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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Sep 01. 2024

30년 해외비즈니스 이야기
_34편의 재구성

Ch. III - 2 편

인생의 절반을 글로벌 비즈니스에 몸담았습니다. 지난 30여 년 경험과 구력이 해외 비즈니스를 계획하거나 도모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찬찬히 그간의 경험, 실용적인 얘기를 풀어내봅니다. 


본 주제의 글은 저의 브런치북 '도전자들의 이야기 II'(목요일 발행)와 '30년 해외비즈니스 이야기 II'(일요일 발행)에는 10편이 발행될 때까지만 싣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해외 비즈니스 이야기는 브런치 작가 지담과의 공저로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지담은 브런치 작가이자 교수이며, 5년간 꾸준히 새벽독서를 이끌어 오고 있고, 지난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에 인문학의 깊이 있는 내용의 글을 브런치에 올려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와 지담과의 공저는 개인의 경험이 불안과 급변의 사회에 사업을 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게 전해져 그들의 삶에 유익한 경험서가 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9월 내지 10월 출간예정이며 브런치에 우선 조금씩 공개하고자 합니다.


본 주제의 글은 새롭게 만들 저의 브런치북으로 매주 목/일요일 지담브런치북 '지담과 제노아가 함께 쓰는 성공' 매주 토요일 5:00A.M. 발행됩니다. 


Ch 3. 글로벌 비즈니스, 통제불가능한 사태가 당신의 사업을 위협한다.


(III - 2편)

니체(주1)의 표현을 빌자면 사업가의 정신은 낙타에서 사자가 되고 다시 아이로 그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이 3단계의 변화, 두려워도 막막해도 초기엔 낙타처럼 무릎을 꿇고 묵묵히 등에 실리는 짐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억센 정신이 어려운 것들을 스스로 거머쥐게 만들고 가시밭길에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게끔 자신을 이끈다. 그렇게 사막에서 낙타의 정신은 사자의 정신으로 변화를 일으킨다. 용맹하고 승리를 쟁취하고자 하는, 도전과 의지로 채워진 정신. 이 정신은 무(無)를 유(有)로 만들어내며 자신감에 불을 지피고 열정을 뜨겁게 달군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나는 더 원한다'라며 자신의 굶주림을 욕구로 채우려 한다. 그러나 여기서 사자는 커다란 용을 만나게 된다. 커다란 용은 '약탈하는 사자'에게 호되게 꾸짖는다. '네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그리 해야 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명령한다. 원하여 얻는 것은 탐욕이며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해내는 것은 본성의 욕구를 실현하는 것이기에 커다란 용은 사자에게 아이와 같은 정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감히, 사자도 할 수 없는 것을 아이가 해내는 것, 이것이 사업이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낯선 시작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정신. 이는 낙타의 묵묵한 순종과 사자의 용맹한 열정과 하늘의 용이 의무, 즉 업(業)으로 부여하는 아이의 순수한 천진난만함이 자신의 의무를 자유앞에 위치시켜 현실의 진보를 향해 과거를 거절해나가는, 스스로를 통제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한다. 


 니체는 변화의 정신 3단계를 거론하며 묻는다. '사자도 감히 할 수 없는 것을 아이가 능히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찌하여 약탈하는 사자가 아이가 되어야만 하는지?'. 사업을, 그것도 한국인을 대표하여 타국에서 자신의 창조를 창출하는 행위는 기존의 습관과 인식을 내려놓고 문화, 경제, 정치를 비롯한 모든 환경에서 새로운 수레바퀴를 돌려야 하는 행위다. 따라서, 넘어져 울더라도 주위 환경과 과거를 쉽게 망각하며 자신의 욕구를 위해 다시 굴리는 바퀴놀이의 유희에 빠져드는 정신, 니체의 표현대로라면 이는 '아이의 순결이요, 망각이며 새출발이고 유희이며 스스로 돌아가는 바퀴이자 최초의 운동이며 신성한 긍정'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신을 쉽게 갖추려 부단히 노력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사신으로서 나의 그릇됨이나 모자람이 있을 시에는 어김없는 훈계를 받는다. 뜻하지 않은 사업적 위험요소에 휩싸이기도 하고 갈등에 휘말리기도 한다. 가장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돈과 인간으로부터 빚어진다. 이에 대해서 이 책을 읽는 독자 정도라면 필자 이상의 상식을 지녔으리라 판단되니 돈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자. 대신 해외사업에 있어 필자가 겪은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 몇가지를 언급하려 한다. 


이런 경험을 나누는 이유는 첫째, 나의 사업마인드는 개인만을 위함이 아니다. 앞서 거론했듯 신의 사신으로 묵묵히 나의 업을 다하는 수단이 내게 사업이라는 형태로 온 것이기에 신은 항상 어떤 사태를 통해 날 시험하고 더 높은 곳으로 날 올려주려 한다는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대한 생각이 없다면 그저그런 사업가로 머물겠지만 더 위대한 생각을 가슴에 품으면 반드시 어떠한 위험도 이겨낼 수 있는, 진정 위대한 사업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사업은 전혀 예측불가한 상황을 무조건 내 앞에 들이민다. 이러한 사태가 왜 일어났냐고 여기저기 따져봤자 소용없는 그런 일이 반드시 발생하며 해외에서는 특히 속수무책으로 '나의 통제밖'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너무 자신의 능력이나 자원을 과신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하겠다.


하늘이 누군가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天將降大任於是人也)

마음을 괴롭게 하고, (必先苦其心志)

근육과 뼈를 수고롭게 하여,(勞其筋骨)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餓其體膚)

생활을 궁핍하게 하여,(空乏其身)

행하는 일이 뜻에 어긋나게 하고 어지럽게 한다.(行拂亂其所爲)

이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기르게 하여(所以動心忍性)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增益其所不能) (주2)

      

이런 이유로 해외비즈니스에서 '통제밖'의 상황이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험 4가지를 거론하려 한다. 바로 마피아, 전쟁, 쿠데타, 그리고 경쟁법과 관련된 위기이다. 지금부터 거론하는 사례는 필자가 직접 경험을 통해 체득한 바이므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고자 한다면 이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여기며 읽길 바란다. 세상에서 단 한명이 겪은 일이라도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으니 말이다.



(주1)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의 순수함과 사명에 대한 정신의 3단계 변화를 낙타와 사자, 그리고 아이의 단계로 표현했다. 

(주2) 맹자 고자하(告子下), 1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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