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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알이 Jan 31. 2022

우리 카페 경쟁자는.... 자판기?

22년 01월의 바리스타

카페 바로 옆에 커피 자판기가 있다.

자판기 이용객은 카페 이용객 수와 거의 비등비등할 정도이다.(자판기 이용객이 더 많을 수도.....)


카페 인테리어 공사 전, 입점 위치를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을 때 일행 중 한 명이 그랬다.

"무슨 카페 옆에 자판기가 같이 있어? 이상하지 않아?"

그 예리했던 지적을 당시엔 개념치 않고 넘겼었다.

"에이, 자판기랑 카페를 어떻게 비교해."

카페가 위치한 병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터였다. 자판기의 존재가 그리 클지 미처 몰랐었다.


자판기의 위력은 대단했다.

자판기 커피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섰고, 자판기 이용을 위해 동전을 바꿔 달라하고,

자판기가 고장이 나면 카페에 와서 왜 안되냐며 짜증을 부리며 소리를 지르고

자판기 관리가 우리가 아니라 하면 "그래도 옆에 있으면 알아야지!" 하고 화를 냈고

자판기 커피를 마시다 말고, 맛이 없다며 카페 화분에 부어버리고

다 마신 컵을 카페 화분 위에 던져두고 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카페 오픈 때 선물 받은 큼지막한 화분은 자판기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에 결국 하나씩 죽어나갔다.


자판기 커피가 쓰다며 카페에 와서 설탕을 요구하고, 프림을 요구하고

자판기가 고장이 날 때면 카페에 비슷한 메뉴가 없냐고 묻다가 가격을 듣고서는 왜 이리 비싸냐며 화를 냈고

한마디 양해 없이 시럽 펌프질을 마구 하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어 화를 돋우기도 했다.


때론 설탕 : 프림 : 커피의 비율이 절묘한 커피를 마시고 싶으나, 자판기에 동전 넣는 것은 모양 빠지는 일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자판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시며 저런커피 안 파냐며 질문을 해 오시는 경우도 있다. 그 다음 순서는 한결같다. 

"그럼 여기 커피는 얼마야?"(말이 짧은 건 필수)

"머? 그 돈 주고 커피를 어찌 사먹어!?"


매출이 저조한 날이면

"오늘 매출은 자판기가 더 좋을지도 몰라." 하는 웃지 못할 농담을 주고받으며

여력이 되면 자판기를 매입해버리자는 웃픈 농담으로 자판기와 카페의 어색한 동거에 적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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