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호텔주인도 친절하고 다 좋은데 조식포함이라 방에 커피포트가 없었다. 나는 카즈베기 산행 이후로 감기기운이 있어 따뜻한 물을 계속 마셔줘야 하는데 아침에 조금 보온병에 넣는 걸로는 부족했다. 그리고 계단이 위태로웠다. 유럽의 오래된 건물은 당연 엘리베이터가 없고 대부분 좁은 나선형 계단이다. 비록 장기여행자 보험을 들고 왔지만 혹여라도 아프거나 병원 갈 일은 없어야기에 나는 각별히 계단을 주의했다.
아침 먹고 부랴부랴 검색해서 그냥 되는대로 옮겼다. 다행히 볼트 택시앱이 있어 너무 좋다. 호텔 앞에 차가 와서 두 번째 호텔로 옮겨다 주고 가격흥정이 필요 없다. 그냥 찍히는 데로 등록한 카드로 자동결재되니 너무 편하다. 두 번째 숙소는 그야말로 고르고 자시고 할 거 없이 옮겼는데 와 보니 좋아서 그냥 4박에서 바로 4박 늘려 결국 8박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 커피폿이랑 주방이 있어 따뜻한 물 걱정 안 해도 되고 그리고 마당 있고 패밀리룸이라 넓다.
물가가 여기가 싼 지 잘 모르겠다. 외식하면 음료수포함 한 끼당 만원, 만오천 원은 되는데 동남아보다 싸단 소리는 과장이다. 물론 조지아도 시골로 가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기초 식료품이 싸다는 것과 레스토랑 팁까지 부여되는 밥값이 싸다는 건 다르다. 밥값이야말로 몇 첩 밥상에 국이랑 찌개등 우리나라만큼 싼 나라는 없다고 본다.
이 숙소는 조식이 안 되는 곳이라 어제 처음으로 마트에서 장을 봤다. 감기기운에 무조건 야채를 먹어야기에 양파, 감자, 오이 세 가지와 커피, 우유, 와인, 포도주스, 빵, 계란, 소시지와 그리고 킹칼리만두를 샀다. 토털 55라리였는데 우리 돈 x400이면 22000원 셈이다. 비싸지는 않지만 결코 싼 것도 아니다.
그런데 기분이 찝찝했던 것이 내가 야채가격을 모르니 담아 바로 계산대로 가져갔더니 좀 투박하게 생긴 조지아 아주머니가 계산대에서 젊은 애를 부른다. 뭐라고 귀속말로 하듯이 조지아말로 하고 나중에 하나씩 야채가격을 저 쪽에서 부르는데 손으로 적고 나중에 전산으로 쳐 넣는다. 그리고 마지막엔 영수증을 찢어 손으로 아예 뭉쳐버린다. 내가 영수증 달라하니 남은 부분을 준다.
뭐 좀 야채값을 올려 받았을 수도 있는 심증인데 기분이 안 좋았다. 이제 껐은 다 좋은 조지안 사람이었는데 이 아줌마는 인상부터 다르다. 그래서 유튜버에서 조지아 물가가 싸고 야채가격이 특별히 더 싸다고 하는 걸 보며 다시 그 생각이 떠올랐다.
새로 온 숙소에서 내가 추위를 타니 히터를 좀 켰으면 한다 하니 주인이 밤늦게 들러주었다. 낮에 체크 인 할 때는 딸이 와서 영어가 문제가 없었는데 저녁에 히터 켜 주러 오신 주인부부는 완전 노우 잉글리시다. 그래도 친절하게 이리저리 가르쳐주고 내가 침실만 켜면 된다 했는데도 욕실까지 다 가동되게 해 놓고 침실이 잘 되는지 한번 더 확인을 한다. 같이 온 남편은 와이프에게 볼멘소리로 뭐라 하는데 나는 알아들을 수 없고. 암튼 조지아남자들이 약간의 마초기질이 있다는데 그것은 역사적으로 너무 공격당하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처자식을 보호해야 하는 배경에서 그리 되었다 한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인데 어제저녁 주인아저씨 몇 가지 제스처가 그걸 확인시켜 준 거 같다.
암튼 맘씨 고운 주인아주머니 덕분에 낮에 내게 야채값 바가지 씌운듯한 마트 여직원의 안 좋은 인상이 상쇄되었다. 여행은 좋은 사람, 아닌 사람 두루 사람풍경을 보여주니 더 좋다. 그렇게 다양하게 체험해 가니 내 마음도 넓혀져 가고 좋은 것이다. 어제 나리칼라 요새 올라가서 뷰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은 뷰, 비전, 조망이 중요하다는 걸. 아래에 있을 땐 결코 모른다. 그런데 위에서 내려다보이면 다 보인다.
가까이 그 속에 있을 때는 잘 모른다. 그러나 멀리 떠나와 보면 더 잘 보인다.
레스토랑 광고가 재밌다~ 와인이란 친절한 한마디, 말로 부족하면 이리로 들어오시라~~
두 번째 숙소 거실, 주방, 침실, 욕실 다 따로로 너무 넓어 함께 못 온 가족생각이 절로 났다 ㅠㅜ
낡은 건물을 개조한 일층이어서 계단도 없고 개인세탁기도 있다.
트빌리시 시내 둥근 장식
도시 전망이 다 내려 보이는 곳에 엄청 큰 자전거
뷰도 볼 겸 쉴 겸 들린 카페
트빌리시 어디에서든 보이는 황금색 지붕의 성삼위일체성당, 비교적 현대에 지어진 건물이지만 아름답고 안에는 보석들, 금장식들도 많다.
조지아 정교회의 사제와 수사인 듯한 두 분 이야기하는 모습이 멋져서 뒤에서 도찰이다 ㅋㅋ
트빌리시 역사박물관의 이전 주방모습
선물가게에 주인이 마시다 만 커피와 빵, 그 앞의 소파가 저절로 앉고 싶어 지는 친근한 분위기다.
오래된 건물도 벽돌과 낡은 베란다의 색깔매치로 레트로 앤틱한 느낌이다.
시내 곳곳에 보이는 헌책 파는 곳, 책 읽는 국민은 건강하다.
쿠라강변의 멋진 조각녀 모습
조식이 제공되지 않아 직접 해 먹었다. 무조건 비타민, 그리고 외국에서 가장 간편 요리는 파스타다
연어나 생선이 있음 언제든 먹을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카차푸리라는 조지아식 얇은 빵과 주스, 그리고 감자, 양파, 가지를 넣고 내가 한 요리로 아침을 먹으니 든든했다
트빌리시는 우리나라처럼 대형마트에 잠식되지 않은 골목상권이 구석구석 아직도 살아있어 다행스럽고 보기도 좋았다.
깐지라는 술잔으로 건배하는 타마라 동상, 재밌다
프랭크 시나트라 명언으로 유명한 술집이 동상 바로 옆에 있다
타마라 동상 근처의 프랭크 시나트라 명언 ~~ 알코올은 남자의 원수일 지 모르나 성경은 네 원수를 사랑하라 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