 된다는 생각이 우선이었고, M&A의 결과가 나중에 어떠한 일을 만들지 알면서도 나 몰라라 한 것이다. 나만 살자는 생각으로, 나도 살지만 이득을 보는 것이니, 그다음에 일어날 시한폭탄 폭발의 위험성은 덮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이들이 죄질이 나쁜, 양심을 팔아버린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


플랜부터 건전하지 못했으니 그 결과는 자명했고 결국에는 시한폭탄이 터지고 만 것이다. 속인 이들은 얘기한다. ‘운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우리의 플랜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었다’고.. 이들은 사회의 물의를 일으켰다는 반성보다는 자기들의 플랜이 완성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들은 안다. 어떻게 법을 이용하는지, 어떻게 돈을 빼돌리는지, 누가 나서서 사태를 수습을 할지를..      




지금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이러한 사건들은 제3 세계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선진국 대열에 늠름히 들어섰다고, 일인당 GDP가 세계 상위권에 있다고, G10의 멤버로 국제적 위상이 있다고 하는 국가인데 이렇게 유사한 대형 속임들이 반복되어 발생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 사회가 이러한 속임꾼들이 정기적으로 활개를 쳐도 되는 만만한 곳인가? 선진화된 입법 체계가 갖추어진 사회라는 곳에서 이렇게 대담한, 법에 근거한 속임이 버젓이 일어나도 되는 것인가?


한국 기업들의 이와 같은 부정의 행위, 행각으로 인해 한국 자본시장은 신뢰를 점점 잃어가고 있고, 세계의 자본이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들어올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펀드 기업은 한국의 자본 시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규모, 투명성, 프로세스, 거버넌스 등에서 신뢰할 부분이 없다고 얘기한다. 심지어는 이들 회사에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실력을 쌓기 위해 테스트하는 시장이 한국 자본시장이라고 한다. 과거의 데이터에 입각하고 실적, 투자와 투자 플랜, 비전 등을 감안한 예측치가 먹히질 않고, 한국시장을 위해 따로 시스템을 만들 수도 없으니 적당히 감으로 투자해도 되는 시장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 자본 시장에서 형성된 펀드도 국제시장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정성을 다해 진정한 성공을 만들고자 힘쓰고 있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 공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빈틈을 비집고 나와 물을 흐리는 기업과 기업가들이 있다. 이들의 목적은 시작부터 돈이다. 가치로운 부가 아니고 돈을 좇는 이들이다. 주식시장 상장으로, M&A로, 위장하여, 속여서, 분식으로 기만하고 이를 통해 돈을 만드는 이들이다. 기업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고객에 대한 이해, 고객을 우선하는 마인드는 애초부터 없다. 몸집을 부풀려, 껍데기를 가려서, 상처를 숨겨 시한폭탄을 가치 있는 것인 냥 떠 넘기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속이려, 숨기려, 기만하려 하면 선의 기운이 약해지고 악의 기운이 강해진다. 우리 사회가 비슷하다. 속이는 것이, 기만하는 것이 실력인 냥 되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한다고, 손해 본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하드웨어는 70년대의 때를 벗어나 선진사회의 모습인 듯하나, 소프트웨어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불편한 모습을 제대로 봐야 한다. 속임과 같은 일들이 버젓이 반복되어 일어나고 있는 사회의 불편한 모습을…


더 이상, 루나 코인과 같은 속임도, 큐텐/위메프/티몬 같은 속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충분히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물의를 일으킨 이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속이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회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  또다시 물렁함으로 인해 이들의 복제품이 양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창출하여 나의 성공을 이루는 부조리한 것을 버리고, 우리는 선한 영향력을 추구해야 한다. 나의 성공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공을 위해 나는 무엇을 기여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행하는 선한 영향력을 길러야 한다. 사회의 모든 이가 선한 영향력을 행할 때, 사기도, 속임도, 기만도 생길 수 없다.


우리 사회도 앞으로 나아갈 때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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