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게 엄마는 그냥 엄마였는데,
이제는 그런 궁금증이 생긴다.
엄마가 아닌 숙이 씨는
어떤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견뎌 여기까지 왔을까
남은 시간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엄마와 딸 사이는.. 뭐라고 해야 할까
한 마디로 명확하게 정리하기가 힘들다.
미친 듯이 싸우다가도 한 없이 연민하게 되는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사람,
나의 엄마 숙이 씨.
한 사람을 이렇게 의지하고 또 원망하고,
사랑하고 또 미워한 적도 없다.
그러나 엄마가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오로지
딸로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엄마의 속은 짐작만 할 뿐이다.
나는 엄마에게 어떤 딸이었을까?
어리벙벙한 유년시절을 지나
미친 고슴도치였던 사춘기를 거쳐
머리만 굵어진 어른이 될 때까지 참 다행스럽게도
엄마는 내 곁에 항상 있어주었다.
엄마의 품 속 작고 말랑했던 아기는
어느새 한 뼘 더 위에서 엄마를 내려다본다.
양팔을 가득 벌리지 않아도
이제는 내 한 품에 쓱 들어오는
나이 든 얼굴이 싫다고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나의 엄마, 나의 숙이 씨.
그녀를 틈틈이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