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는 글
브런치라는 공간의 존재조차 몰랐던 제가
작가 신청을 하고 이렇게 『아이들이 놓고 간 이야기들』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미 써둔 글들을 그냥 예약 발행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읽다 보니 군데군데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고, 자연스럽게 퇴고를 거듭하게 되었지요.
수없이 고치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글을 다듬는다고 해서 완벽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요.
그보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그저 솔직하게 제 이야기를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 저는 새로운 학교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낯선 아이들, 낯선 선생님들 사이에서 적응해 가는 동안
글을 쓰며 위로받았고, 브런치를 통해 또 한 번 힘을 얻었습니다.
그 사이 아이들도 제 곁에 조금씩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었지요.
학기 초, 머리와 배가 아프다며 자주 보건실을 찾던 1학년 아이는
이제는 문 앞에서 노크를 하고
“선생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인사까지 곧잘 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또 한 명, 친구와 다투고 교실에 가기 싫다며 찾아온 6학년 아이는
어느 날, 친구와 나란히 웃으며 교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면서도
어딘가 깊은 곳에서는 잔잔한 안도가 스며들었습니다.
보건교사는 담임 선생님처럼 늘 곁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학교 한 편의 작은 공간에서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조용히 바라볼 뿐이지요.
하지만 그 모든 변화를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건
보건교사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기쁨입니다.
1학기가 저물어 가는 동안, 아이들은 제게 많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오겠지요.
다음 계절을 건너며 저는 또다시 아이들과 함께 천천히 걸어가려 합니다.
아직
아이들이 놓고 갈 마음이
조금 더 남아 있으니까요.
안녕하세요.
20편의 이야기 동안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응원과 댓글 하나하나 덕분에
참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놓고 간 이야기들 2』는
매미 소리가 잦아들 즈음, 8월 말쯤 다시 찾아올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건강하고 평온한 날들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달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