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조용히 스며든다
감나무 끝 잎사귀 하나가 바람에 흩날릴 때
나는 이제야 계절의 발걸음을 알아챈다
귤잎 차 한 잔을 들고 평상에 앉는다
찻잔 속에 머문 달빛,
그 고요가 내 마음을 감싼다
차 한 잔에 달이 뜬다
작은 잔에 비친 빛은
어쩌면 내 마음의 거울일 것이다
가을의 달은 화려하지 않고
강렬하지도 않다
그러나 오래도록 남아
보이지 않는 힘이 된다
인생도 그와 같으리
불꽃 같은 시절을 지나
무거운 날들을 건너면,
마침내 고요한 빛이 찾아온다
오늘, 찻잔 속 달이 속삭인다
멈추어 서도 괜찮다고
너의 삶은 이미 빛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