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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아범 일기 Jan 17. 2024

#5 아기의 울음이 하는 말

(1일X584일째 기록)


"울음은 아기 호흡이라서 많이 울면 좋아요."

봄이 태어나고, 손가락과 발가락을 확인하며 간호사가 이 말로 초보 아빠를 안심시켰다. 들숨, 날숨처럼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 울음이다. 말대신 우는 것이라는 걸 되새겼다. 그걸 알면서도, 그럼에도, 갑자기 자지러지듯 울면 당황한다. 


묘하게 이목구비가 남아있다. 이제야 이게 보인다. 울 때는 안절부절 못한다.


우선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노력한다. 왜 우는걸까. 뭐가 아닐까.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아니야‘이다.) 기저귀가 찬 건 아닐까. 배가 고픈 건 아닐까. 안아 달라는 건 아닐까 살핀다. (사진 속 상황은 다시 자고 싶다고 숨쉬듯 말한 것이었다.) 그제야 알아차린다. 울음을 그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울음으로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결국 제일 좋은 방법은 기다려주는 것. 울음이 그칠 때까지 바라보고 곁에 있어준다. 눈물이 잦아들 때 말한다. 괜찮다고. 편해질거라고. 육아를 하면서 내 마음이 요동치는 순간도 시간에 맡긴다. 그리고 아이에게 한 말을, 자신에게 되뇌인다. 그 힘으로, 다시 흘리는 봄의 눈물을 담으려 노력하는 11월의 어느 밤.



#육아브이로그 #오늘김집사 #봄아범일기 #눈물의왕자 #아니야 #뭐가아니야 #울고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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