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봄!!!
봄에 태어난 나
해마다 봄꽃이 피면
이 꽃을 몇 번이나 더 볼까?
생각하며 봄꽃향을 들이마신다
봄이 올 때마다 신기하다
바스락 거리던 가을과
긴 겨울을 지나며 잊었던 봄인데
어느새 어김없이 다시 찾아오다니
치매노인처럼
깜빡 잊었던 봄을 맞으며
정신이 화들짝 깨어난다
씨앗 눈이 트이면
내 마음의 눈도 트이는지
봄꽃이 몽우리 열고
팡팡 팝콘처럼 터지니
내 눈도 뜨여
봄꽃 핀 봄날에
새롭게 세상을 보게 된다.
씨앗 속에
꽃들이 숨어있었음을
꽃 한 송이에
온 우주가
담겨 있음을 본다
씨앗 속에 숨어있던 꽃잎과 향기
생명의 신비가 열리고
꽃핌이 사랑의 절정이었음을
알게 되니 가슴이 뛴다
겨울 두꺼운 외투 안에
갇혔던 내 가슴 콩콩 뛰니
여린 순이 어둠 속 땅을 뚫고 나오듯
나도 어둠 속에서 깨어나 눈을 뜬다
봄이 좋아 봄에 태어났으니
늘 봄처럼 살다 가련다
봄처럼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
돌돌돌 시냇물 소리처럼 명랑한 사람
봄순처럼 여린 생명의 사람으로 살다 가련다
봄이 올 때마다 더 봄으로써
온갖 봄꽃들이 피어나는 순간
세상을 보는 내 눈도 더 열려서
내내 봄처럼 보면서 살아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