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III - 8 편
본 주제의 글은 저의 브런치북 '도전자들의 이야기 II'(목요일 발행)와 '30년 해외비즈니스 이야기 II'(일요일 발행)에는 10편이 발행될 때까지만 싣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해외 비즈니스 이야기는 브런치 작가 지담과의 공저로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지담은 브런치 작가이자 교수이며, 5년간 꾸준히 새벽독서를 이끌어 오고 있고, 지난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에 인문학의 깊이 있는 내용의 글을 브런치에 올려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와 지담과의 공저는 개인의 경험이 불안과 급변의 사회에 사업을 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게 전해져 그들의 삶에 유익한 경험서가 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10월 출간예정이며 브런치에 우선 조금씩 공개하고자 합니다.
빈번한 위기에 노출된 글로벌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당신이 가슴과 정신에 단단히 심어주길 바라는 3가지의 명제를 소개할까 한다.
우선, 기준을 높게 잡아야 한다. '앙망(仰望)은 신적(神的) (주 2)이다. 자신이 원하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때 이미 당신이 선택한 비즈니스 속에는 수많은 위기가, 그로 인한 고통이 더 아름다운 성공을 위한 전조로 작용하게끔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애초에 바라던 바에서 결코 기준을 낮추고 위기에 무릎 꿇을 필요가 없다.....
전편에 이어서...
기준을 기분이 아니라 기본으로 삼는다면 기회는 기적을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기준이 기분에 좌우된다면 기회는 기만당한 보복을 하기 위해 기적은커녕 그나마 남아있는 기운까지 빼앗아갈 것이다. 기준을 기본에 둔다는 것은 바람직한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자세를 의미한다. 정도를 걷는다는 것이 진부한 꼰대들의 정석 같은 잔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자와 일반인이 같은 일을 한다 하더라도 고통의 무게는 분명 다르다. 이 무게에 비례하여 현명해지지 않는다면 책임에서 손을 떼어야 한다. 즉, 기준을 기본에 둔다는 것은 위기를 공포와 같은 감정으로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함의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해석해 낼 힘을 스스로 갖추는 것이다. 진정으로 현명한 것보다 더 빠른 지름길은 없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라 눈이든 이든 상관없이 '정도'를 기준으로 움직인다면 당장에 손해처럼 보여 뒤로 물리는 한수가 진정한 묘수가 된다. 올바름이 결여된 의사결정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졸지 마라. 의사소통에서 결코 흔들리지 않는 정신으로 위기와 맞서라. 위기에 봉착했을 때 안전한 구석에 숨어 남들이 어떻게든 해결해 줄 것을 바란다면 제 아무리 사업가로서 뛰어난 아이디어와 자본을 가졌을지언정 겁쟁이이자 쫄보인 것이다. 날카로운 송곳니와 강인한 앞발을 지니고 있더라도 정신에 비겁이 자리를 틀었다면 신이 당신을 통해 시도(주 1)하려던 것을 포기시키는 엄청난 손해를 스스로 자초하는 격이다. 누군가는 용기 있고 누군가는 겁쟁이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겁을 내지만 동시에 용기를 선택할 뿐이다. 위기 앞에 떨지 않는 이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스스로를 비겁하고 비굴하게, 쫄보로 만들지는 선택의 문제라는 말이다. 비겁을 선택하면 한계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 위기로부터 도망치는 도망자를 선택하는 것이지만 쫄보가 되지 않는 선택을 하는 순간 상황은 역전된다. 자신의 한계를 너머 초월된 자신으로 향하는 것이며 도망자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지하는 지원자이자 격려자이자 동반자로서의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나와 직원, 회사의 미래를 위해 결코 도망자가 돼서는 안된다. 지원자이자 동반자로서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여 그다지 신통치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쫄보가 되는 선택을 했을 때 도출된 결과에 비해 엄청나게 위대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니,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경쟁법을 비롯한 어떤 예측하지 못한 위기에 봉착하더라도 졸지 마라. 당당하게 정면으로 맞서면 반드시 위기는 자기를 뒤따르고 있는 기회에게 바통을 넘기고 사라져 줄 것이다.
셋째, 책임이 없는 모든 것에서 기회를 발견하라. 위기가 왔다는 것은 누군가는 책임지는 선택을, 누군가는 책임지지 않는 선택을 하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책임을 선택한다면 더 많은 권한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이며 책임을 지지 않는 선택은 책임을 짐으로써 갖게 될 기회까지 포기하는 것이니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남는 장사겠는가?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그곳에 버려진 기회까지 자신의 몫으로 챙길 수 있는 엄청난 이득을 포기할 것인가? 자, 위기 앞에서 떨 시간에 커다란 위기일수록 커다란 기회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길 바란다. 사실 위의 사례에서 상대수장인 '타마스'가 내게 서신을 보낸 것도 나의 '윤리성'을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그 함정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으로 인해 필자는 오히려 경쟁국의 신뢰를 깊게 얻을 수 있었고 회사 역시 도덕성을 떳떳하게 인정받아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데에 있어 정부가 보증하는 존재가 되는 계기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정도는 더디더라도 결코 옳은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당신과 당신의 회사를 이끌 것이다. 옳은 것은 강하며 강한 것은 어떤 위기에서도 지켜내야 할 것을 지켜내는 힘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정도를 걸으며 스스로에게 부여한 책임을 다하는 정신은 당신의 힘과 무관하게 세상이 판단하여 개인과 기업의 가치를 증명시켜 준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필자 역시 이 사례를 경험하면서 증명해 내고 느낀 것이므로 당신 앞에 정면으로 모습을 드러낸 위기에게 보란 듯이 당당하게 자신을 키워내길 바란다. 그렇게 세상이 자신에게 준 기회를 쫄보가 되어 놓쳐버리는 어리석은 판단을 하지 않길 바란다.
이쯤에서 니콜라스나심탈레브가 언급한 '책임 (주 2)'에 대한 훌륭한 글을 소개할까 한다. 우리는 가끔 책임과
의무를 같은 등가(等價)에 놓곤 하는데 책임에는 의무를 너머 더 깊이 있는 책임이 있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 직원, 회사까지 모두를 이끌 사업가라면 책임을 더 단단하고 깊이 있게 가슴에 심고 비즈니스를 이끌어가길 바란다. 분명 비즈니스의 규모는 책임의 깊이와 비례할 것이며 위기에 대처하는 현명함도 이에 따라 비례할 것이다.
힘이 없는 근육, 신뢰가 없는 우정, 결론이 없는 의견, 미적요소가 없는 변화, 가치가 없는 나이, 노력이 없는 인생, 갈증이 없는 물, 영양이 없는 음식, 희생이 없는 사랑, 공정함이 없는 권력, 엄격함이 없는 사실, 논리가 없는 통계치, 증명이 없는 수학, 경험이 없는 가르침, 따뜻함이 없는 예의, 구체성이 없는 가치관, 박식함이 없는 학위, 용기가 없는 군인정신, 문화가 없는 진보, 투자가 없는 협업, 리스크가 없는 덕행, 에르고드상태가 없는 확률, 손실감수가 없는 부의 추구, 깊이가 없는 복잡함, 내용이 없는 연설, 불균형이 없는 의사결정, 의심이 없는 과학, 포용이 없는 종교,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임이 없는 모든 것.
니콜라스나심탈레브는 위의 나열된 것들을 모두 피하는 것이 진정한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위의 언급된 내용을 지킨다면 분명 당신은 정도를 지켜나가며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자신의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행운도 함께 거머쥐면서 말이다.
우리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 그리고 자신의 업으로서의 비즈니스의 목적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여 어떤 존재로 당당히 서있는가에 있지, 상대를 넘어뜨리는 것에 있지 않다. 위기를 극복하는 것에도 있지 않다. 목적에 당도하기 위한 모든 과정일 뿐이다. 큰 책임이 올수록 큰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니 자기 스스로를 배신하지 않도록 책임에 담긴 의무와 역할들을 스스로 이행하라. 그러지 않으면 분명 위기는 추락으로 자신과 자신의 비즈니스를 몰고갈 것이다. 위기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위기 없는 사업은 없으며 사업상의 위기는 훨씬 상세하고 느리고 느닷없이 현실에서 드러난다. 비즈니스라는 혼돈의 세상에서 내 정신이 질서를 잃으면 위기는 추락으로 날 이끌 테고 내 정신이 질서를 제대로 잡고 기준에 의해 움직이면 위기는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다.
분명히 말하건대 선취경험이 없는 위기는 앞으로 당신 앞에 무수하게 등장할 것이다. 이때 당신의 정신은 통제할 수 없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줄 야전침대가 되어줄 것이다. 푹신하여 편안하지는 않지만 깊은 산속의 어둠과 대지로부터의 차가움을 막아 스스로를 지켜줄 최고의 무기가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거듭 말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곳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해야 한다. 정신이야말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늘 깨어 있으며 해석해 내는 현명함으로 사업을 목적하는 바까지 이끌기를 당부한다.
(주 1) 랄프왈도에머슨은 '자기 신뢰철학'에서 '신은 겁쟁이를 통해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주 2) 니콜라스나심탈레브, 스킨인 더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