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로스와 미코노스는 크루즈 여행이 아니면 가기 힘든 곳이다.
델로스는 아폴로의 탄생지로 알려져 있고, 델로스 동맹으로도 유명하다.
아침에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거센 바람에 물결이 일렁이니 늘 파랗던 바다가 온통 하얀 포말로 점점이 가득 덮였다.
‘아, 이런 날 어떻게 나가나?’ 하면서도 투어 예약을 이미 해버렸기에 할 수 없이 나섰다.
작은 배를 타고 섬까지 가는데 괜찮은가 싶더니 배가 심하게 흔들리는데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가서 델로스에 내려 가이드를 따라 세찬 바람을 맞으며 걸었다.
보이는 건 돌무더기에 돌담이요 가끔씩 기둥이 있다. 언덕까지 오르려니 바람에 날려갈 것 같다.
그래도 가이드 라일라는 열심히 지도와 자료를 손에 들고 설명을 하는데 역시 프로정신인가 싶었다.
여기가 방이요, 호텔이요, 신전이며 무엇 하던 공간이라고 말해주는데 온갖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그 장면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신들의 노함인지, 폭풍의 언덕 같은 델로스 투어는 정신없이 끝나고, 다소 지친 상태로 다시 미코노스로 가기 위해 배를 탔다.
여전히 바람은 거세서 아예 눈을 감고 앞의 테이블에 엎드리니 직원이 와서 나를 부축해서 밖으로 나왔다.
두꺼운 종이봉투 하나를 쥐어 주는데 혹 너무 불편하면 거기 다 토하라는 것 같았다.
바깥 데크에는 나 같은 사람 몇몇이 나와 있었다. 바람 때문에 추운 것도 잊고뱃멀미가 이런 거였구나 체험하며 아무 생각 없이 한동안 망연자실 해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뒤 미코노스에 도착했다.
내려서 그냥 쉬려다 또 어찌어찌 사람들을 따라 걸으니 걸을 만했다.
일단은 미코노스가 아늑하고 예뻐서, 델로스의 돌무더기 바람언덕을 빼고 진작 이곳부터 왔으면 고생이 덜했겠다 싶었다. 그렇게 미코노스를 한 바퀴 돌고 나니 정신이 들어 이리저리 다니다 바람도 파도도 가라앉아 무사히 웃으며 돌아왔다.
뱃멀미와 미친 광풍만 아니었더라면 신화와 신전의 성지인 델로스를 좀 더 음미하며 차근히 둘러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신들의 노함인 지 질투인 지 암튼 거센 파도와 바람을 맞으며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섬 투어가 되었다.
결국 여행에서 가져가는 건 죽을 때 까지
Unforgettable Memory그 하나 아니던가 ㅍㅎㅎㅎ 하며 웃는다
▶ 하얀 교회 건물의 빨간 문이 이채롭다.
▶ 바닥 가운데 디오니소스의 모자이크가있어 ‘디오니소스의 집’이란 이름이 붙었다.
▶ 클레오파트라의 집
그리스풍 드레스 나랑은 안 어울려서 눈으로만 감상했다
그 멀미를 겪고도 다시 살아났다~~돌무더기 유적들~~같은 배의 일행들
이 돌들이 다 말할 수 있다면 무슨 이야기를 전해줄까나~! 고요하기만 하던 지중해가 성난 하루~~물결이 거칠다 ~~바다가 들끓는 듯
헤르메스에게 바친 둥근 대리석 기념비 미코토스 주민들 사진 / 그리스국기 정교회 앞 / 꽃과 블루가 어울리는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