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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Aug 12. 2023

절벽 위에 눈부시게 빛나는 산토리니

빛으로 씻긴 하얀 섬

누군가 이곳을 ‘빛에 씻긴 하얀 섬’이라 했다. 마치 그리스의 대명사처럼, 섬을 뒤덮은 눈부신 하얀 건물들 사이에 드문드문 파란 돔지붕이 보이는 사진으로 유명한 섬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그 섬에 정박해 있었다. 절벽 같은 산 위에 하얀 건물들이 가늘게 줄지어 있는 모습이 마치 산 위에 쌓인 눈처럼 보였다.

▶ 마치 도시가 절벽 산 위에 쌓인 눈처럼 보인다.


배에서 내려 산토리니의 다이아몬드라는 이아마을을 방문했다.

사진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미로 같은 하얀 길을 따라 걸어가면 동화에 나올 법한 상점과 가게들이 즐비했다. 좁은 비탈길 옆 카페에서 바다를 보며 카푸치노를 마셨다.


그리스의 대문호 카잔차키스는 그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죽기 전에 에게해를 여행할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복이 있다”라고 했다는데 에게해는 문명의 요람이라 현대인들에게도 꿈과 무의식의 자양분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천 년 전 화산 폭발로 지금의 칼데라호의 바다가 형성되어 둥글었던 섬 안이 바닷물로 채워져 초승달처럼 변했다 한다. 그 덕분에 하얀 조개처럼 화산섬 절벽 위로 다닥다닥 건물들이 붙어 있고, 이런 모습을 보려고 이아마을과 섬의 또 다른 마을 피라에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지나가는데 공기가 후끈해서 쳐다보니 한 가게에서 불을 피워놓고 여행객들에게 팔려고 싱싱한 생선을 굽고 있다. 하얀 건물 탓인지 바다는 더 파랗게 보이고, 진열된 상품조차도 온통 흰색과 파란색으로 시원한 가게 순례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미로 같은 좁은골목을 거니는 나는 영락없이 요정이 된 기분이었다.


햇빛이 강렬한 그리스에서는 예전부터 열을 차단하기 위해 흰색으로 집을 지었다. 그래서 국기에도 섬의 하얀색과 바다의 파란색이 들어가 있다. 하얀 섬에 진한 분홍꽃 부겐빌레아가 피어 있으니 더욱 화사하다. 색깔의 조화가 이렇게 선명하면서도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걸 이곳에 와서 더 확실하게 느꼈다.


그리스의 수많은 섬 중 키클라데스 제도의 산토리니와 미코노스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곳이다. 동화 속 같이 아름다운 섬으로 신혼 여행을 오는 커플들도 많다. 게다가 와인 천국이다.


산토리니에서는 짧은 워킹투어를 신청했는데, 가이드가 정말 효율적으로 진행해 가성비 최고였다. 가이드 알렉스는 버스에서 잠시 속사포처럼 섬 이야기를 쏟아낸 다음, 내려선 잽싸게 몇 줄 안내해주고 자유시간을 줬다.


마지막으로 이 아름다운 섬에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는 신비를 더해주는 매혹적인 요소다. 그리스인들은 오래전 화산 폭발로 형성된 산토리니를 전설 속에 사라진 ‘아틀란티스’로 믿고 있다. 나 역시 아틀란티스야말로 거의 1만 년 전 인류 역사를 설명해주는 단초로 본다. 어쩌면 그래서 그리스의 크레타도 미코노스도 산토리니도 문명의 요람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지구 역사 45억 년에 인류 역사가 겨우 1만 년이라니!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사라진 고대 문명을 믿는 내게
아틀란티스 이슈는 여전히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다.

▶ 화산섬 절벽 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하얀 건물들

▶ 사진을 찍으려 하자 팔을 번쩍 들고 포즈를 취해준 그리스 전사 복장의 칼 찬 아저씨


▶ 펄럭이는 그리스 국기와 그리스 정교회


블루블루블루~~~~정박해있는 크루즈선을 보며 / 산토리니 가이드 알렉스 / 산토리니 시그니쳐 블루돔

복잡한 그리스 해안선과 산토리니 미코노스 섬 / 부겐벨리아꽃이랑 어울리는 블루

아름다운 해안절벽과 과일파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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