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별 Mar 11. 2024

 내 안의 호랑이 길들이기

내 안의 화를 다스리는 법


베트남 선승이셨던 틱 낫한 스님의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스님은 이 년 전 돌아가셨지만 그분의 온화함과 다정한 가르침은 남았다.         

 

나 자신 두루 다방면으로 혈기 충천하던 사 오십 대 나는 이 책을 읽었다. 그 후 명상 흉내도 내 보면서 조금씩 내 안의 화를 다스려 나갔다.     


화는 내 안에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던 호랑이였다.     

그런데 그 호랑이는 위험하니 잡아가두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잘 다뤄야 한다. 

그것이 내 안의 호랑이 길들이기.     

 

우리는 배가 아플 때 ‘배야 난 네가 필요 없으니 꺼져 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배를 살살 쓰다듬으며 보살펴준다. 그 처럼 화가 났을 때도 배 쓰다듬듯 잠시 멈추어 심호흡을 하라. 그렇게 숨 들이마시고 내 쉬며 우선 나의 화를 진정시켜주면 된다.     






화도 에너지다. 

그러니 그 에너지를 무조건 꺼트리려 할 것이 아니라 잘 달래서 다른 방향으로, 즉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면 된다. 그러면 화는 되려 자유를 위한 출구가 될 수 있다.

    

스님은 그 방법으로

화의 씨앗 알아차리기–전념 - 전환 –자유 말씀하신다.


화를 잘 보살펴서 즉 호랑이 길들이기에 성공하면 우리는 그 전환된 에너지로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화의 씨앗(원인) 알아차리기를 위한 전념의 방법으로     

전념(mindfulness )이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

즉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이 전념 에너지는 수행에 아주 중요한 것이다.

전념 에너지는 앓고 있는 동생을 끌어안고 잘 보살펴주는 큰 형님이나 누님과 같은 것으로 그 동생이란 바로 우리의 화, 절망 또는 시기, 불안 질투등과 같은 것들이다.     



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혹은 걷기 명상을 하라.


그렇게 전념 에너지를 불러일으켜서 화를 보듬어주라.

십 분이나 이십 분이 지나면 화는 그 모습을 활짝 드러낼 것이고

그대는 화의 본질을 알게 된다. 



전념, 집중, 지혜     

전념을 수행하면 집중과 지혜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

심호흡으로 가라앉히고

15분~30분 동안 전념, 집중하라


  







스님이 설립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프랑스 수행처 자두 마을 Plum Village가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복잡한 호흡법이나 명상강의가 아니라 오직 전념, mindfulness를 통해 스스로 집중하게 한다. 마음 중심에서 고요 가운데 머물며 집중할 때 내면의 씨앗이 스스로 싹을 틔워 발화하게 된다.      


전념이란? 마음모음, 마음 챙김, 깨어있음 으로도 불린다.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정신적, 육체적 움직임과 변화를 조금도 놓치지않고 의식하는 것,  즉 "집중해서 알아차림"이다.           


숨을 들이마시니

나는 내가 숨을 들이마시고 있다는 것을 알고,

숨을 내 쉬니

나는 내가 숨을 내쉬고 있다는 것을 안다네          


~여기서 전념은 불교의 팔정도의 정념과도 같거나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나의 사십 대는 때로 열정과 화로 들끓던 시대였다. 그런 나에게 자신 안의 화를 멈춰서 지켜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를 토닥거리며 수용해 주기가 말처럼 쉽진 않았다. 흔히 화에 대해서는 그냥 꾹꾹 눌러 참거나 아님 폭발하거나 둘 중 하나가 아마도 가장 일반적인 대처방법일 다.  


그런데 누르고 참으면 화병, 스트레스로 만병의 근원이 된다. 그리고 폭발시키면 주위에 상처를 주게 될 것이고 후폭풍이나 나중 사과하고 수습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니 그렇게 하지 말고 마치 압력 밥솥의 압을 조금씩 빼주듯 하면 된다. 호흡 몇 번으로 치밀어 오르는 나의 화를 슬로 다운하며 봐주라. 그러면 그 안에 씨앗도 보이고 이해, 수용되면서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몇 번으로 되지 않겠지만 그간 이런 방식으로 해 오다 보니 정말 더 이상 화는 안 내게 되었다. 화 날 상황은 여전하지만 내가 변한 것이다.    

  

최근 유리잔이나 반찬그릇을 깬 적이 있다. 유리 파편도 치울 때 짜증스럽고 특히 빨간 국물이 틴 김치그릇도 그러했다. 

하지만 귀찮고 번거로워 짜증이 좀 날 뿐이지 예전처럼 치밀어 오르는 화는 나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든 다른 일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내 안의 호랑이 길 들이기 생각보다 단순하다.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고 해 보면 된다.      







PS


참고로 팔정도 八正道 는  불교에서 열반에 이르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여덟 가지 덕목이다.

          

1. 정견(正見 Right Understanding)     

 2. 정사(正思 Right Thought)     

3. 정어(正語 Right Speech)     

4. 정업(正業 Right Action)     

5. 정명(正命 Right Life)     

6. 정정진(正精進 Right Effort)     

7. 정념(正念 Right Mindfulness)     

8. 정정(正定 Right Concentration)이다.          


이 여덟 가지 덕목을 꼭 순서대로 수행하는 것은 아니나 거의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경험상 단계별로 순환하며 돌아가는 것 같다.






☆ 김별 작가의 연재 브런치북


 월~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     

화, 토 ~ 지구별 여행기     

수, 금 ~하늘바람시와 별의 노래

목~ 마이 버킷리스트

토, 일~ 마이 브런치 다이어리

일~ 짧은 글속 깊은 우물     



이전 11화 신과 나눈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