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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텔c Oct 01. 2024

[사색의 서, 2] 두발 자전거

열심히 행동하는 동안 불필요한 것은 저절로 멀어진다.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어스름해질 무렵 죽음이 찾아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때문에 우리가 무엇인가를 시작할 기회는 늘 지금 이 순간밖에 없다. 그리고 이 한정된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하는 이상, 불필요한 것들을 벗어나 말끔히 털어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마치 노랗게 변한 잎이 나무에서 떨어져 사라지듯이, 당신이 열심히 행동하는 동안 불필요한 것은 저절로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의 몸은 더욱 가벼워지고 목표한 높은 곳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_프리드리히 니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며 하루의 남는 시간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 활동들에 집중하기로 마음먹고 나니, 오랜 습관 때문에 나를 옭아매던 행동들의 빈도가 줄어들었다. 성취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다음 날 글을 쓸 수가 없었고, 책을 읽어도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책을 펼 기운도 없었으며, 운동은 자연스레 건너뛰게 되었다.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점점 깨닫게 되면서 매일 챙겨보던 웹툰과 넷플릭스 드라마를 끊었다. 심지어 챙겨보던 스포츠 방송도 멀리했다. 순간의 재미를 주는 것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거 참 재밌었지.'라는 단 한마디 외에는 남는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책, 글, 운동. 이 세 가지에 집중하면 불필요한 것을 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런 질문은 어떨까? 나는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가까이할 수 있을까?


인생은 두 발 자전거와 같다. 두 바퀴 중 하나는 잘 굴러가는데, 나머지 하나가 망가진다면 자전거는 제대로 나아갈 수 없다. 두 바퀴 모두 원활하게 굴러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바퀴 하나는 인생의 진리나 가치라고 한다면, 나머지 바퀴 하나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직업이다.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라는 바퀴가 부실하면, 아무리 삶의 진리, 가치라는 바퀴가 단단해도 자전거는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다.


반대로 직업이 안정적이더라도,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나 철학이 없으면 그 바퀴의 내구성은 약해진다. 그런 자전거 역시 오래 달릴 수 없다.


나의 우려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운동을 하는 나의 일상이 오로지 하나의 바퀴만 튼튼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직업이라는 바퀴는 지금 아주 울퉁불퉁하고 험난한 길을 가는 중이다. 자전거의 두 바퀴는 같은 길을 지나가기 마련인데, 한쪽 바퀴가 힘들어도 지탱해주고 있는 것 같다. 언제까지 이 바퀴가 이 험난한 길을 버티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1년? 3년? 집중하는 것 때문에 저절로 불필요한 것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에만 몰두해, 나머지 바퀴에 필요한 것을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니 '아직은 갈만하다. 그리고 가야 할 가치가 있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내 한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보다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믿어본다. 그리고 믿었다면, 나아가야 한다. 밀어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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