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하게 걸리는 질병 중에 하나가 바로 감기로, 감기는 다른 질병에 비하면 경증(輕症)에 해당이 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1년에 1-2번 정도 걸리는 감기는 막상 걸려보면 몸이 많이 힘들다.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걸리고 싶지않은 감기의 원인과 이를 치료하는 약초 , 처방에 대해 알아보고자한다.
1. 환경적 요인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계절간 기온차가 크다.
특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기온차가 매우 커 이 시기를 환절기(換節期)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환절기에 감기에 쉽게 걸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체의 계절 적응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계속 춥거나 계속 더우면 인체는 자연스럽게 적응하여 감기에 잘 걸리지 않지만, 기온의 변동이 크면 적응하지 못해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자연의 변화와 인간의 적응 능력 그 사이의 틈이 벌어지면 감기가 발생함을 알 수 있다.
2. 감기의 원인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감기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감기를 찬기운(寒) 또는 찬바람(風寒)의 침범으로 보았다. 서양의학에서는 바이러스의 침범으로 보는 시각과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찬바람의 개념은 어디에서 나올까?
그 출발은 바로 우리 조상들이 인간을 바라보는 철학에서 나온다.
우리 조상들은 인간을 육기(六氣) 속에 살아가는 생명체로 보았던 것이다
계절이 변화함에 따라 기온(氣溫)의 변화도 발생하지만 기후(氣候)의 변화도 발생을 한다.
즉,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때문에 풍기(風氣)가 일어나며, 여름에는 덥기때문에 서기(暑氣) 또는 화기(火氣)가 일어난다.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기(濕氣)가 일어나며, 건조한 가을철에는 조기(燥氣)가 일어난다. 그리고 1년 중 가장 추운 겨울에는 한기(寒氣)가 일어난다.
인간은 이러한 육기(六氣)와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시각을 간단히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바로 계절을 타지 않는 것이다.
즉, 더위도 타지 않고 추위도 타지 않는 것이다.
또한 계절이 변하더라도 인체에 큰 증상의 발현없이 질병이 발생하지 않고 잘 적응하는 것이다.
계절이 변할때마다 체력적으로 소모가 많거나 기온차로 인해 또는 미세먼지로 인해 비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바로 계절을 타는 경우에 해당이된다.
3. 감기의 증상
찬바람은 외부에 위치하므로 우리 인체를 침범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두군데다.
하나는 피부를 침범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호흡을 주관하는 입과 코를 침범하는 것이다.
찬바람이 이들을 침범하면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발생하게 된다.
첫번째, 찬바람이 피부를 침범하면 오한(惡寒)이 발생한다. 비정상적인 찬바람이 인체의 보호막에 해당이 되는 피부에 침범하였으므로 오한이 발생하는 것이다.
두번째, 찬바람이 땀구멍을 막으면 몸살이 발생한다.
땀구멍을 통해 찬바람이 정상적으로 소통이 되어야하는데 감기에 걸리게되면 찬바람이 땀구멍을 막아 몸살이 발생하게 된다.
세번째, 찬바람이 인체의 정기(正氣)와 싸우므로 발열(發熱)이 발생한다.
발열은 오한과 정반대의 증상으로 오한으로 한기가 들기도하고, 반대로 열이 나기도한다.
네번째, 피부는 폐(肺)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콧물, 기침, 가래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인후부에 염증이 발생하므로 콧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4. 감기 치료법
이렇듯 찬바람이 침범을 하여 감기가 발생하면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의 원인이 모두 찬바람이므로, 찬바람을 쫓아내주면 감기가 빨리 낫게된다.
찬바람을 쫓아내는 방법이 바로 땀(汗)을 내는 것이다.
감기 초기에 땀을 살짝내어주면 그 땀과 함께 찬바람이 나가게 된다. 따라서 감기 기운이 느껴지는 초기에 몸을 따뜻하게 하여 땀을 살짝 내주면 감기가 빨리 낫게된다.
일상생활에서 몸을 따뜻하게하여 땀을 내줄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따뜻한 물을 통해 체온을 높여주면 땀이 살짝나므로 감기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매운 김치찌게나 따뜻한 콩나물국밥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운 맛은 발산기능을 가지므로 땀이 나서 컨디션이 좋아지게된다.
5. 감기에 좋은 약초
그렇다면 감기에 좋은 약초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약초로 차조기로 불리는 자소엽(紫蘇葉), 생강(生薑), 계피(桂皮) 등이 있다.
1) 자소엽(紫蘇葉)
자소엽은 들깨와 모양이 비슷하며 색만 다를 뿐이다. 생명력이 강해 골목과 밭 등에서 잘 자라며, 감기 초기에 생강 대추와 함께 따뜻하게 달여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소엽은 감기 외에도 기의 순환을 원활하게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생선과 함께 먹으면 그 독을 줄일 수 있다.
본초학적 효능 : 해표산한(解表散寒), 행기관중(行氣寬中),해어해독(解魚蟹毒)
밭에서 상추와 함께 자라고 있는 자소엽
2) 생강(生薑)
의료시설이 많지 않았던 예전에는 생강은 민간요법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생강을 진하게 달인 물에 설탕을 넣어 마시면 체온이 올라가 땀이 살짝나서 감기기운을 많이 줄여주었다. 특히 목이 부어 통증으로 침을 삼키기도 힘든 경우 생강물이 이러한 증상을 많이 호전시켰다.
생강은 감기 뿐만아니라 위장에도 좋은 효과를 낸다. 속을 따뜻하게해 위장기능을 향상시키며,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손발을 따뜻하게한다.
평소 몸이 차갑거나 손발이 차가운 사람이 생강차를 꾸준히 복용하면 이러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3) 계피
계피는 수정과를 만드는 핵심 한약재로 중국 또는 베트남에서 생산이 된다. 생강과 함께 달여 마시면 감기에 좋다.
참고로 계피는 국산이 절대 없다.
6. 감기에 이용되는 처방
감기 초기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처방에는 계지탕, 마황탕, 대청룡탕이 있다. 이 처방들은 함께 효능을 비교하는 것이 이해가 빠르다.
그 핵심은 감기가 발생할 당시의 땀(汗)의 유무와 번조(煩燥)다.
즉, 감기로 인해 오한, 발열, 몸살, 콧물, 기침 등 여러가지 증상이 발생하지만, 사람에 따라 땀이 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땀이 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허한 땀이 나면 계지탕을 사용하며, 이와 반대로 땀이 전혀나지 않으면 마황탕 또는 대청룡탕을 사용한다. 감기 초기에 땀의 유무에 따라 치료에 이용되는 처방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대청룡탕은 마황탕처럼 땀이 잘 나지 않으면 속열로 인해 답답하고 번조감이 나타난다. 즉 계지탕과 마황탕과 다르게 평소 속에 열이 많은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열로 인해 번조감이 나타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