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9일
⊙ 5월 9일 동선
숙소 →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 → 더 반 카페 → 체크포인트 찰리 → 블랙박스 냉전 박물관 → DM
→ 케밥 레스토랑 '테라스' → 라우쉬 초콜릿 → 리타 초콜릿 →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 브란덴부르크 토어
→ 아인슈타인 카페 → 암펠만 스토어 → 베를린 필하모니 → 포츠담 로컬 식당 → 숙소 복귀
▣ DM (Drogerie Markt)
5월, 베를린의 햇볕은 생각보다 더 강렬하고 뜨거웠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가는 길,
한 블록의 거리를 걷는 동안에도
어깨가 익을 것처럼 따가워서 후끈했고
이대로 가다가는 어깨가 홀라당 벗겨져서
선크림이 아닌 연고를 발라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그때, 내 눈 앞에 보인 구세주가 있었으니
베를린의 대표적인 드럭 스토어 프랜차이즈 ‘DM’이다.
덕분에 내 어깨는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DM은 우리나라의 '올리브영' 같은 곳인데
화장품뿐 아니라 생활용품, 건강용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드럭스토어이다.
순간적으로 상호명을 보고
문득 인스타그램의 DM이 생각났다.^^
독일의 DM은 상호명이고
인스타의 DM은 메시지를 일컫는 말이라
말할 때부터 문맥이 다르겠지만
DM 단어 자체만 들었을 땐
나는 보다 익숙한 인스타 메시지가 생각났다.
여기 사람들도 간혹 헷갈리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잠시 들었다.
자! 이제 선크림을 고르면 되는데~
유럽은 햇볕이 강렬하니까 이곳에서 파는 선크림이
현지 날씨에 더 특화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왕 사는 거 잘 고르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던 이유는
브랜드도 가지각색이지만
유아용부터 성인용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제형도 여러 가지라서 선택장애가 올 정도였다.
언젠가 독일이 유아용품을 엄격하게 잘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또한! 아기들이 쓰는 거라면
피부 자극이 적고 더 순하고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유아용 스프레이 선크림을 하나 골랐다.
식당 가는 길에 후다닥 뿌리고 싶었는데...
이런~~ 분명 스프레이 제형인 걸 확인했건만…
분사가 아니라 로션 짜 쓰는 것처럼
‘지이익~’ 하고 나오는 게 아닌가?
손에 묻히기 싫고 간편하게 바르고 싶어서
스프레이형을 선택했던 건데...
결국 손으로 다 발라줘야 했다.
아가용이라 순하고 좋았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햇볕과 씨름하는 동안,
어느새 우리가 가려고 했던 식당에 도착했다.
▣ 테라스 (Teras)
지난 밤,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했을 때
문을 연 식당들이 많지 않아 뭘 먹을지 고민했었는데
님편인 지용이가 케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을 때,
혜진이는 "케밥은 내일 먹을 건데..."하며
잠시 주춤했던 게 생각났다.
파워 제이 혜진이는 내가 베를린에 있는 동안
음식을 보다 다양하고, 겹치지 않게 먹게 하려고
곳곳의 식당과 메뉴들을 이미 구성해놨던 거다.
이런 것만 봐도 너무 고맙고 마음이 예쁘지 않은가?
그때 혜진이 남편 지용이는
"이건 다른 종류니까 괜찮아"라며 혜진이를 토닥였다.
부부 덕분에 나는 베를린 케밥을 종류별로 즐긴 셈이다
[참고] 베를린 중앙역에서 먹은 케밥
https://brunch.co.kr/@kylakyla/31
베를린이 케밥으로 유명하다는 건,
즐비한 케밥 식당들을 보고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과연, 이 곳에서 어디가 맛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뿐~
수많은 곳들 중에서
혜진이가 고른 케밥 식당은 '테라스'라는 곳이었다.
한 번 와봤던 곳인데
깔끔하고 맛도 괜찮았던 식당이라 했다.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
빨간색 어닝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넓은 실외 테라스 좌석과
실내 홀로 꾸며진 튀르키예 레스토랑!
여유롭게 즐기기 딱 좋은 공간이었다.
테라스 한쪽에 있는 새가
순간적으로 진짜 새가 앉아있는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조각상이었다!
왜 새 조각상이 있는 걸까 궁금했는데
테라스 쪽에 있는 테이블에는
호시탐탐 새들이 다가와 '먹을 게 없나' 노렸고
신기한 게 반려동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친근하게 음식 옆에 앉아 있었다.
혹시, 조각상이 새들을 쫓기 위해 있었던 걸까?
우리나라의 허수아비 같은 건가 싶었는데
웬만한 액션에는 도망가지 않는 대범함을 지녔고,
사람들도 새가 다가오는 걸 싫어하지 않는 듯 보였다.
조각상은 동료들을 반기기 위해 있었던 걸까?
자리도 잡았으니 우리도 음식을 주문해볼까?
독일어로 소통이 가능한 혜진이가 있으니
주문할 때도 어찌나 든든하던지~
직원이 말하길
계산할 때 '독일 카드'만 된다고 했는데
베를린 새댁 혜진이는 ‘독일 카드’가 당연히 있지~!
'독일 카드'로 딱 건네는 순간,
직원들이 "오~"하며 호응했다.
베를린에서는 식당을 비롯해서
이렇게 종종 '독일 카드'만 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카드 시스템 차이가 있다는데,
만약 혜진이가 없었다면 현금을 내야 했던 건가?
나는 동생을 잘 둔 덕분에 주문할 때도, 계산할 때도
당황하지 않고 척척!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는 빵에 구운 고기와 재료를 넣어 나오는
'되네르 케밥 기본'과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접시 케밥 종류 중 하나인
'아다나 케밥'
그리고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한다는(?)
튀르키예 디저트 '바클라바'를 주문했다.
처음 나온 건, 되네르 케밥 (Döner Kebap)
비주얼을 보자마자 와우~ 크기에 압도됐다!
사이즈가 스몰 사이즈 피자만큼 컸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크기 가늠이 잘 안 되는 거 같다.
◎ 비용
되네르 케밥 €7.50
플랫한 빵에 구운 고기와 채소를 넣고
마지막에 서브웨이처럼 소스를 픽해서 먹는 케밥이다.
사진을 보니까 케밥이 또 먹고 싶어진다.
은은하게 불향이 풍기는 고기에
바삭한 빵이 어우러진 되네르 케밥!
얼핏 보면 일반 샌드위치 구성과 비슷하지만
그 맛은 독특하면서도 익숙해서
자꾸만 먹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빵도 식감이 바삭한데 딱딱하진 않아서 먹기 좋았고
고기와 채소가 특별한 게 아닌데
중독성 있게 맛있는 걸 보면 구울 때 뭔가 다른 건가?
한국에도 파는 곳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두 번째로 주문한 음식은
요거트 아다나 케밥 (YOGURTLU ADANA KEBAP)
케밥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아다나’가 단순히 여기 식당에서 붙인 이름이 아니라
케밥 종류를 일컫는 명칭이라는 것도 신기했다.
아다나 케밥은
양고기와 양꼬리 지방을 칼로 다진 후
넓적한 꼬챙이에 꽂아 구운 요리라고 하는데
튀르키예의 남부 도시 '아다나'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원래 매운 요리는 아니었다는데,
이스탄불 등의 지역에서는 매운 ‘아다나 케밥’과
맵지 않은 ‘우르파 케밥’으로 나뉘면서
매콤한 맛이 가미된 케밥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는데~
이곳 '테라스'의 아다나 케밥은
양고기와 송아지 고기를 다져서 꼬챙이에 꽂은 후
먹음직스럽게 구워냈고
여기에 크리미한 요거트와 토마토,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 맛을 냈다.
◎ 비용
요거트 아다나 케밥 €18.50
양고기가 정말 부드럽고, 누린내가 많이 나지 않았으며
가장 놀랐던 건,
요거트 소스하고 양고기가 어울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크리미한 요거트가 시원하면서
샐러드를 먹는 것처럼 상큼함을 더해줬고,
구운 토마토는 그 자체로도 맛있었지만
매콤한 소스를 더해
고기만 먹을 때의 지루함을 날려줬다.
주문할 때 눈에 띈
튀르키예 디저트 바클라바 (Baklava)
튀르키예를 비롯한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지중해쪽 나라에서 즐겨 먹는다는 디저트 '바클라바'
속이 비칠 정도로 빚는 유프카(Yufka)라는 반죽을
무려 40겹 이상! 겹겹이 쌓아 만드는
일종의 페이스트리인데
반죽이 워낙 얇아서 기계가 아닌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만드는 정성이 필요하단다.
속으로는 피스타치오, 호두, 아몬드 등
다양하게 넣을 수 있고
만드는 방법만 해도 수십가지라서
각 나라마다 모양부터 맛까지 천차만별인 ‘바클라바’
여기 온 김에 맛보면 좋을 거 같아서 바로 주문했다.
◎ 비용
바클라바 1개당 €1.30
혜진이는 워낙 달아서 많이 좋아하진 않는다고 했는데
내가 먹어본 결과,
와... 달아도 진짜 너무 달다!
겉에 있는 얇은 반죽은 정말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그야말로 겉바속촉 디저트였다.
속은 피스타치오로 꽉 찬 앙금을 먹는 기분이었는데
피스타치오가 이렇게 달 수가 있나? 싶어 알아보니~
바클라바 반죽 자체는 물과 밀가루로만 하지만
유프카를 쌓아올릴 때, 버터를 뿌려가며 쌓고,
오븐에 구운 후에는
설탕 시럽을 발라서 식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단 맛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시럽을 발라서 그런지
이에 자꾸 붙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거 같았다.
바클라바를 먹을 땐, 커피나 차를 꼭 함께 마셔야
단쓴단쓴의 풍미를 진~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선택은 커피가 아닌 '콜라'였지만
뜨거운 햇볕 아래, 케밥과 페어링으로는 딱이었다!
우리의 메인 메뉴는 케밥이었으니까~
잠시 잊고 있었는데...
사진을 보며 이날의 추억을 되새기니 배가 참 고프다.
지금 내 앞에 되네르 케밥 하나와 콜라 한 병 있다면
참으로 행복할 것 같다.
※ 테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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