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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Jul 11. 2023

이집트 카이로 피라미드

피라미드를 보러 가다

다합 한 달 살기로 방을 구했지만 갑자기 모래바람 불고 초록이 드문 이집트를 뜨고 싶어졌다. 5개월 여행자 장기보험을 들고 떠나왔지만 맘속에서 안 가 본 곳 가야 할 곳이 자꾸 떠오르니 서둘러 출애굽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룩소르는 포기해도 박물관이 있는 카이로는 가고 이집트 탈출을 해야겠다 싶어 카이로행을 결행했다.

첫 여행지 다합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며 혼여 자유여행 워밍업을 했지만 막상 그 복잡하고 시끄럽고 관광삐끼 많다는 카이로를 가려니 좀 착잡하고 무섭기도 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다합-카이로행 야간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숙소는 무조건 피라미드가 보이는 곳으로 일주일 예약을 했다. 내 인생에 피라미드 원도 없이 보고 스핑크스와 맞대면하고 가리라하고


자유여행이 패키지와 다른 점은 개인적으로 스케줄을 그야말로 고무줄 늘이듯 줄이듯 할 수 있는 점이다. 그리고 패키지 아니어도 도착지에서 1~3 days 현지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나도 첨엔 좀 비싸도 카이로 한국인 현지투어를 예약했는데 나랑 일정이 안 맞아 포기하고 다시 이집트 현지인투어를 섭외해서 했다. 다름 아닌 택시투어였다. 나 혼자 택시 투어를 하니 비용은 좀 더 덜어도 동선 내 맘대로 짜고 그 복잡한 카이로의 차선 없는 위험한 도로를 건너 다닐 일도 없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어 좋았다.


* 현지에서 원데이 투어나 택시투어나 모든 정보는 호텔로비에서 직원에게 물어보거나 팸플릿으로 가격과 내용을 다 알 수 있다. 그도 아니면 숙소 예약하고 나면 바로 현지투어 상품들이 폰에 줄줄이 뜨는데 그를 통해서 손가락 클릭으로 예약해도 된다.


피라미드


사막의 돌무덤은

파라오의 광기였을까

외계인의 작품일까

우주탐사를 하는 인간들이

아직도 5천 년의 미스터리를

풀지 못한다.


일몰의 피라미드는

낮의 모습보다 더 위압적이다.

하늘 끝에

영원자락에

닿으려는 염원이었을까


하늘을 원으로

땅을 네모로

사람을 세모로 보는

동양의 원, 방, 각

인간이 땅의 네모돌로

세모로 쌓아

하늘에 닿으려는 의지였을까

그렇게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저 엄청난 규모란 것이


사람들은 자꾸 사이즈에 놀라지만

나는 자꾸 알고 싶다,

왜 만들었을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하나도 아닌 여러 개를

수십 년 수십만 명을

동원해서 만들었을까


아잔 기도소리가 울려 퍼진다. 피라미드의 뾰족한 꼭대기 마냥 마음을 파고드는 소리다. 내게는 염불이나 찬송이나 아잔이나 다 같은 영혼의 울림이요 회향이다. 이제 더 이상 의미도 묻지 말라 하는 듯하다.


그저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생명들인데 무얼 그리 애타게 굳이 알려할까 그냥 바람처럼 왔다 가면 될 것을~~ 반복되는 기도소리도 중독성이 있어 그리 세뇌하는 거 같다.

4월 23, 2022 12:28:04 오후


이집트 go bus 사진. 화장실이 있는 대형버스고 저녁에 타서 새벽에 카이로에 내렸다.

야간버스를 타고 새벽녘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기자의 호텔 루프탑 옥상에 올라가서 찍은 샷이다. 드디어 피라미드 세 개가 도열한 모습을 확인하고 소리 없는 환호성이~~ 일주일 동안 옥상에서 세 피라미드를 보며 아침을 먹었다 결코 혼자서 다 먹을 수 없는 빵을 싸니까 많이 준다~

새벽이면 말과 낙타의 또각소리에 잠을 깼다. 창문을 열면 좁은 골목으로 말과 낙타가 지나다니는 길에서 아이들이 공 차고 폭죽 터트리고 그런 어수선한 가운데 할아버지들은 신문을 읽고 계신다

세 피라미드를 걸어서 다 못 도니 마차를 타고 둘러봤다. 가이드말이 우리가 반만년 역사라 하듯이 그들은 계속 5천 년의 역사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 거 같다. 쿠푸왕 피라미드 건축 연대를 기원전 580~2560년경으로 보기 때문이다. 쿠푸 할아버지, 카프레 손자, 세 번째 가장 작은 것이 증손자 멘카우레의 피라미드다. 즉 이들 3대 피라미드는 남서축으로 동일선상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워져 있다.

쿠푸왕 대 피라미드에서 택시로 30분 거리에 있는 굴절 피라미드

폐쇄공포증이 있는 내가 숨이 막힐 것 같은 두려움을 다시 만났던 곳....

그래도 마치 다이빙할 때 호흡에만 집중해야 하듯 무엇이든 오직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일에만 집중할 것, 그러면 두려움을 넘어갈 수 있다 는 것을 다시 배웠다. 굴절 피라미드아 고맙다. 내게 쉽지 않은 또 하나의 징검다리를 넘어가게 해 줘서.

피라미드 내부 그림들

피라미드 내부 들어가는 통로 ㄷㄷ~~ 여긴 비교적 넓은 편이고 더 좁은 통로가 많은데 나처럼 폐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겐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가이드가 시키는 대로 하면 이런 사진이 나온다 ㅋㅋ


기자 지역은 나일강으로부터 9킬로 정도 카이로 중심에서는 13킬로 남서쪽으로 떨어진 곳인데 이곳의 암반이 튼튼하고 평원인 데다 주 자재인 석회석을 인근 채굴장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어 대 피라미드 건설에 유리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세 피라미드 중 오른쪽 가장 큰 것이 쿠푸 왕의 대피라미드로 높이가 147m에 건설에만 30년이 걸렸고 2.5~15t이나 되는 석조 블록을 230만 개가량 쌓아 올렸다고 하니 일단 그 규모가 놀랍다.

그리고 그의 손자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가 중간에 있는데 바로 그 유명한 대 스핑크스가 그의 얼굴을 나타낸다고 하는 게 정설이다.


 피라미드는 원래 모두 건축 당시에는 화강석으로 겉을 마감하여 매끄럽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후 풍화와 인위적 훼손으로 인해 표면이 벗겨져서 지금처럼 돌이 드러난 상태가 되었다는데 유일하게 카프레 피라미드만 상부에 하얗게 보이는 외장을 유지하고 있어 내 눈엔 흰머리 독수리처럼 보였다.


양 피라미드 사이에 태양의 배 혹은 왕의 배들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배가 잠겨있던 터가 있다. 가이드말이 5천 년 전 피라미드가 지어질 때는 카이로도 기자도 다 나일강이었다 한다. 그래서 배가 여기까지 끌어와져 있었다 하는데 그럴 수도 있고 모를 일이다. 백 년도 아닌 오천 년 전 일을.

지팡이 손에 쥐어주고 나중에 소품비 달라하는 이집션 할배 ㅎㅎ

사카라 피라미드

가이드 예세르가 가장 오래된 마더 피라미드이라 했다. 그리고 계단식으로 하면 덜 무너지고 쉬웠기 때문에 초기에 그렇게 시작했다고 한다. 들어가는 입구의 회랑처럼 생긴 곳은 미라도 만들고 제사도 지낸 곳이라 하는데 웅장하고 분위기가 있었다


못 말리는 이집션 할아버지들 사진 찍으려고 포즈 취하면 어느새 다가와서 같이 찍히고 돈 달라 하고 나 독사진 찍으려 하니 비켜라 하면 아예 자기 지팡이를 내 손에 쥐어주고 스카프를 목에 걸어주고 도망가고 나서는 또 소품값으로 돈 달라 한다 ㅎㅎ 얼굴을 보면 완전 사깃꾼은 아니고 귀여운 사기꾼 정도니 안 줄 수도 없다. 그러면서도 이집트 스몰머니는 실 타며 유로 없냐, 달러 없냐 하시니 어처구니가 없어 싫으심 관두라 하니 화를 내면서 와서 다시 도로 받아가신다 ㅋㅋ


어떤 사람들은 저런 호갱행위 스트레스로 짜증 난다 그러는데 나는 이런 건 오히려 대범하게 웃고 넘어간다. 수 천 년 전 파라오가문의 개망나니였을 지도 모를 그 사람이 지금은 이 앞에서 이렇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고 인생이 그런 거다 싶기 때문이다.

밤이면 숙소 옥상에서 피라미드 라이트 쇼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 그냥 신비다. 낮에 거대한 돌무덤?을 보며 나는 계속 피라미드의 비밀이 궁금하다 하니 함께 보던 친구가 If the stone could speak... 한다. 정말 돌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무슨 얘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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