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만난 부부
5월 8일 오후 11시 14분
한국 시간으로 5월 9일 새벽 6시 14분
베를린 역에 도착해서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긴장이 탁 풀렸다~!
"언니~"
혜진이의 자체 효과음 소리와 함께 등장했다가
반가운만큼 빠른 속도로
바람처럼 사라진 나~!ㅋㅋㅋㅋㅋ
영상을 계속 찍은 줄 알았는데 끊겼단다~
어쩌면 내가 혜진이한테 전화를 하는 바람에
영상 촬영이 끊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이 영상 자체만으로
그날의 그 순간이 새록새록하다.
활짝 웃으며 뛰어오던 혜진이도 생각나고
내가 베를린 땅을 밟던 찰나도 떠오르니 말이다.
아... 나도 혜진이를 만난 순간을
핸드폰으로 찍으면서 뛰어가려고 했는데...
평소 같으면 열혈 모드로 찍고도 남았을 나였지만,
다리가 풀렸고,
짐을 내리느라 핸드폰을 찍을 수가 없었다.
내 시선으로 본 혜진이와 베를린의 첫 인상을
영상으로 담지 못한 게 조금 많이 아쉽다.
‘가방 어깨끈에라도 카메라를 달아둘 걸 그랬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이날은 혜진이의 남편을 처음 만나는 날이기도 했다.
베를린에 도착 시각이 늦어지다 보니
남편과 함께 마중 나온다고 했는데,
제일 초췌하고 피곤해진 모습으로 만나려니 미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로만 들었던 혜진이의 남편을
직접 얼굴을 보고 만날 생각을 하니 기대됐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본 혜진이 남편은
'리더형'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듬직한 사람이었다.
주관이 뚜렷해 보였고, 신념과 철학도 확고해보였다.
대화를 해보니 많은 사람과 있어도
리드를 잘 할 것 같았고,
타협도 하지만
그 보다는 설득에 더 능할 것 같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웃을 땐, 해맑은 구석도 있어서
그제야 '아! 동생이었지~' 싶었다.
일 끝나고 와서 피곤할텐데
아내의 지인이 왔다고 잘 챙겨주고
다양한 주제로 대화도 많이 나누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이 사람은, 사람을 대할 때 열정적으로 에너지를 쏟는구나'
혼자만의 시간도 꼭 필요한 사람이겠다 싶었다.
충전이 필요할테니 말이다.
혜진이와 남편이 왜 잘 어울리는지도 느껴졌다.
다른 얘기지만,
어딜 가도 일을 잘 할 것처럼 느껴지는 두 사람이었다.
탐나는 인재상이라고 할까?^^
우리는 베를린 중앙역에서
간단하게 허기를 해결하고 이동하기로 했다.
(*중앙역 야식 이야기는 추후 이어집니다)
두 사람이 사는 곳은
베를린에서 기차를 타고
약 30분 정도 떨어진 '포츠담'이란 곳인데
우리나라로 예를 들자면,
서울에서 약 30분 떨어진 근교였다.
가까운 경기도쯤이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그렇게 생각을 하니,
이 늦은 시각에 기차를 타고
'30분이나' 나온 게 되었고 더 고맙고 미안했다.
포츠담으로 이동하는 동안
우리의 대화 주제는 '영어 vs 한국어'였는데,
와~ 이 주제로 이렇게 열띤 대화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왜 '영어 vs 한국어'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쩌다 보니 나와 혜진이는 '한국어'의 장점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고
지용이는 '영어'의 장점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어디서도 나누어보지 못 했던 이야기라서 신선했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싶어서 재밌었다.
열띤 토론(?) 끝에 포츠담 중앙역에 도착했다.
와... 새벽 1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각이다.
2025년 5월 8일은 그야말로 이동만 하는 날이었구나~
내가 묵을 숙소는 혜진이가 추천해준 곳인데
오픈한지 얼마 안 된 호텔이었다.
역에서 걸어서 가기 가깝고
혜진이네 집과도 멀지 않은 곳이며
8박 9일 동안 머무르기에도 딱 좋은 규모였다.
두 사람은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방의 컨디션까지 확인한 후에야
안심하고 집으로 향했다.
다음날 들은 이야기인데,
집으로 가는 트램이 없어서 걸어갔다고 한다.
트램을 타면 금방이지만,
걸어서는 꽤 가야 했었는데...
내일 출근도 하고 학원도 가야 할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데리러 오느라
새벽까지 고생이 참 많았다.
고맙고,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