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주재원의 일본 생활 적응기_ 가정 생활
나가사키에서 5년 동안 아이들 학교의 동급생 엄마들과 친밀한 교류를 가지면서 우리나라 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집사람 이야기이다.
나가사키는 1571년 외국인에게 개항한 일본의 첫 도시이고, 이러한 역사를 가진 나가사키에서 만난 일본인들은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친절하였다. 특히 40대 이상의 여성들은 ‘욘사마’로부터 비롯된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다니는 현지인 학교는 행사가 많아 집사람이 자주 가야 했고, 이를 통해 일본 엄마들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집사람이 홈메이드 한국 요리를 나가사키에서 전파하는 과정은 몇 단계를 거쳐 진행되었다.
아이들 학교 일본인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오다
우리 아이들의 원만한 학교 적응을 위하여 일본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출발하였다. 일본 아이들은 매운 음식을 먹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거부감 없는 메뉴를 선택하였다.(아래 사진)
일본인 아이 친구들은 요리의 모양에 신기해 하면서 맛있게 먹었고, 반응이 매우 좋았다. 아마도 집으로 돌아가서 엄마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다. 집사람이 학교 행사에서 엄마들은 만나면 화제가 되었다.
일본 엄마들을 집으로 초대하다
일본 학교 생활에서는 학부모(특히 엄마)들을 만날 아니 만나야 하는 일들이 매우 많다. 교통안전 지원, 바자회, 운동회, 운동(부활동) 시합 응원 등 나도 시간이 될 때는 같이 갔지만 주로 집사람이 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활동이 많기 때문에 엄마들과의 교류가 많아지고 친분이 쌓이게 된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일본 엄마들은 대부분 한국에 대하여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집사람은 친분이 쌓인 일본 엄마들을 자주 집으로 초대하여 우리나라 음식을 알렸다. 일본에 있는 한국 식당에서는 먹어 보기 어려운 메뉴를 주로 선택하였고, 한국인이 집에서 만들어주는 요리를 처음 먹어보는 경험을 일본 엄마들에게 제공하였다. 반응은 예상보다 더 좋았다.
집사람이 만들어서 알린 요리는
불고기 / 닭백숙 / 제육 쌈밥 / 수제비 / 김밥 / 잡채 / 부침개 / 순두부찌개 / 김치볶음밥 / 겉절이(배추, 상추) / 떡볶이 / 호떡 등 이었다.
한국 요리를 가르치다
일본 여성들은 우리나라와는 다소 다른 특징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 요리, 프랑스 요리 등 요리를 배우러 다니고 있었고, 요리교실 또는 요리학원도 매우 발달 되어 있었다.
우리 집으로 초대받아 한국 요리를 먹어본 몇몇의 일본인 지인들이 집사람에게 한국 요리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을 하였다. 집사람은 처음에는 사양을 하다가 우리나라 요리를 전파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여 수락하고 정기적으로 '한국 요리 강좌'를 집에서 진행하였다.
요리 강좌는 집사람이 재료를 미리 준비하고, 수강생들이 오면 요리법을 가르치고, 완성된 후에는 같이 먹는 시간을 가졌다.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았고 집사람도 보람을 느꼈다. (집사람이 받은 수강료는 대부분 재료 구입비로 소진하였다.)
5년 동안의 나가사키 주재원 생활이 한국 요리 강사이었던 집사람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도 일본 생활하면서 한국 요리를 적지 않게 만들게 되었고 가족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TV 프로그램 중 ‘삼시세끼(정선 편/어촌 편)’가 인기가 많아 일본에서 다운로드하여 즐겨 보았다. 차승원 님이 만든 요리를 출연자들이 먹는 것을 보고, ‘맛있겠다’ ‘나도 한번 요리해 볼까?’하는 생각을 가진 것이 계기가 되었다.
요즘도 가끔씩 주말에 내가 요리를 만들어 가족과 같이 맛있게 먹고 있다.
내가 잘하는 요리는 ‘불고기 / 제육볶음 / 떡볶이 / 계란찜 / 미역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