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인상을 기념하며...

21년 10월의 바리스타

by 콩알이

하루하루는 그리도 지리멸렬한데 일주일, 한 달, 일 년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버리는...

이곳 카페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계약기간 만료다.

계약 만료를 목전에 두고 나니 괜스레 마음이 허전하기도 하고, 정리할 때를 대비해 재고관리도 타이트하게 해야 할 것 같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건물주인 병원 측에서는 규정이 어쩌고, 공공기관이 어쩌고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들로 재계약 불가를 이야기했다. 상가임대차 보호법이 있는데 무조건 3년 하고 만료라는 게 말이 되냐고 되물었지만 또 똑같은 납득되지 않는 이유를 반복해서 이야기할 뿐이었다.


계약 구조가 좀 특이해서 재계약 문제에 내가 나설 수 없고 본사가 직접 전면에 나서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연락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답답한 처지였고, 다행히 본사의 입장은 상가임대차 보호법 적용에 자신이 있어 보였다. 걱정하지 말고 장사나 열심히 하라는 말까지 하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내심 불안한 마음에 다른 연락이 오고 갔는지, 다른 진척은 없는지 연락했더니

연락 오면 계속 공유할게요. 점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귀찮다는 듯이 말을 건넸다. 그렇게 3주가 지났을까?

만료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는 이번에도 내가 전화를 넣었다. 재계약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 했더니

아, 잘 마무리됐어요.


갑자기 화가 치민다. 진행사항 공유를 하겠다더니 마무리가 됐다니?

간신히 화를 억누르며 어떤 마무리가 됐다는 거냐고 되물었더니 너무나 자랑스럽게 계약기간 연장에 임대료 5% 인상을 통보했다.

"진행사항 공유를 하겠다더니 협의 한마디 없이 마무리라고 전달받으니 당황스럽네요?"

"임대료 내는 사람은 본사가 아니라 우리가 내는 건데, 5% 인상 못 받아들이겠다 하면 어쩌시려고요?"

본사 직원은 재계약이 잘 이루어졌다는 자랑을 하고 싶었는데, 나의 화는 사전 고지 한번 없었던 임대료 인상에 포인트가 맞춰졌다. 나의 연이은 질문을 받은 본사 담당자는 말을 돌린다.

열심히 싸웠고, 어려운 싸움이었고, 어쩌고 저쩌고....


임대료 인상에 대한 건물주의 이유는 더 당황스럽다.

카페가 어려운 건 알지만 임대료를 낮추게 되면 감사에서 지적받을 수 있다 한다. (응? 뭐라고?)

그리고 전담병원 해제가 되면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도 지적을 받을 수 있으니 법적 상한선인 5%를 인상하겠다고 했다.(이 논리 나만 이해 안 되는 건가요?)

상가임대차 보호법으로 재계약을 하니, 5% 인상도 그 법 테두리를 지킨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다.


다툴 의지가 없는 본사와 임대료 인상을 고집하는 건물주 사이에서

정작 임대료를 내고 카페를 운영하는 내가 낼 수 있는 목소리는 없었다.

설령 여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재계약 성사에만 급급했던 본사는 나에게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재계약이 돼서 다행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아도 터무니없는 임대료를 더 인상하겠다고 하니 입점한 우리의 죄를 탓할 수밖에.....

화가 나는 마음에 현수막 내걸고 임대료 인상 기념 이벤트라도 해버릴까 하는 억하심정을 억눌러 본다.


2년 더 월간 바리스타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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