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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 2: 뉴 럭셔리 | NEW LUXURY

현대 비스포크 패션 시스템 구축하기

by 다다정



Luxury’는 원래 라틴어 luxuria에서 유래해 ‘과잉’, ‘사치’를 의미한다.

현대에 들어 이 개념은 엘리트 중심, 과도한 생산과 소비, 스타 디자이너 중심의 서구 패션 시스템과 결합되어 왔다.


오늘날 패션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며, 매년 약 1000억 벌의 옷이 생산되고 이 중 상당수가 몇 번의 착용 후 폐기된다.

빠른 소비를 전제로 한 이 구조는 저임금 노동 착취, 자원 고갈, 대규모 폐기물 문제를 동시에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럭셔리’를 상상할 수 있을까?




Unit 2 Meso Project - 크리에이티브 저널 일부 @da.dajeong


패션 이론가 *José Teunissen은 『Rethinking Fashion Globalization』(2023)의 논문 〈State of Fashion: Searching for the New Luxury〉에서, 기존의 소비 중심적이고 배타적인 럭셔리 개념을 해체하고, 지속 가능하고 책임 있는 패션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그녀가 큐레이팅한 2018년 State of Fashion 전시에서도 이러한 관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José Teunissen은 현재 런던예술대학교(UAL) 교수이자 전 Arnhem Mode Biennale와 State of Fashion 전시의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모인 실무자와 연구가들이 참여한 그 전시는 지속 가능성, 포용성, 탈식민주의적 시선을 통해 ‘패션의 전환’을 상상하는 실험장이었다.






새로운 기준을 세우다: 뉴 럭셔리(New Luxury)






Unit 2 Meso Project - 크리에이티브 저널 일부 @da.dajeong





Imagination, Agency, Essential, Tech, Care, Reuse, Fairness, No Waste

상상력, 주체성, 본질, 기술, 돌봄, 재사용, 공정성, 제로 웨이스트

IS THE NEW LUXURY
가 새로운 럭셔리이다.


위는 New Luxury 전시회에서 만들어진 Manifesto(선언문)이다.

유한한 자원을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자원을 이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던 시기였기에

이 선언문은 나의 지향점과 깊게 닿아 있었다.


뉴 럭셔리는 단순히 ‘새로운 사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왜 옷을 사야 하는가? 무엇이 진정한 가치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가나의 비스포크 문화에서 배운 것



나는 뉴 럭셔리를 위한 메니페스토를 가나의 비스포크 문화와 융합시켰다.


가나의 비스포크 패션 시스템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패션 포스터‘를 상호작용하는 툴로 사용하여,

공동 창작(Co-Design)응 통하여 맞춤복을 제작한다.



Unit 2 Meso Project - 크리에이티브 저널 일부 @da.dajeong


이들은 옷을 단순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관계를 입히는 실천을 하고 있었다.

이 방식은 New Luxury의 선언문과 닮아 있었다.


디자이너는 Agency를 갖고,
정말 ‘필요한’(Essential) 옷을 만들며,
그 과정은 더 공정하고(Fairness),
기성복보다 Waste 적은 방식이었다.

특별한 직물보다, 섬세한 Care로 완성된 맞춤복.


이 방식은 삶의 조건, 사회적 맥락, 정체성까지 섬세하게 담아내는 실천이다.


가나의 비스포크 문화는 나에게 단순한 사례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제작 구조’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하는 감각적 기준이 되었다.


나는 Tech, Reuse, No Waste 그리고 Imagination을 더하여

뉴 럭셔리 메니페스토를 나의 방식대로 실현시키고 싶었다.





메소 (MESO) 프로젝트의 방향



‘Meso’는 미시와 거시 사이,
시스템과 개인의 경계에서 생겨나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따라간다:

- 우리는 정말로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어야 할까?

-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새롭고 의미 있는 것을 만들 수는 없을까?

- 기술은 사람을 위한 도구로서 어떻게 작동해야 할까?


이 질문들에 대한 응답으로, ‘New Luxury: Modern Bespoke’라는 제안을 담은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대 - 기술을 현대 비스포크 패션을 위한 도구(tool)로서


Unit 2 Meso Project - 크리에이티브 저널 일부 @da.dajeong


오늘날 우리는 3D 스캐너, 가상 샘플링 툴,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등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렇기에 디지털 기술이 기반이 아닌 ‘도구’로, 그 안에 인간적 상호작용을 녹여내는 방식을 실험하고자 했다.



Unit 2 Meso Project - 크리에이티브 저널 일부 @da.dajeong




현대의 우리가 가진 디지털 기술력을 바탕으로,

José Teunissen의 뉴 럭셔리 철학과 가나의 비스포크 제작 방식을 결합한 새로운 맞춤 시스템을 설계했다.

어떤 옷이 ‘사치’가 아닌 ‘가치’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질문을 던지며, 옷의 의미를 재정의했다.


‘비싸서 귀한 옷’이 아니라, 의미 있어서 귀한 옷.

옷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가 입으며, 어떤 세계관을 반영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제안하는 과정이었다.


착용자(wearer)는 가상의 디자인 포스터에서 옷을 선택하고,

디자이너는 착용자와 공동창작(Co-Design) 방식으로 옷을 완성한다.

Co-Design은 단순히 디자인을 함께 정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를 쌓고 서로를 케어하는 관계의 과정이다.


이 옷은 디지털 환경에서 설계되지만, 현실에서는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실재의 옷으로 구현된다.

즉 New Luxury: Modern Bespoke 시스템에서 기술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돕는 도구로,

실재 자원 낭비를 줄이면서, 한 사람만을 위한 의미 있는 옷을 만들 수 있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모든 옷은 사용되지 않고 버려질 운명이었던 섬유 자원,

특히 소비 전 폐기 섬유물 (pre-consumer textile waste)를 활용하여 제작된다.


그렇게 탄생한 옷은 개인의 니즈를 섬세하게 반영하고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낸 유의미한 협업의 결과로

동시에 지속가능한 패션의 동참하는 경험이 된다.


즉 기존의 ‘구매’와 다른 새로운 럭셔리 경험하는 것이다.





‘새로운 럭셔리’


Unit 2 Meso Project - 크리에이티브 저널 일부 @da.dajeong



MESO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럭셔리’의 개념 자체를 다시 정의하고자 했다.


그것은 과잉의 미학이 아니라 절제의 윤리,

비싼 소재가 아니라 공정한 과정,

브랜드의 상징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에 대한 존중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비스포크 패션의 현대화가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적절하게 활용하고,

인간과 지구의 관계 속에서 보다 책임 있는 제작 방식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하나의 제안이다.


이 시스템은 의복을 매개로 지속 가능한 실천을 가능케 하며,

동시에 더 나은 사회적 상상력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질적 모델로 기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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