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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Jul 26. 2023

종합건강검진 후 대장에 혹이?

게을러서 안 하던 걸 그래도 하고 지나가야 한다며

23년 7월 25일


그 동안 게을러서 안 하던 종합 건강검진을 그래도 하고 지나가야 한다는 남편 말에 하기로 했다.


전날 오후부터 금식하고 물을 한껏 마시며 장 비우기... 물 고문 말은 들어도 억지로 물 마시기가 정말 쉽지 않다. 나중엔 물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고 속이 함께 먹는 알약이랑 더부룩해서  화장실 변기 앉는 것도 수 십 번하고 나니 진이 빠진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다시 물과 알약을 먹고 8시까지 병원 가서 이것저것 마지막으로 수면 내시경까지 하고 일어나니 남편이 보호자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며칠 전 남편이 건강검진 할 때는 잘 갔다 오라 현관에서 인사만 하고 나는 집에 편히 그냥 있었는데 내가 검사하는 날은 따라 와 준 남편이 고맙다.


내시경 결과를 보러 남편이랑 들어가니 의사가 대장에 용종이 아니라 혹이 제법 크다며 찍은 걸 보여준다.

당시 의사말로는 4센티라는데 뭉치가 한쪽은 헐어서 훼손된 상태라 의사 왈 조직검사 하려고 떼어 놓았다 한다.

아직 뭔지는 정확히 몰라도 좋은 것이 아님은 분명하니 건강에 원래 예민한 남편은 말은 안 하나 표정에서 읽힌다. 나는 수면 내시경 잠에서 덜 깬 거 마냥 덤덤히 안 좋으면 수술해서 떼 내면 되지하고 집에 와서 다시 푹 잤다.


남편이 깨워 사 온 죽을 맛있게 먹고 남편이 보던 대장에 좋은 음식 유튜브를 돌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본다. 우리 집 선호채널이 남편은 몸에 좋은  건강 관련이요 난 우주니 양자니 이런 과학이나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어차피 사람은 '무아'다. 나라 지칭할 그 무엇이 없이 왔다가는 삶일진대 할 일을 하고 가는 게 중요하지  불로불사를 원하고 조금이라도 연장하려 매달리는 거 자체가 허망한 것처럼 여겨진다.



 


불자 이면서 물리학 교수인 분의 표현으로 말하면 원자는 영원하나 그 원자들이 결합한 우리 몸뚱이가 나도 아니요 우리는 잠시 이생에서 원자들로 결합한 몸뚱아리를 가지고 나란 정체성으로 살다가 다시 헤쳐 모여하며 또 다른 생으로 왔다가 다시 오가면서 우주에서는 원자로 떠도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참고로 우리 몸은 60~100조 개의 세포로 이뤄져서 세포 한 개 당 100 억 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원자 하나에서 일어나는 양자들의 세계, 그곳에서 전자가 마구 움직이는 이런 활성화된 체계가 우리 몸이다.

생명과 무 생명의 차이는 생명은 잠시도 그냥 있지 않다는 것, 그래서 불교에서는 무상이라 하나 나는 그걸 진화라 부른다. 일일 일생 하면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란 의미로.

어제와 오늘이 같아 보이는 나뭇잎들도 순간순간 광합성 작용으로 바뀌는데 단지 우리가 못 알아차릴 뿐인 거 처럼 우리 몸 속 세포의 생장소멸도 마찬가지 일거다.

몸 속 세포가 자라듯  우리 의식이 매일 조금씩 더 확장되고 깊어가면서 진화하는 것이 나는 인생의 의미라 본다.


생로병사는 동. 식물계 모든 생명을 가진 것의 자연법칙이다. 거기서 유독 고등 동물인 인간은 진시황처럼 불로불사를 원해서 한번 몸부림해보고 죽는 것일 게다.

종합 검진하면서 몸뚱이가 내게 나라는 정체성에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일까 하다가...

정말 내 몸 속에 안 좋은 일이 생겼다면...이제껏 나의 몸/마음 돌보기가 3대 7이었다면 이제 7대 3으로 바꾸어서 더 잘 돌보되...그래도 마지막엔 마음 돌보기를 5대 95 비율로 마무리하고 가자~가 건강검진 후  자기 전에 든  생각이다.


어차피 우주에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 에너지가  5대 95인 것처럼

몸은 소중히 돌보되 보이지 않는 정신 의식이 더 중요한 거 아닐까라 라며....

사람도 소 우주라는데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나? 우주와 비교해 보면 보이는 물질인 우주 5% 중에서도 제대로 아는 것은 0.1%에 불과하다니 어쩌면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보이는 사람의 표면 의식으로 드러나는 사고 체계가 5%라면 보이지 않는 나머지 95%의 무의식, 잠재의식에 비하면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니 말이다.



적어둔 글을 다시 보니 어떤 분들은 이런 글에 의아해? 할 수도 있겠다싶다.

무슨 암인 듯  이야기를 하다가 맥락과 상관없이 우주 원자등 헛소리냐고.

나도 그런 나를 때론 이해불가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런 죽음과 사후세계, 우주속의 먼지같은 나, 이런 생각, 사유들은 늘 내 안에 있어 둥둥 떠 다니며 자전하고 공전하는 것들이라 그냥 일어나는대로 가감없이 적어본 글이다.


암이든 아니든 남편이 집에 와서 당장 대장암에 좋은 음식을 검색하고 부산을 뜨니 나는 나대로 그냥 반대편으로 가라앉아서 떠오르는데로 생각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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