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건강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
내 건강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암 진단을 받은 뒤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하나씩 차근히 생각했다. 전쟁터에 나가려면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듯, 이기기 위해서는 무기와 그 사용법부터 알아야 했다.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도구였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 속에서도 나름대로 이성적이고 침착했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걸 보면, 그 단단함은 결국 공부에서 나왔던 것 같다. 암에 대해 알아갈수록 내 선택은 또렷해졌고, 그만큼 주도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다.
가장 먼저, 빅5 병원 중 두 곳을 골라 대장항문외과 의료진을 검색했다. 각 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의료진의 프로필과 경력을 꼼꼼히 살펴보았고, 그중에서 신뢰 가는 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예약했다.(앞서 병원과 의료진 선택에 대한 글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유튜브에서 암 관련 영상을 검색했고, 수많은 영상들 가운데 오래 머물게 되는 채널을 중심으로 골라 보았다. 마음에 와닿는 내용은 틈틈이 메모를 했고 그 정보들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모든 선택과 책임이 결국 환자 본인에게 있다는 현실에 잘 적응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공부는 절실했다.
무엇을 선택할지, 어디에 기준을 둘지 결정하려면 나만의 판단 기준이 필요했다. 그 기준은 공부를 통해 조금씩 생겨났다. 여러 채널을 둘러보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야기와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것들 속에서 하나씩 핵심을 걸러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갔다.
치료는 당연히 현대의학으로. 그리고 회복과 관리, 재발 방지를 위한 일상은 결국 내 몫이라는 것도 여러 번 확인하게 되었다. 필요하다면 암 요양병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단순하지만 중요한 원칙을 마음에 세우고 나서야 비로소 전쟁터로 나아갈 수 있었다. 암과의 전쟁에 함께 해줄 수 있는 지원군은 생각보다 많았고 그 사실이 내게는 큰 희망이 되었다.
*내가 경험한 암 공부의 필요성과 의미
-암 공부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데 그치지 않는다.
의료진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고 진료 시간을 더 알차게 활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표준치료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선행되면 나에게 필요한 질문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고, 치료 방향도 능동적으로 잡아갈 수 있다.
-삶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듯이 건강의 주도권도 나에게 있다. 공부를 통해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로 그 선택들은 치료와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
-표준치료의 부작용이나 재발과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내가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음식과 운동, 수면, 마음 관리와 스트레스 조절, 영양제 선택 등은 내 몫이었다. 이런 실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도 근거 있는 정보를 찾아 공부하는 일은 필수였다.
-처음에는 막막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암 공부를 지속하다보니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질 좋은 정보를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그 힘은 불필요한 혼란과 불안을 줄여주었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암 공부는 주로 책과 유튜브를 통해 했다.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했고, 반복해서 참고하고 싶은 책은 직접 구입해 읽었다. 책은 기본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 덕분에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높아 암에 대한 기초 체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집중이 잘 되고, 직접 기록하고 메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이책은 여전히 나에게 가장 편안한 공부 도구였다.
유튜브는 시각적 자료와 함께 말로 쉽게 설명해주는 점이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최신 정보와 다양한 관점을 담은 채널들을 통해 틈틈이 공부할 수 있었고, 특히 실제 사례나 실천에 관한 이야기들은 나에게 더 큰 현실감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책과 영상, 기록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가며나만의 기준이 조금씩 세워졌고, 이제는 그 기준이 일상을 이끌어주는 힘이 되고 있다.
아래는 암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도 오늘을 맑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던 책과 유튜브 채널들이다.
-참고한 책-
•대사치료 암을 굵겨 죽이다- 나샤 윈터스.제스 히긴스 켈리 지음
•암의 스위치를 꺼라- 레이먼드 프랜시스 지음
•기능의학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의학박사 김덕수 지음(유튜브 닥터덕)
•환자 혁명- 조한경 지음
•대장암 명의 김남규 교수와 베스트 대장암팀의 대장암 완치 설명서- 김남규 지음
•암 환자는 암으로 죽지 않는다- 최일봉 지음
•닥터덕의 세포 리셋- 김덕수 지음
•암 치료의 정석- 이병욱 지음
•암 걸리고도 잘사는 법- 최일봉 지음
•암,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 건강한 삶&아름다운 죽음- 이민영 지음
•대장암 100문 100답:최고 전문의들의 최신 치료 가이드- 국립암센터
•암 가족치유: 항암 치유 전문가, 박남수 박사가 들려주는 암의 진짜 이야기- 박남수 지음
•암 치료후, 건강관리 가이드- 서울대학교암병원
•암, 음식으로 고친다: 암 환자 가족을 위한 필독서- 장혜주
•(지금 있는) 암이 사라지는 식사- 와타요 다카호
•(수술도 없이 약물도 없이) 사라진 암- 한병도 지음
•암의 역습: 의사를 만나기 전 알아야 할 암 치료의 진실- 곤도 마코토 지음
•감정 때문에 마음이 시끄러운 나에게: 내면의 힘을 탄탄하게 만드는 감정 공부- 김연희 지음
•탄수화물의 경고- 에베 코지 지음
•식탁 위에 숨겨진 항암식품 54가지- 나가키와 유조 교수 지음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윌리엄 리 지음
•육식혁명 카니보어- 이소미 김근형 지음
•심플 키토 라이프: 입문자를 위한 가장 완벽한 저탄고지 사용 설명서- 황연수 지음
•염증 해방- 정라레 지음
•서재걸의 해독주스- 서재걸 지음
•(기적의 요리사가 알려주는) 암으로 죽지 않는 식사- 가미오 데쓰오 지음
•암을 이기는 최고의 식사법- 어메이징푸드
•식탁 위 건강오름- 김한열 지음
•당신이 몰랐던 암 치료법: 암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대체 항암 요법들- Dr Mark Stengler
•내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는 법: 화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평온함을 지키는 심리기술- 데이비드 리버만
-유튜브 채널-
•암에 미친 메디람(암 공부의 입문 단계에서 만난 첫 채널. 기초적인 의학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줘서 암이라는 세계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tv
•닥터덕 Dr.Duk
•닥터조의 건강이야기
•닥터쓰리-한미일의사의 쉬운 의학
•Mr. Physio 호주물리치료사
•염창환 의학박사 TV
•김자영의 미토TV
•암정복 TV
•의학채널 비온뒤
•닥터지노의 병원탈출 with 기능의학
•내과의사 사이먼
•닥터 까막눈
•닥터딩요
•기능의학의사 김원장
•KBDCA 한국혈액암협회
•암병원 의사들(암오케이)
•이병욱 암박사 TV
•박민수박사
•오상신경외과의원
•정세연의 라이프연구소
•이계호교수의 보통하루
•위장튼튼 한의사 김상태
•우리 모두 튼튼
•부부한의사
•김소형채널H
•암 찾는 의사 이원경
•파인힐병원-김진목TV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JUNTV
•이재성 박사의 식탁보감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김주환의 내면소통
•남인숙 작가의 어른성장학교
•책읽는 자작나무
•책한민국
•달수네라이브
•미래채널MyF
•위라클 WERACLE
•정선근 TV
기능의학이나 통합암의학에서는 암의 주요 에너지원이 당이라는 설명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래서 암환자라면 당뇨 환자가 아니더라도 혈당 관리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런 이유로 간과 췌장을 쉬게 해주자는 기준을 세우고 규칙적인 식사 외에 간식을 먹지 않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건강 관리 - 음식 편에서 자세히 나눈 적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의사 선생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무간식 세 끼 식사법’이라는 영상을 보게 됐다. 익숙한 내용이었지만 그 안에 내가 선택해온 방향과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영상 속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까지의 내 방식을 뒷받침해주는 것 같았다. 잘하고 있다고 그 방향이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빠르게 메모했고, 마음에도 꾹꾹 눌러 담았다.
이럴 때마다 새삼 느끼게 된다. 공부는 내 선택을 지지해주는 든든한 근거가 되어준다는 것과 그 근거 덕분에 내 선택을 믿고 조금 더 단단히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을.
공부는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조금만 게을리하면 금세 잊혀져서 다시 확인해야 했다. 그렇게 지난 1년 반 동안 내 유튜브 알고리즘은 ‘암’이라는 키워드로 가득 찼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구입해 읽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영상은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책은 내용을 깊이 있게 정리하고 내 방식으로 소화하는 데 유용했다. 암 공부는 점점 일상 속에서 습관이 되었고 지금은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라 얼마나 흔들림 없이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는가, 그것이 결국 내 삶을 만들어간다. 내 삶을 책임진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그 길 위에서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조금씩 더 단단한 내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도 그렇게 건강의 주도권을 손에 꼭 잡고 살아가고 있다.
*참고한 책과 유튜브 채널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상황과 관점에 맞춰 선택한 것들이다. 광고나 홍보와는 무관하다. 누군가는 참고하고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