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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Apr 04. 2024

늦게 배운 도둑질 3가지를
공개합니다!

오늘은 퇴직 후 제2의 인생의 항해를 시작하며,

또 120세 시대, 절반의 나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늦게라도 꼭 배워야 할 듯하여 배우기 시작한 도둑질 3가지를 공개하려 한다!


첫째, 독서와 글을 통한 사유의 세계를 탐구하는 것이다!


아침 5:30분, 알람은 하루도 빠짐없이, 정확히 이 순간에 울린다. 12월 말에 한국에 도착하여 시작한 이른 아침 기상이다. 밤이 깊은 겨울부터 봄이 시작하는 현재까지 같은 시간의 시작이지만 다양한 모습으로 열린다. 칠흑 같은 밤으로 시작하여, 설익은 여명을 지나, 햇살이 환한 아침의 여러 모습으로 5시 30분은 열린다. 


팔을 뻗으면 닿을 곳에 둔 알람은 자기의 역할을 다 하기도 전에 꺼져버린다. 오랜 기업 생활 때문인지 이른 아침 기상은 주저함이 없다. 마치 감정이 없는 AI 인간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과 비슷하다.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6시, 아침독서모임을 위해 책상 앞에 앉는다. 몸은 일어났지만 얼굴은 전날 움직임의 영향으로 여러 모습이다. 한눈에 파악되어 진단을 할 수 있다. 피숙멍멀 중 하나다. 피로, 숙취, 멍, 가끔 멀쩡. 독서 모임에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피곤, 숙취의 잔상은 빨리 지운다.  




6시에 시작하는 모임은 1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읽은 책 내용과 생각을 나누고 멤버들의 여러 생각도 듣게 된다. 독서 모임의 좌장은 독서의 양이 많고 사유가 깊어, 어려운 철학서의 구절구절 쉽게 해석을 해준다. 생각의 깊이에서 나오는 철학 문장의 해석은 인간 삶의 내용으로 정리되어 독서 노트 한 페이지에 기록으로 채워진다. 철학 문장의 뜻을 해석하는 시선과 다독의 노하우에서 나오는 논리는 무척 예지롭고 날카롭다. 매일 아침마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놀라게 만든다. 다독하는 멤버들이 여럿 되는데 읽은 책의 문장을 나눌 때 펼쳐지는 얘기들은 일상에서 지혜로운 기준이 되어도 충분하다. 얘기로 전달된 자극은 그 책을 당장 읽어야겠다는 의지를 끌어낸다. 그리하여 책상 위 한편에 쌓아둔 책이 벌써 20여 권이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
- 데카르트 -


오전에 글을 쓴다. 브런치에 올릴 글, 학교에 제출할 글, 그리고 각 메일에 답할 글을 쓴다. 브런치 글은 1주일에 3번을 올린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약 100여 일, 구독자는 350명을 향하고 있다. 구독자의 증가는 글 하나하나에 더 정성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브런치 북 타이들에 맞는 그 주의 주제와 내용도 미리미리 생각해 둬야 한다. 브런치 글을 쓰고 플랫폼에 올리고 독자들과 답글로 소통하면서 한번 더 생각한다. 그리고 더 잘 써야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 첫 줄을 쓰는 것은 어마어마한 공포이자 마술이며,
기도인 동시에 수줍음이다.” 
- 분노의 포도, 존 스타인벡 -

둘째, 탐구를 학문으로 접목시키려는 시도이다!


다소 늦은 나이이지만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120세 시대에 살면서 도전하지 않는 것은 낭비라는 생각이다. 뒤로 60년, 앞으로 여전히 40여 년인데 도전하지 않고는 기회를 잡을 수가 없다. '그 나이에 학교에서  뭘 또 배우려 하나', '타인의 주장을 또 배우기 힘든 나이다' 등등의 얘기를 주로 듣긴 하지만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망설임은 다소 심각하고 진중한 고민을 하는 듯하지만 두려움의 다른 이름을 뿐, 앞으로의 기회를 앞두고 준비만 하는 어리석은 자신만 발견할 뿐, 기회 앞의 도전은 나이와 무관하다.  


25여 년 만에 대학캠퍼스로 나는 발을 디뎠다. 일주일에 2일 혹은 4일을 나간다. 교정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다가오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어느새 어색함이 자연스러움으로 바뀌었고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강의 시간이 길어도 지루함이 없다. 새로운 내용, 몰랐던 내용을 들으니 그냥 신선하게 흡수된다. 20여 년 현업에서 리더로 근무할 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법에 있어서만큼은 현장이 학문보다 앞서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다시 학교에 오니 학문이 현장보다 더 앞선 느낌이다. 경영학이라는 학과의 특성이 그러하겠지만 학문이 현장을 부지런히 반영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깊이 있는 탐구보다는 표면적인 실체를 따라가려는 시도인지 과도기의 대한민국은 학문의 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읽어야 할 책, 아티클이 많다. 읽고 제출해야 할 과제도 많다. 부담은 컸는데 막상 닥치니 해내고 있다. 오히려 더 진지하게 해내고 있다. 강의시간 보다 1시간 이상 빨리 가서 읽어보고 준비한다. 미진한 부분들이 있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 완성하여 제출하고 있다.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교수의 몫이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안 접해 본 과목을 선택했고 학점도 많이 선택했다. 첫 학기이니 강의 수를 적게 하고 천천히 적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들이 있었다. 이왕 시작하는 것이니 빡 세게 공부한다는 자세로 하기로 결정했다. 첫 2주는 솔직히 부담이었다. 그러나 벌써 익숙한 듯, 배움이 재미있다. 조 활동도 열심히 참여한다. 후배들에게 민폐 끼칠 생각도, 꼰대 될 생각도 없기에 편안히 진짜 학생처럼 해보려 한다. 지금 이 나이에 하는 박사과정은 곧 나의 큰 자산이 되어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 줄 것이다.


"배울 수 있는 능력은 선물이다; 배우는 능력은 기술이다;
배우려는 의지는 선택이다." 
- Brian Herbert -



그리고 셋째! 나는 전문 기업코치가 되었다!


박사과정과는 별개로 전문 코칭 과정도 하고 있다. 얼마 전 나는 SSWB-Act 코칭의 전문코치 자격증을 수여했다. 코치는 상담사, 컨설턴트, 카운슬러와 다르다. 피코치(개인 or 조직)를 대상으로 그들의 잠재력을 통찰하고 미래의 비전을 개인의 현실과 접목시켜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이끄는 전문가다. 불안의 시대, 급변의 시대, 코치는 선진국형 삶의 질 전문가로서 국내에서도 서서히 고급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분야다.


1년의 독서습관, 필독서, 50시간의 코칭양성 전문과정 이수, 100시간의 실습을 거쳐야만 전문코치가 될 수 있다. 아직 실습과정은 남아있지만 나의 20여 년이 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경험과 독서량, 그리고 50시간 이상의 전문코칭 수업을 통해 이 비즈니스의 비전이 나에게는 확실하게 다가왔다. 


전문 코치가 되면 기업 코칭, 가족 코칭, 개인 코칭을 할 수 있다. 현 사회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코칭이 필요한 중소기업, 가족, 개인들이 너무 많다. 쓰러지는 기업, 동기부여가 안된 기업, 희망이 부족한 기업들에게 코칭을 통해 에너지를 불러 넣어 다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할 수 있다. 무너진 가족, 절망한 가족, 힘든 가족에게도 코칭은 다시 가족의 힘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다. 개인도 유사하다. 이 나이에 전문 코치 자격을 받기 위해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부질없다고 하는 동료들도 있다. 그러나 전문 코치 과정도 나의 자산이 되어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 줄 것이다.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이다”
 - 마크 저크버그 - 


나의 늦게 배운 도둑질 3가지는 모두 나의 꿈을 향해 달리기 위한 양분이 되고 있다. 우선, 지금 현재 준비 중인 교육 플랫폼의 토대가 될 것이다. 교육+플랫폼. 시대를 알고, 사람을 알고, 사업을 알고, 미래를 읽을 통찰이 필요하다. 이 모든 자양분이 독서와 코칭과 학문적 성과를 필요로 하고 나의 3가지 도둑질을 이렇게 사업으로 결과를 낼 것이다. 한국에서는 무척 발달된 플랫폼이지만 러시아, 터키 등의 국가에서는 시작 단계이다.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았기에 한국의 교육 플랫폼을 배워 해외에 오픈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할 일이 많다. 투자도 많이 든다. 그렇지만 가까운 미래를 위한 건강한 투자가 될 것이다.  


둘째, 3가지 도둑질을 통해 나는 현재 집필 중인 글을 정리하여 8월경 출간할 예정이다. 35년 해외 비즈니스 경험을 담은 찐 노하우를 나누고 자녀에게, 젊은이에게 나눠주고 싶은 얘기들을 담을 예정이다. 시대가 달라졌고 일상의 방식이 달라졌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모루돌, 모루쇠 같이 바닥을 지지하며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지혜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낸다.”
                                                            - 천재 수학자 앨런튜링 -


35년의 회사 생활, 20년의 해외 비즈니스를 마치고 한국에 귀국한 지 3개월, 자금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살고 있다. 오히려 더 바쁜 듯하다. 늦게 배운 도둑이 무섭다고 하나 무섭더라도 배워야 한다. 무섭더라도 해내야 한다. 무섭더라도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지금의 내가 그러하다. 늦게 시작한 배움과 도전에 나를 내 던졌다. 그리고 해 내고 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의 끝에서 본다고 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저 끝에서 보려고 한다. 100세에 서서 지금을 보면 나는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 다니엘, 너 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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