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 (사르데냐 ‘바우네이’ 남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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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데냐 '바우네이(2)'
한 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ㅎ 생각보다 기록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못다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
바우네이에 머무르면서 주변 관광지도 몇 군데 다녀오게 되었다. 사르데냐도 이탈리아 어느지역과 마찬가지로 섬 전체에 중간중간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나름 네임드라는 와이너리들은 섬 서쪽, 북쪽으로 많이 검색되어 거리, 시간상 마을 근처 와이너리를 검색해 보고 평점이 가장 높은 한 군데를 찾게 되었다.
사르데냐의 와이너리들은 피에몬테, 토스카나 지역처럼 전문적인 투어 형태로 진행하는 곳은 거의 찾을 수 없었고 포도밭 구경하고 시음, 구입할 수 있는 가벼운 형태로 방문 정도 가능했다. 차를 가져가야 하는 나로서는 이게 나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선택한 곳이 ‘Gebelias’ 라는 작은 와이너리. 일단 주인장 아저씨, 와인 메이커 아저씨 두 분이 계셨고 오랜만에 방문한 사람(고객?)이 나였나 보다. 차를 가져와서 극구 만류하는데 한 모금씩만 하라고 시음을 계속 권하고 이것저것 다양한 설명을 부담스럽게 해줬다.^^;
‘Gebelias’는 사르데냐에서 유명한 와인메이커는 아니지만 토착 품종 깐노나우(Cannonau), 베르멘티노(Vermentino)를 직접 재배하고 레드, 로제, 화이트까지 총 4가지의 와인을 생산한다고 한다. 참고로 팔지는 않지만 본인들이 마실려고 만들어놓은 와인도 한모금 마셔보라고 권했다. 사실 와인은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ㅋ 그래도 미안해서 화이트로 한 병 사려는데 그것마저 깎아 주셔서 10유로에 한 병 들고 나왔는데 숙소에 와서 식사할 때 한두잔 하기 너무 좋은 와인이었다. 제벨리아스 와이너리는 밭이 너무 이쁘고 와이너리 로고랑 환경도 너무 좋아서 혹시나 이쪽을 지나갈 일이 있으신 분들은 방문 부탁드린다 ㅋ 사실은 구글맵에 별 5개 달아달라고 청탁을 받아 5점 꾹 눌러놨다.
사르데냐도 토착 원주민이 있나보다. 검색해보니 사르데냐 언어도 따로 존재하는 것 같고 몇 개의 단어는 이탈리아어를 조금 할 줄 아는 나도 알아듣기 어려웠다. (아! TMI 지만 이탈리아어를 조금 할줄 압니다.) 이 동네 신화 중에 하나 인 것 같은데 ‘거인 오스카의 무덤(Tomba dei Giganti Osono)’ 이란 곳이 지도에 검색 되길래 트래킹 겸 다녀오게 되었는데 이런 토착 무덤들이 지도상에 여러군데 검색되었지만 관광지로 개발이 되어 있지는 않았다.(참고로 난 이런 자연스러움이 더 좋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겠지만 차를 세워놓고 걸어가는 그 길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뭔가 앞으로 내가 가야할 길(?) 다양한 생각, 감정들이 길을 걷는 내내 떠올랐다. 실제로 무덤은 우리나라 고인돌처럼(규모는 훨씬 작다.) 작은 바위들이 세워져 있는 형태로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트래킹하기 좋은 동산 느낌(?)이랄까.
친구들이 볼로냐에서 오기로 해서 칼리아리로 픽업을 가야 했고 일주일간의 바우네이 생활을 접고 돌아가는 길에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 들리게 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르데냐에는 많은 동굴들이 검색된다. 관광지로 개발된 동굴도 있고 규모가 작아 방치되어 있는 동굴들도 정말 많다. 사르데냐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굴인 ‘수 마르무리(Grotta Su Marmuri)’를 방문하게 되었다. 차로 동굴까지 가는데 좋게 말하면 가는 길, 풍경은 예술이고 운전은 꼬불꼬불 좁고 어려웠으며, 운전 경력 20년 나름 베테랑 운전수인데 좁은 길을 편하게 다니는 이탈리아인들에 비하면 난 생초보 수준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동굴은 단순 입장은 불가하고 입장료에 가이드비용이 포함되는 구성이었다.(오히려 혜자랄까?) 12유로 대충 입장료는 그정도로 실제로 들어가 보면 전혀 아깝지 않은 금액이다. 수 마르무리 동굴은 높이도 엄청 나지만 동굴 길이가 약 1키로나 되는 엄청난 규모이며 박쥐, 거미 등 동굴하면 떠오르는 동물, 곤충(?) 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사실 제대로된 동굴 첨 가봤는데 진짜 감동이었다. 무협지에 나오는 전설의 무공 비급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 비쥬얼에 가우디 건물이 떠오르는 괴랄한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탈리안 가이드가 말하는데 방문하는 동양인은 정말 흔하지 않다고 한다. 오랜만에 만났다고 많이 치켜세워 줘서 쑥스러웠다.
동굴 방문을 마치고 왕복 1시간 정도의 멋진 트래킹 코스가 있어서 운동겸 다녀오게 되었다. 동굴 올라오는 길에 산 중턱의 작은 마을 ‘Jerzu’을 지나게 되는데 더 위에서 내려다 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사르데냐는 정말 자연 보존이 너무 잘되어 있어(아니 방치가 맞는 표현인거 같다) 가는 곳마다 감동이었다. 일단 공기가 말이 안되고 산과 바다 다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머무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섬이다. 제주도를 진짜 좋아하는데 제주도는 개발이 너무 과하게 되서 그 부분이 항상 아쉬었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사르데냐처럼 청정 그 자체로 보존을 해 나간다면 제주도도 훌륭한 자연보존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숙소에서 찍은 하늘 사진이 너무 멋져서 사진 하나 올려본다.
다음 여행지는 사르데냐 남동쪽 해안가 마을 코스타 레이(Costa Rei). 바우네이처럼 시골 느낌 보단 좀 더 고급스러운 휴양지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Coming S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