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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Apr 11. 2024

망설이는 천재보다 실행하는  둔재가 낫다!

25여년 만에 다시 찾은 교정. 나의 감회는 남다르다. 창문 너머에서 스며드는 꽃 향기가, 살포시 부는 바람에 허공에서 부서지는 벚꽃 잎, 빈 강의실에서 퍼져 나오는 공부 향기, 커피 향 가득한 교내 카페의 열공 열기, 천둥같은 울림의 도서관의 기침 소리,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어 꼭 잡은 캠퍼스 커플의 두 손, 샤우팅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교정의 운동장까지 나는 하나라도 놓칠새라 온 감각의 촉수를 바짝 세운다.

퇴직 후 나는 박사과정에 입문했다. 학위가 필요한 것도, 대충 인맥이나 쌓자는 의도도 아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끝까지 제대로 공부를 해서 무언가 결론을 내어보고자 하는 나름의 결의가 담긴 나만의 늦깎이 도전이다. 이는 순전히 나의 자유의지이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만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전 정신 하나로 내딛은 길이기 때문에 교정을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지만 다부지다. 


120세 시대의 절반에 서 있는 나. 인생의 끝자락에서 지금의 나를 내려다 보면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지금까지 무척 치열하게 보낸 시간들이었지만 인생의 커다란 고리에서 큰 시선으로 들여다 보면 되려 단순해 보이고, 앞으로의 시간들이 더 험난 할 것 같지만 그래서 더 재미와 신비로움이 많아 보인다. 지금은 급변의 세상이다. 이를 따라가기에 분명 관성과 나이가 주는 속도에서는 뒤쳐질지도, 험난할지도 모르겠지만 '변화'라는 두 글자가 주는 새로움에 대한 재미와 즐거움에는 기대가 크다.  


인생세간(人生世間). 인간과 인간사이, 인간과 세상사이. 줄여서 인간. 나도 세상의 흐름에 길 따라 가겠지만 남들 가는 물길에 굳이 동참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여긴다. 내 인생의 앞에 새로움과 신선함을 놓고 나는 가보려 한다. 새로움으로 넘치는 변화의 소용돌이가 나에겐 더없이 즐겁기 때문이다.




인생을 얘기할 때 ‘성공’이라는 단어를 떼어 놓을 수 없다. 성공의 이면에 항상 같이 붙는 단어가 ‘실행’과 ‘의지’이다. 성공한 모든 사람들은 강한 ‘의지’와 ‘실행’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다. 국제 금융업자 로스차일드는 “하고자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해치워라”, “성급함 보다 더 나쁜 것은 우유부단함이다(주 1)”, 그리고 영국의 작가인 펠텀은 “우유부단함은 말라리아와 같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팔, 다리 하나만 떨리지 않고 순식간에 온몸이 떨리게 되듯이 우유부단하게 망설이면 곧 매사에 망설이게 된다(주 2)”고 빠른 결심과 단호한 실행을 강조했다. 의지와 실행을 강조하는 성공한 학자, 기업가들의 조언이다.   


‘의지’, ‘성공’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생각 단계에서 실행 단계까지의 간격은 크다. 생각이 무엇이든 간에, 의지를 가진 실행과 우유부단한 안 실행, 못실행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오죽했으면 머리에서 다리까지를 우주만큼 먼 거리라고 하겠는가! 생각, 계획에서 실행까지의 간격을 없애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고, 성공에 가까이 가는 동력이다. 반면에 간격이 멀수록 포기, 실패에 가까울 것이다. 걱정이 많거나, 마음이 오락가락하거나, 이럴까 저럴까 머뭇거리거나, 이 눈치 저 눈치를 보거나, 사소한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귀가 얇아 하나에 집중을 못하는 이들이 실행보다는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를 앞세우는 경향이 크다 (주 3).




나의 도전들은 생각보다는 실행을 앞세운 듯하고 망설이기보다는 그냥 내디딘 듯하다. (도전 얘기는 링크 참조 요망 : https://brunch.co.kr/@417061919d91410/64) 도전 영역이 많아 쳐내기가 버거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해보겠다는 의지가 이를 앞선 듯하다.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도전을 완수할 지에 대해 더 정확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36년 조직 생활을 마치고 새로 시작한 도전 3개월, 지금은 나의 선택이 나를 이끌고 있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 주고 있다. 루틴도, 일상도 새로운 도전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앞에서 얘기한 ‘변화에서 얻는 새로움’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시작 전에는 여러 제약,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도전의 시작은 더 큰 도전에 대한 의욕까지 돋우니 선순환의 흐름에 들어선 듯하다. 해브에커의 말처럼 바란다면 이미 능력은 소유한 것이라는 말은 사실이다.(주4)  


일할 때는 후배들에게, 직원들에게 생각, 고민, 망설임 보다 실행이 우선이라고 아침마다 실행, 실행, 실행을 주문하였다. 실행을 안 하려면 가만히 있어도 좋으니 가는 길을 막지 말고 비켜서라고 했다. 개인이, 조직이, 실적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행을 하고 판단을 하자고 했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시작하는 것보다 시작하여 행하면서 완벽해지는 것이 더 옳다. 단기간의 짧은 결과가 아니고 긴 호흡으로 의지를 가지고 실행하자고 독려했다. 실행 결과가 부족하거나 나쁘더라도 반복하고, 반복하여 꾸준한 실행을 한다면 이미 목적지에 가까이 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 했다.


세뇌에 가까운 실행 주문은 직원들, 후배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어느새 효과를 내고 있었다. 사업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던 아니던 상관없이, 시장_경쟁하는 시장_이상의 성적표를 만들어 냈고, 조직은 ‘실행하니까 된다’는 믿음과 ‘이왕 할 것이면 좀 더 해보자’는 다음 단계 도전까지도 설정했다. 개인은 성취에 대한 보람과 CEO의 신뢰, 금전적 보상으로 마음마저 더 풍요로워졌다. 나 자신부터 실행하는 의지를 갖고, 실행이라는 행동을 통해 성과, 성장이라는 결과를 거머쥘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어떤 사람이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가? 성공은 고통과 인내의 아들이다. 적당히 어르고 달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성공하고 싶은가? 정당한 대가를 치러라. 조건이 아무리 불리해도 끊임없이 이겨나가야 한다. 쉼 없는 분투! 이것만이 성공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이다(주 5)”


강철 의지의 OS 마든은 강조하였다. 능력만큼은 누구에 비할 바 없이 뛰어났으나 강철 같은 의지의 실행력이 부족해 결정적 고비를 넘기기 못한 천재가 있는 반면,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맡은 바 일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은 전채도 많다. 이들은 입에 풀칠도 하기 힘든 처지에 굴복하지 않고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뜻한 바, 생각한 바를 실행하여 마침내 그 이름을 역사에 남길 수 있었다. 만약 집념과 의지력이 없어 세상이 떠미는 대로 떠밀리기만 했거나, 주저하다 실행 못했다면 그저 그런 삶을 살다 갔을 것이다(주 6)라고 얘기한다.

     

나 자신을 더욱 독려한다. 지금까지의 도전과 성취는 쉬운 것이었다고. 지금 하고 있는 도전이 험난하지만 의미가 있을 것이고 자신을 완성해 가는 도전이라고. 내 삶, 삶의 가치를 위한 계속되는 도전, 실행은 나를 다른 곳으로 옮겨 놓을 것이라고.  


걸어온 족적에 실행과 성취라는 글자가 찍혀 있다. 앞으로 내디딜 족적에는 떠 뚜렷하게 읽히도록 깊게 새기려 한다. 삶, 가치, 도전, 실행, 즐거움 그리고 성취를… 모든 과정이 성장이며 이 결과가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성공이라고...   



(주 1,2,3,5,6 ) 강철의지, OS Marden, 한상연 옮김, 2010, 오늘의 책

(주 4) 백만장자시크릿, 해브애커, 2020,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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