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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Sep 15. 2024

30년 해외비즈니스 이야기
_원칙주의의 이면

Ch. III - 6 편

인생의 절반을 글로벌 비즈니스에 몸담았습니다. 지난 30여 년 경험과 구력이 해외 비즈니스를 계획하거나 도모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찬찬히 그간의 경험, 실용적인 얘기를 풀어내봅니다. 


본 주제의 글은 저의 브런치북 '도전자들의 이야기 II'(목요일 발행)와 '30년 해외비즈니스 이야기 II'(일요일 발행)에는 10편이 발행될 때까지만 싣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해외 비즈니스 이야기는 브런치 작가 지담과의 공저로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지담은 브런치 작가이자 교수이며, 5년간 꾸준히 새벽독서를 이끌어 오고 있고, 지난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에 인문학의 깊이 있는 내용의 글을 브런치에 올려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와 지담과의 공저는 개인의 경험이 불안과 급변의 사회에 사업을 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게 전해져 그들의 삶에 유익한 경험서가 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9월 내지 10월 출간예정이며 브런치에 우선 조금씩 공개하고자 합니다.


본 주제의 글은 새롭게 만들 저의 브런치북으로 매주 목/일요일 지담브런치북 '지담과 제노아가 함께 쓰는 성공' 매주 토요일 5:00A.M. 발행됩니다. 


Ch 3. 글로벌 비즈니스, 통제불가능한 사태가 당신의 사업을 위협한다.


(III - 6 편) 첫 번째 사례_마피아의 습격 - 원칙주의의 이면


우리는 보다 더 높은 삶을 지향하고 보다 높은 가치에 자신을 들여놓을 필요가 있다. 모든 기업은, 기업이 만들어내는 모든 제품은, 또 제품에서 이어지는 서비스까지 이 모두의 기본은 사람이다. 그러니 사람이 더 우선이어야지, 원칙이나 그릇된 공명심이 우선이 되어서는 낭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박법인장 사태를 겪은 후 나도 비슷한 상황에 봉착했다. 지역의 작은 동네 유지가 운영하던 중고와 수입제품을 병행하던 가게에서 승인도 없이 우리의 브랜드와 로고를 사용하면서 우리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고객의 불만이 있을 때 우리쪽으로 소송을 발생시키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를 적발한 것이다. 원칙대로라면 바로 고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당사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한 사태였지만 나는 이 가게를 끌어안기로 했던 것이다. 정식 거래선으로 등록하고 우리의 가이드대로 판매와 홍보활동을 하도록 교육을 시켰다. 가게도 브랜드이미지에 맞게 더 깔끔하게 재단장하도록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주었다. 당연히 이 가게의 판매는 늘어났고 그 지역에 당사의 신뢰도도 높아졌다. 이 사례가 입소문을 타고 옆동네로 퍼져 그 동네 Mama&Papa's Store (주1) 들과 우리 회사의 승승을 일으킨 시작이 된 것이다.


상대의 부정과 부족이 보이는 것은 모르거나, 알면서도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해 그럴 수 있다고 여기는 마인드가 필요하지, 왜 부족했냐고 상대를 몰아가면 안된다. 게다가 너의 '부족 = 잘못'이라는 칼을 들이대면 더더욱 안된다. 너의 부족을 내가 알게 되었으니 도와준다는 마인드로 그들을 대한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우호적으로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다.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나 원칙때문에 결론이 낭패로 돌아간다면 그 원칙은 원칙이 문제가 아니라 원칙을 경우에 맞게 대입하지 못한 개인의 잘못이다. 제 아무리 마피아라고 해도 그들에게 이득이 될 제안이나 도움이 주어진다면 그들의 마음도 변화시킬 수 있다. 사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뒷편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는 마피아와 연계될지언정 이들 조직의 연결체계를 이해하고 원칙보다는 감성으로 이들을 대한다면 동유럽에서 마피아로 인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안고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정도(正道)를 가는 것이 바람직하나 정도를 가지 못할 경우 어긋난 상대를 끌어안을 방책을 마련해야지 제거나 배제를 먼저 염두에 두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다소 더디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분명 동유럽은 한국에 우호적이고 사업적으로도 커다란 기회의 나라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언급한대로 마피아와의 연계라는 사업적 매커니즘을 알지 못한다면 당해도 크게 당할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혹여 동유럽으로 비즈니스를 진출시키려는 사업가라면 미리 마피아를 염두에 둘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사실을 간과해서도 안되기에 이들 국가로 진출을 꿈꾸는 기업가들에게 몇가지 당부하려 한다.


첫째, 중심도시에서 지역도시로 시장의 크기를 넓혀갈 때 뒷편에서 자금을 운용하는 마피아의 개입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해외진출 초기 성장이 구체화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은 주요도시에서 지방 소도시로까지 확장시켜나가게 된다. 지방도시에는 토착세력들이 있고 부를 독점하는 몇몇 토착기업들도 있다. 지방도시로의 진출을 위해선 이들과 통합사업을 전개하거나 경쟁구도에 서야 하는데 이들 토착기업의 일정 부분은 지역마피아와 연관이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전면에서는 절대 표가 나지 않는다.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는 회사로 보이지만 사업의 시작포인트, 즉 자본유입이나 시장장악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점에서 마피아가 이미 개입되어 있었거나 지속적으로 배후에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본인들은 절대 스스로를 마피아라고 말하지 않는다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둘째, 아무리 사업이 처음이라 하더라도 이 사업의 끝지점, 그러니까 이들과 계약이 끝날 지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들은 결코 자신의 이권을 쉽게, 그것도 제 아무리 계약서에 써있다 하더라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이들과 헤어질 상황까지를 고려해서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게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 물론, 예상가능한 모든 사항을 계약서에 포함하여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두었다 하더라도 법밖의 테두리에서 이들이 움직일 것도 염두에 두길 바란다. 상호 악수하며 헤어지는 경우는 드무니까 말이다. 


셋째, 지방토착거래선의 경우 부정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진행된 비즈니스의 손해는 고스란히 우리 사업가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수시로 비즈니스상태를 점검해야 하며 부정의 규모를 몇번 눈감아준다면 부정의 규모가 커졌을 때 분명 더 험악하고 심각하게 반항해올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니 한두번 눈감아준 후 규모가 더 커지기 전에 뿌리부터 정리하여 이들이 승복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지방거래선을 활용할 경우에도 가능한한 복수거래선, 파트너를 운영하는 것이 자신의 비즈니스 건강성에 훨씬 유리하다.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마피아 DNA를 지닌 일부 지방거래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주1) 작지만 지역소비자를 잘 아는 가게, 유럽에서는 Buying Group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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